서울대병원서 연락한 의사도 부산대병원 출신이었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 메디컬 리포트]
2015년 11월 개원한 부산대병원 권역외상센터는 중환자실 50병상, 일반 병상 80개, 수술실 6개, 응급실 병상 12개, 외상 전용 소생실 2개 등을 갖춘 아시아 최대 규모의 외상센터다. 의사만 42명, 간호사는 157명에 달한다.
이 대표는 다행히 흉기가 치명적인 경동맥을 비켜 나갔고, 피습 위치도 국내 최고 외상센터와 멀지 않아 빠르게 헬기 이송을 통해 응급치료를 받았다. 이 대표는 이후 가족들의 요청 등으로 서울대병원 중증외상센터로 이송됐다.
부산대병원 김영대 권역외상센터장은 “CT(컴퓨터단층촬영) 검사를 통해 응급 수술이 필요해 수술을 권유했다”며 “이후 이 대표의 가족과 비서 등으로부터 서울대병원으로 이송을 원한다고 들었다. 일부 직원이 내경정맥 손상으로 응급 수술이 필요하다며 반대했지만 이송은 할 수 있는 상태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또 “더구나 서울대병원에서 연락한 외상외과 의사도 우리 병원에서 수년간 같이 근무해 믿을 수 있는 의료진이었기 때문에 가족들 요청에 동의했다”고 했다. 부산대병원에서도 수술을 할 수 있었지만 가족 요청에 따라 이송을 결정했다는 것이다. 민주당도 “이 대표가 보호자가 있는 서울에서 치료를 받는 게 더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후 이 대표는 부산에서 119 헬기를 탔고, 서울 도착 후 서울대병원까지 ‘달리는 중환자실(SMICU)’이라고 불리는 구급차를 탔다.
범부처 응급의료헬기 공동 운영에 관한 매뉴얼을 보면 출동 요청 및 출동과 관련해 ‘그 밖에 응급의료헬기 이송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경우’라는 내용이 있어서 의사의 판단하에 119 응급헬기 출동 요청을 할 수 있게 돼 있다. 김 센터장은 “진료 과정에서 누군가가 부산소방에 전화 한번 해달라는 얘기를 듣고 우리 의료진이 부산소방에 연락해 소방헬기가 뜨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가 헬기로 이송될 정도로 중증이었는지에 대해서도 의료계에선 헬기 이송 기준 매뉴얼에 관통상(머리, 목, 몸통, 몸통에 가까운 사지)이 있다는 점을 들어 해당된다는 의견과 그렇게 중증이었다면 부산대병원에서 치료를 받는 게 맞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정확히 환자 상태를 모르는 이송 단계 상황이었던 만큼 중증 외상 환자로 간주해 SMICU에 태우는 것 자체는 문제가 없었다는 목소리도 있다.
이와 관련해 서울대병원 집도의는 4일 브리핑에서 “피습 당일 부산대병원 권역외상센터장과 서울대병원 중증외상센터 당직교수가 협의해 이송을 결정했다”며 전원 및 수술 과정이 정상적으로 진행됐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또 “자상의 크기는 1.4㎝가량이지만 목은 혈관, 신경, 식도, 기도 등 주요 부위가 몰려 있어서 얼마나 깊이 찔렸는지가 중요하다”며 “목 정맥 혈관 재건 수술은 난도가 높아 수술 성공을 장담하기 어려운 상태였다”고 덧붙였다.
환자 입장에서 가족 곁에서 치료받고 싶은 희망은 누구에게나 있다. 다만 이 대표의 이송이 부산대병원에서 치료하기 어려워 서울대병원으로 옮겼다거나, 부산대병원보다 서울대병원이 우수하다는 식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점은 우려스럽다. 부산대병원 권역외상센터는 중증 외상으로 온 환자들을 선진국 수준으로 살려내는 국내에서 몇 안 되는 최고의 병원이기 때문이다.
이번 일을 계기로 민주당이 지역 의료를 살리는 정책에 한층 더 노력해 주길 기대하며, 이 대표가 조속히 쾌유하길 빈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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