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피로 연출” “휴대폰 케이스로 찔러”... 李 피습 뒤 가짜뉴스 쏟아져

박혜연 기자 2024. 1. 4. 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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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입원해 있는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응급의료센터 앞. 유튜버 30여 명이 몰려들어 각자 스마트폰 셀카봉을 손에 들거나 삼각대를 설치한 채 병원 앞 상황을 실시간 방송하고 있다. 서울대병원과 경찰 측은 병원 입구에 인력을 배치하고 출입 통제선을 설치했다./고유찬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피습 사건 이후 온라인상에 가짜 뉴스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특히 복제와 재생산이 빠른 소셜미디어를 통해 허위 정보가 확산되고 있다. 여기에 정치 유튜버들이 특정 정치 세력 배후설을 제기하는 등 음모론을 더하면서 근거 없는 주장들이 온라인에 떠돌고 있다.

4일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등에는 “나무젓가락에 가짜 피를 묻혀 연출한 것” “이 대표를 찌른 건 칼이 아니라 휴대전화 케이스” 등 글이 다수 올라왔다. 한 네티즌은 엑스에 “칼이 아니라 이 대표의 응원 도구인 ‘잼잼 응원봉’의 깃대로 찔렀다”는 글을 올렸다. 지난 3일 방송인 김어준도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이 대표 피습에 사용된 흉기가 “횟집 혹은 정육점에서 쓰는 칼”이라고 했지만, 모두 사실이 아니다. 부산경찰청에 따르면 이 대표 피습에 사용된 흉기는 ‘등산용 칼’이다.

일부 정치 유튜버는 음모론을 부추기고 있다. 방송인 김어준은 4일 오전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이 대표 피습은 틀림없는 계획 범죄로 배후를 밝혀야 한다”며 범행을 사주한 여권 인사가 있다는 취지로 말했다. 영상 아래에는 “윤석열 대통령이 김건희 특검법 이슈를 덮기 위해 사주한 것” “김건희 여사가 보낸 자객이 벌인 일” 등 특정인의 개입을 의심하는 댓글이 여럿 달렸다. 하지만 경찰은 전날 언론 브리핑에서 피의자의 단독 범행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유현재 서강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 교수는 “복제가 빠르고 익명성이 보장되는 소셜미디어에서 가짜 뉴스는 빠르게 증폭된다”며 “허위 정보가 담긴 온라인 링크를 카카오톡이나 텔레그램 등 소셜미디어에 즉시 전달할 수 있기 때문에 가짜 뉴스가 걷잡을 수 없이 퍼지는 것”이라고 했다. 전문가들은 특히 유튜브에서 이른바 ‘사이버 렉카(화제 되는 사건에 몰려드는 유튜버)’들이 확인되지 않은 정보를 베끼거나 추가 전파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여야(與野) 모두 이와 같은 가짜 뉴스에 강경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는 “이 대표를 향한 음모론은 명백한 2차 테러이며 법적 대응을 하겠다”며 “당 차원에서 대책 기구를 만들어 후속 대응을 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윤희석 선임대변인도 “현 상황을 엄중히 직시하며 모든 음모론과 가짜 뉴스에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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