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우석 ML서 통할까?…선배들이 답했다 “물론이죠”
오승환 “커브 위력도 최상위권에”
정민태 “변화구 잘 활용하면 성공”
서재응 “멘털도 절대 약하지 않아”
KBO리그 대표 마무리 투수 고우석(26)이 메이저리거가 됐다.
샌디에이고는 4일 고우석과의 계약을 공식 발표했다. 보장 계약은 2년간 450만달러다. 여기에 상호 옵션이 1년 추가된다. 2년간 성적에 따른 옵션을 채우면 2026년 300만달러의 계약이 발효되고 세부 옵션에 따라 3년간 240만달러의 보너스도 추가된다. 메이저리그에서 불펜 투수 치고는 나쁘지 않은 조건이라고 평가받는다.
불과 며칠 전까지, 대다수가 상상하지 않았던 ‘메이저리그 투수 고우석’은 성공할 수 있을까. 메이저리그 선배들은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희망적으로 봤다.
한국인 메이저리거 1세대인 서재응 전 KIA 투수코치는 “오승환이 미국 갈 때도 직구만 가져간다고 쉽지 않다고들 하지 않았나. 그때 오승환 직구가 어마어마하긴 했지만 가서 스위퍼 형식의 변화구를 던지면서 성공했다. 지금 고우석도 구종 가치가 전체적으로 A급 정도로는 올라왔다고 본다. 직구가 워낙 좋고 슬라이더 각이 매우 좋은 편”이라고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고우석보다 앞서 미국에서도 마무리로 성공하고 온 오승환도 “성공 가능성을 굉장히 높게 본다. 긁지 않은 복권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고우석은 전성기가 채 오지 않았다고 보기 때문이다. 미국에 가면 구속이 더 나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오승환은 고우석이 변화구에도 자신감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했다. 오승환은 “사람들이 잘 모르는데 고우석의 변화구가 진짜 좋다. 빠른 직구에만 주목하는데 특히 커브는 메이저리그에서도 상위 몇% 안에 들어간다고 본다”고 말했다. 더불어 “물론 직구는 고우석의 자존심이다. 하지만 메이저리그에 가서는 이제 그럴 필요 없다고 생각한다. 내 자존심 보여주는 것보다 타자와 상대하는 게 첫 번째다. 갖고 있는 변화구가 좋으니 그 자체를 의심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고 조언했다.
역시 일본 요미우리에서 해외 리그를 경험했던 KBO 레전드이자 투수 전문가인 정민태 삼성 투수코치 역시 고우석의 변화구에 주목했다.
정민태 코치는 “고우석의 공이 빠르다고는 하지만 미국에서는 평균 수준이다. 변화구를 더 잘 활용해야 할 것 같다. 지금 던지는 커브 각도가 상당히 괜찮기 때문에 그 활용이 관건이다.
샌디에이고에서 중간계투로서 그 정도만 던져도 성공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KBO리그에서 마무리로서 성공해 어느 정도 입증된 고우석의 ‘멘털’이 미국에서도 강하게 버틸 수 있을지도 중요하다. 마무리 자리가 비어 있는 샌디에이고에서 고우석은 경쟁을 치러야 한다.
서재응은 “미국은 처음에는 부정적인 얘기는 해주지 않는다. 잘한다고, 긍정적인 반응만 주는데 그러다 처음 얻어맞았을 때 주변과 언론의 반응, 거기서 바로 일어설 수 있느냐의 차이가 결국 성패를 결정한다. 그래서 멘털이 중요한데 내가 본 고우석의 멘털은 절대 약하지 않다”고 말했다.
보직이 주는 영향과 관련해서는 오승환의 시각은 조금 다르다. 오승환은 “아마도 일본 투수(마쓰이)가 상대적으로 좋은 계약(5년 2800만달러)을 했으니 분명히 기회는 더 받을 거다. 그런데 그건 우석이가 3개월만 보여줘도 뒤집을 수 있다. 진짜 메이저리그는 그런 곳”이라며 “돈을 많이 받고 처음부터 마무리로 뛰다 몇 경기 블론세이브하면 자신감 잃을 수 있다. 그런데 아마 고우석은 처음에 마무리로 뛰지 않을 거다. 중간계투로 나가면 더 편하게 던질 수 있고 그게 오히려 마무리로 가는 단계에서 여유있게 적응할 시간을 벌어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오승환의 경험이기도 하다. 오승환은 2016년 특급 마무리 트레버 로젠탈이 있는 세인트루이스에 입단해 중간계투로 시작, 시즌 중간에 마무리로 승격돼 6승3패 19세이브 14홀드 평균자책 1.92로 시즌을 마친 바 있다.오승환은 “가족과 같이 가고 (이)정후가 얼마나 잘 도와주겠나. 그게 정말 크다. 행복한 진출이라고 생각한다”며 “초반을 잘 보여주면 메이저리그에서도 정상급 불펜 투수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고우석을 영입한 샌디에이고가 승자인 것 같다”고 기대했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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