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시청 앞 키스 사진’ 女주인공 별세

프랑수아 보네, 93세로 사망

파리에 ‘낭만의 도시’라는 타이틀을 붙이는 데 일조했다는 평가를 받은 프랑수아 보네(사진)라는 프랑스인이 93세를 일기로 지난달 25일 사망했다고 dpa통신, BBC방송 등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네는 1980년대 유명했던 파리 시내 키스 사진의 주인공이라고 한다. 사진은 프랑스의 유명 사진작가 로베르 두아노(1912∼1994)가 1950년에 찍은 것이다.

사진에는 당시 10대이던 보네와 남자친구 자크 카토가 파리시청 앞 행인들 사이에서 입을 맞추는 장면이 흑백으로 담겨 있다.

많은 이들이 깊은 인상을 받으면서 이 사진은 ‘사랑의 도시’, ‘낭만의 도시’ 파리의 일상을 상징하는 한 장면으로 자리를 잡았다. 사진은 엽서와 포스터로 1980년대에 흥행했고, 파리가 2012년 올림픽 유치에 나설 때 상징물로 사용하기도 했다.

사진 인기가 높아지면서 1992년에는 주인공을 사칭하는 이들까지 나와 논란이 일었다. 보네와 카토는 그 때문에 자신들이 사진의 실제 주인공이라는 사실을 대중에 공개했고, 그 과정에서 사진의 촬영 경위도 공개됐다.

사진은 우연히 찍힌 것이 아니라 ‘파리의 연인들’이라는 주제를 갖고 연출된 것이었다. 두아노는 잡지 ‘라이프’에서 주문받아 연극을 공부하던 학생 보네와 카토를 모델로 섭외했다.

프랑스의 유명 사진작가 로베르 두아노가 1950년 촬영한 파리의 모습. AFP연합뉴스 

영원한 연인으로 남을 것 같았던 둘은 실제로는 사진을 찍은 지 얼마 지나지 않아 헤어졌다는 사실도 전해져 세간의 관심을 끌었다. 또 보네는 두아노가 자신에게 준 사진 원판을 2005년 경매에 내놓았는데, 당시 15만유로(현재 환율 약 2억1400만원)에 팔렸다.

윤솔 기자 sol.yu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