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습격범의 ‘변명문’…“역사적 사명” 난해한 문장 나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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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흉기를 휘두른 혐의(살인미수)로 4일 구속된 김모(67)씨는 범행 전 컴퓨터로 자신의 신념을 담은 장문의 글을 썼고, 이를 출력해 소지한 것으로 드러났다.
현재까지 수사에서는 김씨가 지난해 6월부터 6차례에 걸쳐 이 대표를 따라다닌 것으로 확인되는 등 주도면밀하게 범행을 준비한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
경찰은 김씨 진술과 변명문, 휴대전화 포렌식 수사, 프로파일러 심리 조사, 압수물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범행 동기를 밝힌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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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해한 문장 나열…경찰, 다음주 수사결과 발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흉기를 휘두른 혐의(살인미수)로 4일 구속된 김모(67)씨는 범행 전 컴퓨터로 자신의 신념을 담은 장문의 글을 썼고, 이를 출력해 소지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정당국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 2일 부산 가덕도를 방문한 이 대표 습격 당시 이미 ‘변명문’을 가지고 있었다.
경찰은 현행범으로 김씨를 체포하면서 변명문을 압수해 분석해 왔다.
경찰은 또 3일 충남 아산의 김씨 집과 사무실 압수수색 때 확보한 컴퓨터에서 이 문건의 원본 파일을 발견했다.
김씨 범행이 철저히 계획된 범죄라는 결정적인 증거를 확보한 셈이다.
김씨는 4일 구속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며 “이 대표를 왜 공격했나”라는 취재진 질문에 “경찰에 제출한 8쪽짜리 ‘변명문’을 참고해달라”고 말한 바 있다.
김씨는 모두 8쪽에 달하는 변명문에서 여러 차례 ‘역사’를 언급하며 자신의 신념을 설명했다고 한다.
직접적인 범행 동기나 정치적 이유보다 ‘역사적 사명감’ 등 현학적인 단어들로 채워진 난해한 문장이 나열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경찰이 김씨의 구체적인 범행 동기를 파악하는 데 시간이 걸리고 있다.
● 반성문 아닌 변명문, 유치장서 삼국지 읽고…‘확신범’ 정황
김씨는 현행범 체포된 뒤 반성문이 아닌 변명문을 경찰에 제출하고, 유치장에서 책을 읽는 등 전형적인 확신범의 행태를 보이고 있다.
경찰은 김씨가 유치장에서 “책을 읽고 싶다”고 요구해 책 대여 목록을 제공했는데, 김씨는 ‘삼국지’를 골랐으며 제공된 식사도 꼬박꼬박 챙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보통의 피의자와 달리 카메라 앞에서도 고개를 잘 숙이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현장에서 촬영하는 취재진 카메라를 이따금 정면으로 응시하기도 했다.
공정식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이런 행동들은 자신을 ‘확신범’이나 ‘사상범’으로 볼 때 나온다”고 설명한다.
공 교수는 “증오범죄는 스릴 추구형, 반영형, ‘사명형’ 3가지로 나뉘는데 정치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경우 대부분 사명형”이라며 “이는 사상범이나 확신범으로 불리는 것처럼 자기의 행위가 잘못된다는 인식 없이 하는 행동이다”고 말했다.
이어 “자신의 어떤 신념에 기초를 한 것이기에 피해자를 정당한 피해자로 보지 않고 혐오의 대상으로 인식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확신범은 대부분 치밀하게 계획을 세우는데, 김씨도 이런 범주에 속한다.
현재까지 수사에서는 김씨가 지난해 6월부터 6차례에 걸쳐 이 대표를 따라다닌 것으로 확인되는 등 주도면밀하게 범행을 준비한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
그는 지난달 15일 부산 수영구에서 열린 민주당 전세 사기 간담회 때도 이 대표를 가까이에서 지켜봤고, 범행 전날인 1일 경남 봉하마을에서도 이 대표를 기다린 모습이 포착됐다.
김씨가 흉기로 쓰기 위해 등산용 칼을 개조했다는 점도 계획범죄 주장을 뒷받침한다.
경찰은 김씨 진술과 변명문, 휴대전화 포렌식 수사, 프로파일러 심리 조사, 압수물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범행 동기를 밝힌다는 계획이다.
경찰은 구속된 김씨에 대해 추가 조사를 벌여 이르면 내주 중 계획범죄나 공범 여부 등을 포함한 최종 수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권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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