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심·출소한 청산가리 막걸리 사건 피고인 "마음이 무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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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무겁습니다. 무엇이라 말할 수 없습니다."
4일 재심 개시 결정과 함께 형 집행정지로 풀려난 '청산가리 막걸리 사건'의 피고인 A씨는 10여년을 넘게 복역하던 교도소를 나서며 무거운 심경을 짧게 털어놨다.
A씨 부녀는 대법원 확정판결을 받은 지 10년 만인 지난해 1월 재심을 청구했고, 사건 발생 15년 만인 이날 검찰의 위법 수사와 새로 발견된 증거가 무죄를 나타내고 있다는 변호인 주장을 받아들인 법원의 재심 개시와 형 집행 정지 결정에 따라 석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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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연합뉴스) 장덕종 기자 = "마음이 무겁습니다. 무엇이라 말할 수 없습니다."
4일 재심 개시 결정과 함께 형 집행정지로 풀려난 '청산가리 막걸리 사건'의 피고인 A씨는 10여년을 넘게 복역하던 교도소를 나서며 무거운 심경을 짧게 털어놨다.
교도소에서 검찰의 석방 지시서를 받고 이날 오후 늦게 순천교도소에서 나온 A씨는 그동안 교도소에서 보낸 시간을 말해주 듯 초췌했다.
흰 머리카락과 마스크, 이와 대비된 검은색 평상복을 입은 A씨의 손에는 오랜 수감생활을 보여주는 짐 가방이 가득했다.
두 손에 들 수 없었던 여러 개의 짐 가방은 교도관의 손을 빌려 옮겨져야 했다.
문 앞에 대기하던 A씨의 친인척들은 A씨를 품에 안았고 A씨는 안도한 듯 부축을 받으며 교도소 바깥세상으로 힘겨운 걸음을 옮겼다.
출소 2시간 전부터 교도소 앞에서 A씨를 기다린 지인들은 억울한 누명을 벗을 기회가 마련됐다며 회한과 감격에 찬 모습이었다.
이 사건으로 A씨의 아내도 숨졌는데 그 여동생은 "이렇게 나온 것이 정답이다. 후련한 마음이다"고 심정을 털어놓았다.
그는 "처음부터 형부가 억울하고 (자신의 범행이) 아니라고 했는데 억울하게 옥살이했다"며 "다시 재판해서 무죄를 밝혀야 한다"고 호소했다.
A씨와 딸은 2009년 7월 전남 순천시 자택에서 청산가리를 넣은 막걸리를 아내이자 어머니인 C씨에게 건네 C씨 등 2명을 숨지게 하고 2명을 다치게 한 혐의로 유죄가 확정됐다.
1심에서는 무죄 판결이 나왔으나 2심에서는 A씨에게 무기징역, B씨에게 징역 20년을 선고했고 이 판결은 2012년 3월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그러나 핵심 증거인 청산가리가 막걸리에서 검출됐으나 사건 현장 등에서 발견되지 않았고, 청산가리를 넣었다던 플라스틱 숟가락에서도 성분이 나오지 않아 논란이 이어졌다.
A씨 부녀는 대법원 확정판결을 받은 지 10년 만인 지난해 1월 재심을 청구했고, 사건 발생 15년 만인 이날 검찰의 위법 수사와 새로 발견된 증거가 무죄를 나타내고 있다는 변호인 주장을 받아들인 법원의 재심 개시와 형 집행 정지 결정에 따라 석방됐다.
cbebo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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