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버 출입금지” 특명내린 국힘…정치권, 음모론 퍼질라 초긴장
앞서 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이 대표가 흉기가 아니라 나무젓가락에 찔렸다는 주장이 일파만파 퍼졌다. 피의자 김 모씨가 왼손에는 칼, 오른손에는 종이로 만 나무젓가락을 들고 오른손으로 이 대표를 찔렀다는 음모론이다. 민주당 당원인 김 씨가 일종의 자작극을 꾀한 것이라는 주장이다.
지난 2일 이 대표 피습 직후 한 인터넷 카페에서 네티즌이 제기한 이같은 음모론이 온라인상에 퍼지자 경찰과 민주당은 즉각 진화에 나섰다. 하지만 ‘나무젓가락 흉기설’은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는 분위기다. 구독자 81.5만명을 보유한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는 지난 2일자 방송에서 “피가 어디 철철 나느냐”며 의혹을 제기했고, 시청자들은 “이재명 쇼하지마”라며 4만원의 후원금을 보냈다. 디시인사이드 갤러리에는 관련 내용을 정리한 이미지가 공유됐고,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혼자 왕관 쓴 것도 주변 경비들과 말 맞추기 한 것 같다”며 영상 링크가 공유됐다.
민주당은 이 같은 음모론을 이 대표에 대한 ‘2차 테러’로 규정하고 대책 기구를 마련하기로 했다. 이 대표 체제에서 현재까지 유튜브의 가짜뉴스에 법적 대응을 한 적이 없지만 이번에는 강력 대응하겠다는 것이다. 또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가로세로연구소’를 포함해 6개 채널 8개 영상을 허위 사실 유포로 심의신청 했다. 최민희 국민소통위원장은 “아무리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는 유튜브라도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영상을 유포할 권리는 없다.”라며 “특히 유튜브는 반복 재생산되어 사회적 영향력이 크다는 점에서 거짓이 진실로 둔갑할 가능성이 크다. 제재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금전적 이득을 없애고 처벌을 강화하는 제도적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김춘식 한국외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가짜뉴스 생산자들이 얻고 싶어하는 영향력도 결국 금전적 이익”이라며 “플랫폼 사업자와 정부 기관등의 협조로 가짜뉴스 채널에 대한 금전적 이익만 없애더라도 가짜뉴스 문제가 많이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 말했다. 공정식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교수는 “가짜뉴스의 무책임한 전파에 대한 제재를 좀 더 강력하게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서울대병원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흉기 피습으로 1.4㎝ 자상을 입어 9㎜ 길이의 봉합수술을 한 후 순조롭게 회복 중이라고 4일 밝혔다.
민 교수에 따르면 이 대표는 좌측 목 부위에 흉쇄유돌근이라고 하는 목빗근 위로 1.4㎝ 자상을 입었다. 의료진은 2일 오후 4시 20분께부터 1시간 40분 동안 이 대표의 수술을 진행했으며 2차 감염을 막기 위해 상처 부위를 세척한 뒤 찢어진 속목정맥을 봉합하고 혈관 재건술을 했다.
서울대병원 측은 부산대병원에서 이 대표가 이송된 과정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민 교수는 “속목정맥이나 동맥 재건은 난도가 높고 수술 성공을 장담하기 어려워 경험 많은 혈관외과 의사의 수술이 꼭 필요한 상황이었다”며 “부산대병원 요청을 받아들여 수술을 준비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부산대병원 측은 자신들의 판단이 아니라 이재명 대표 가족 등의 요청에 따른 이송이었다고 설명해 입장이 엇갈렸다.
이날 브리핑 개최 배경에 대해 병원 측은 “수술 후 언론 브리핑을 하려 했으나 법리 자문 결과 환자 동의 없이 할 수 없었고, 외상환자 특성상 안정이 최우선이라 브리핑을 하지 못했다”면서 이 대표가 회복 후 동의해 언론 브리핑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식사를 시작하는 등 많이 회복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 대표가 물만 섭취하다 4일 점심부터 병원에서 제공하는 죽류의 식사(미음)를 했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의 회복소식이 전해지면서 대통령실 고위급 참모가 이 대표를 문병하는 계획을 검토 중이다.
이런 가운데 이 대표를 흉기로 습격한 피의자 김모(67) 씨의 구속 여부가 금명간 결정된다. 부산지법 성기준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2시부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열고 김씨의 구속 필요성을 심리했다. 부산 연제경찰서 유치장을 나서 부산지검 호송출장소 앞에 도착한 김씨는 “이 대표를 왜 공격했나”는 취재진 질문에 “경찰에 8쪽짜리 변명문을 제출했다. 그걸 참고해주시면 된다”고 말했다. ‘8쪽짜리 변명문’은 이번 사건 이후 김씨가 경찰이 아닌 외부에 한 첫 발언이다. 이날 영장실질심사는 20분 만에 끝났다.
또 김씨는 범행 후 유치장에서 책을 읽으면서 별다른 동요 없이 생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가 “책을 읽고 싶다”고 요구해 경찰이 책 목록을 제공하자 ‘삼국지’를 고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김씨의 행동을 놓고 범죄심리 전문가들은 전형적인 확신범의 모습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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