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중 몇억을 창고로 쓰고있었네”…공유창고 필수인 시대 온다는데
세계시장 74조 규모…韓도 3년새 급성장
집값 급등·1인가구 늘며 ‘공간 외장하드’ 필요
지난 2016년 미니창고 ‘다락’을 처음 선보인 세컨신드롬 홍우태 대표는 4일 매일경제와 인터뷰하면서 “주거공간은 면적 당 비용이 가장 비싼 공간이라, 물건을 보관하는 공간은 아웃소싱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생각했다”며 “주거의 ‘외장하드’ 개념으로 주거생활을 유연하게 만드는 새로운 대안을 창출하고 싶었다”고 창업배경을 설명했다.
외국계 증권사에 근무하던 그는 거시경제지표를 들여다보며 도심지 부동산 가격은 급등하지만 개인소득 증가는 이에 미치지 못하는 상황에 관심을 두게 됐다. 여기에 ‘지금보다 더 더 쾌적하게 살고 싶다’는 주변인들의 목소리도 들렸다.
그의 관심은 ‘개인창고(셀프스토리지·Self storage)’ 시장에 대한 분석으로 이어졌다. 국내에서는 생소했지만 이미 미국과 유럽, 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커피숍이나 편의점 같은 생활밀착형 시설로 인식될 만큼 산업이 커져있었다. 글로벌 통계사이트 아워월드인데이터와 OWID 등에 따르면 2021년 기준 글로벌 개인창고 시장 규모는 74조원에 달한다. 실제 미국은 셀프스토리지 시설 수가 5만3000여 개로 스타벅스, 맥도날드, 던킨도너츠 등 미국 5대 식음료 프랜차이즈 시설을 합한 갯수보다 많다. 일본에서는 셀프스토리지가 편의점 다음으로 많은 시설이다.
국내에도 다락과 비슷한 셀프 스토리지 업체가 늘어나고 있지만 다락은 독보적인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홍 대표는 “현재 전국에 88개 시설을 운영 중인데 2위부터 5위를 모두 합쳐도 우리의 시설 수를 넘어서지 못한다”며 “스케일업(규모 확장)을 염두에 두고 사업 초기부터 무인 자동화 기술을 적용했기 때문에 지역과 시간에 제약이 없이 운영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다락은 올해 200개까지, 4년 뒤 800개까지 설치 규모를 늘린다는 목표다.
한국뿐만 아니라 글로벌 셀프스토리지 업체 중 100% 무인 운영 솔루션을 확보하고 있는 업체가 거의 없어 홍 대표는 관련 솔루션을 앞세워 해외 진출도 고려하고 있다. 그는 “74조원 규모 글로벌 시장에서 유인으로 운영 중인 시설이 99%에 달한다”며 “다락은 무인 솔루션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형태로 기술을 수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다락을 이용하는 이유는 다양하다. 이사로 인한 일시적인 짐 보관뿐만 아니라 피규어 수집가, 신발 등을 수집하고 되파는(리셀) 경우, 굿즈를 모아두는 팬클럽 등이 다락을 많이 이용한다. 서울 상암동 지점은 절반 이상 고객이 캠핑장비를 보관한다. 바로 옆에 난지 캠핑장이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세컨신드롬은 오는 2027년까지 다락을 전국적으로 800개까지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홍 대표는 “시설이 늘어나면 이를 당일배송 물류 서비스인 ‘퀵커머스’ 거점으로도 활용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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