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인태 "이재명 피습, 정치가 서로 악마화·증오 키워온 업보"

곽재훈 기자 2024. 1. 4. 21:23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제3지대 '빅텐트' 가능성 높아…지금 민주당은 '이재명만의 민주당'"

야권 정치 원로인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흉기 피습 사태에 대해 "정말 일어나선 안 될 일"이라며 "워낙 우리 정치가 서로 상대를 악마화하면서 증오만 키워 온 업보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정치권의 자성을 촉구했다.

유 전 사무총장은 4일 기독교방송(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지금은 같은 당, 민주당(내에서)도 '총이 한 방 있으면 쏴죽이고 싶다'고 하는 그런 얘기가 있었지 않느냐"며 "같은 당 안에서도 서로 계파가 다르다고 그런 얘기가 나오는 게 정말 비극"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유 전 총장은 "6공화국의 소선거구제 양당 정치가 해를 거듭할수록 더 악화돼 간 것 같다"며 "이번에도 또 인재 영입을 한다 뭘 어쩐다 하는데 그게 사람 바꿔가지고 될 문제가 아니고 제도를 바꿔야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어떤 형태로든지 다당제가 돼서 서로 연합정치를 해야 한다"며 "지금 특히 윤석열 정부 들어와서는 (대통령이) 야당 대표 한 번 안 만났지 않느냐"고 부연했다.

유 전 총장은 100일 안쪽으로 다가운 올해 총선 전망, 특히 민주당 내홍을 둘러싼 상황에 대해 "이미 12월 30일 이재명 대표와 이낙연 전 대표 만남에서 이미 결정이 난 것 아니냐"며 "이런(피습사태) 속에서 움직이기는 뭐하니까 방향은 그대로 가되 조금 순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큰 방향에 변화가 있으려면 이 대표의 마음이 좀 바뀌어야 되는데, 바뀔 사람이 아니다"라고 했다.

그는 총선의 전체 구도와 관련 "지금 이 양당의 적대적 공생관계인 양당 정치 가지고는 안 되겠다고 하는 게 널리 퍼져는 있다"며 "때문에 지금 제3지대 빅텐트가 쳐질 가능성이 생각보다 좀 높다고 보인다"고 분석했다.

현재 금태섭 신당을 필두로 여야의 이낙연·이준석 전 대표 등이 추진하는 신당들이 우후죽순 격인 상황에 대해서는 "뭉치지 않고는 다 오합지졸이 돼버리니까 하나로 또 뭉쳐야 뭔가 한 번 바람을 일으킬 수 있을 거라고 (신당을) 하는 사람들도 생각을 하는 것 같더라"고 그는 전했다.

'이낙연, 이준석 두 정치인의 간극이 좀 크지 않느냐'는 라디오 진행자의 반문에 그는 "원래 어려운데, 어려운 걸 해내는 게 바로 '정치가 예술'이라고 하는 것 아니겠느냐"며 "하여튼 그런 노력들을 할 거라고 본다. 그 방향, 빅텐트로 갈 거라고 본다"고 했다.

그는 "신당도 여러 가지 차이를 불문하고 멋있게 빅텐트로 갈 수 있느냐(가 문제)"라며 "거기서 찌그럭찌그럭 서로 네가 잘났니 내가 잘났니 이런 모습을 비추면 그나마 안 될 거고, 그나마 구동존이하면서 크게 하나로 뭉치고 국민에게 감동을 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자료사진) ⓒ프레시안

유 전 총장은 한편 "양당은 지금으로 봐서는 별 변화가 없을 것 같다. 두 당 다 그냥 저쪽(상대편)만 믿지 않느냐"면서 특히 친정인 민주당에 대해 "이 대표가 '민주당의 이재명이 아니라 이재명의 민주당을 만들겠다'고 했는데, 지금 보면 완전히 '이재명만의 민주당', 그러니까 지금 더불어민주당이 아니다"고 쓴소리를 했다.

보수 정치권의 새로운 리더로 공식 등판한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에 대해 그는 "한동훈 같은 사람이 정치권에 들어오면 지금 이 증오의 정치가 조금 해소될 거라고 보느냐? 더 강화되지"라며 "국민들이 바라는 건 제발 우리 정치가 서로 싸울 때 싸우다가도 서로 마지막에 가서는 타협하고 협치를 하라는 것인데, 한 위원장 같은 경우 비대위도 맨 공격수들로만 채우더라. 전혀 협치의 자세가 안 돼 있다. 그런 정치를 우리 국민들이 바라는 건 아니지 않느냐"고 비판적으로 평가했다.

보수진영 내 형성된 이른바 '한동훈 대세론'에 대해서도 그는 "대선이 아직도 3년 반 남았는데 그때 여론조사에 잘 나온 사람치고 후보 된 사람도 거의 없다"며 "한때 고건 총리는 삼십 몇 퍼센트를 가지고 지금 이 정도가 아니라 압도적이었다. '누가 고건을 꺾을까', 반기문이 나오면 '누가 반기문을 꺾을까' 그랬던 사람들 다 후보 되지도 않았다. 김무성도 한때 또…(마찬가지)"라고 일침을 가했다.

그는 "윤석열 대통령은 (대선) 3년 전에 검사 하고 있었고, 이재명 대표는 성남시장 하고 있었다"며 "3년 반 후에 누가 후보가 될지 그건 지금 나오는 것은 아무 의미없는 명단들이라고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곽재훈 기자(nowhere@pressian.com)]

Copyright © 프레시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