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캐피탈 4연승 질주, 이젠 중위권 싸움…“좋은 분위기 이어가면 봄배구 가능”
이젠 중위권 싸움이다. 남자배구 현대캐피탈이 4연승을 질주하며 순위 도약에 성공했다.
현대캐피탈은 4일 의정부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남자부 KB손해보험과 원정 경기에서 세트 점수 3-0(25-21 26-24 27-25)으로 승리했다. 지난해 12월21일 ‘성적 부진’을 이유로 최태웅 감독을 경질한 뒤 진순기 감독대행 체제로 전환한 현대캐피탈은 한국전력(2경기), 우리카드에 이어 최하위 KB손해보험까지 꺾으며 4연속 승리를 맛봤다.
경기 전 리그 6위였던 현대캐피탈은 승점 28점(8승13패)을 만들며 OK금융그룹(승점 27점·10승10패)을 밀어내고 5위로 도약했다. 4위 한국전력(승점 29점·10승10패)과의 승점 격차도 1점으로 줄였다. OK금융그룹과 한국전력이 1경기 덜 치르긴 했지만, 일단 중위권 경쟁이 가능한 수준까지 올라선 점은 청신호다.
1세트부터 아흐메드 이크바이리, 허수봉, 전광인으로 이뤄진 현대캐피탈의 ‘삼각편대’가 위력을 발휘했다. 5점을 낸 허수봉은 팽팽한 흐름이 이어지던 7-6에서 안드레스 비예나의 백어택을 두 번 연속 가로막으며 상대 맥을 끊었고, 아흐메드는 23-21에서 비예나의 후위 공격을 블로킹해 세트 포인트를 만든 뒤 서브 에이스로 마침표를 찍는 등 8점을 기록했다. 전광인도 블로킹 1개 포함 5점을 보탰다.
2세트 올 시즌 최대 약점으로 지목된 ‘범실’을 10개나 저지르며 그대로 넘어질 뻔한 현대캐피탈을 살려낸 건 아흐메드였다. 그는 22-22에서 강력한 서브 득점으로 팀에 리드를 안겼고, 듀스 상황이던 24-24에서도 백어택을 성공시켰다. 이 점수로 유리한 고지에 올라선 현대캐피탈은 허수봉의 퀵오픈으로 마지막 1점까지 채웠다.
현대캐피탈은 듀스 접전을 이겨내고 3세트에서 경기를 마무리했다. 이번에는 허수봉이 배턴을 이어받았다. 25-25에서 상대 서브 범실로 매치 포인트에 도달한 현대캐피탈은 허수봉의 오픈 공격으로 승리를 완성했다. 허수봉은 3세트에만 블로킹 1개 포함 10점을 냈다.
허수봉은 이날 아흐메드와 같이 팀 내 최다인 21점을 기록했다. 삼각편대의 한 축인 전광인도 11점을 올렸다. 황경민이 햄스트링 부상으로 결장한 KB손해보험에서는 비예나가 27점을 기록하며 분전했으나 역부족이었다. 6연패에 빠진 KB손해보험은 승점 14점(3승18패)으로 최하위에 머물렀다.
진순기 현대캐피탈 감독대행은 경기 뒤 “중위권 싸움이 치열하게 이뤄지고 있고, 현재 좋은 분위기를 이어간다면 개인적으로 봄배구에 얼마든지 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부담이 될 수 있어 선수들에게 순위와 관련한 말은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후인정 KB손해보험 감독은 “선수들이 연패가 길어지다 보니까 핀치 때 실수를 할까 봐 불안함을 느끼고 있다”며 “리시브 정확도를 높였으면 더 편한 경기를 할 수 있었는데 그렇지 못해 아쉽다”고 했다.
한편 여자부에서는 흥국생명이 화성 원정에서 옐레나 므라제노비치의 29점 활약을 앞세워 IBK기업은행을 세트 점수 3-2(25-13 12-25 25-22 20-25 17-15)로 꺾었다. 흥국생명은 승점 44점(16승5패)으로 2위를 유지했다.
의정부 | 배재흥 기자 he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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