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천 위 다리’에 미끄럼 사고 집중…이유는?
[앵커]
이번 사고에서 주목할 점은 모두 하천 위를 지나는 다리에서 차량이 미끄러졌다는 점입니다.
하천 위 다리는 눈에 잘 안 보이는 살얼음이 끼기 쉬워서 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데요.
왜 그런 것인지 이세흠 기상전문기자가 자세히 알려드립니다.
[리포트]
연쇄 추돌 사고가 난 세종시 금빛노을교와 아람찬교 모두 금강 위를 지나갑니다.
이런 하천 위 다리는 하천에서 올라오는 수증기의 영향으로 비가 오지 않아도 노면이 젖을 수 있습니다.
[장유정/기상청 예보정책과 사무관 : "강수 현상이 있지 않은 경우라도, 주변에 강과 같은 수분 공급원이 있어 안개가 짙게 끼게 되면 찬 지면에 부딪혀서 도로가 젖을 수 있습니다."]
하천 위 다리는 일반 도로보다 온도도 낮습니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이 2021년과 2022년 겨울 충북 영동의 한 도로 표면 온도를 측정했습니다.
일반 도로 구간은 영하 2도에서 영하 4도 가량을 나타내다가 다리 구간에선 영하 6도 아래로 크게 떨어집니다.
지면과 떨어져 있어 지열이 덜 전달되기 때문입니다.
일반 도로보다 습도는 높고 온도는 낮다보니 살얼음이 더 자주 끼고 미끄럽습니다.
[장진환/한국건설기술연구원 연구위원 : "야간에 습도가 90% 이상으로 상승하고, 온도가 영하로 내려갈 때는 특히 교량을 중심으로 살얼음이 생겼다라고 가정하고 운전해야 합니다. 특히 교량 구간에서는 50% 이상 감속해서..."]
얼어붙은 노면에선 자동차 타이어의 마찰력이 5분의 1 정도로 감소해, 제동 거리가 크게 늘어납니다.
겨울철 하천 위 다리를 지날 땐 차간 거리를 충분히 확보하고, 제한 속도의 절반 이하로 달리라고 전문가들은 권고합니다.
KBS 뉴스 이세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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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흠 기자 (hmm@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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