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풍 없는 포근한 겨울, 봄까지 미세먼지 쌓인다

박상현 기자 2024. 1. 4. 2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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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 농도 '보통', 초미세먼지 '나쁨' 수준을 보인 4일 오전 서울 강남의 한 건물에서 바라본 서울 하늘이 뿌옇게 보이고 있다./연합뉴스

올겨울과 봄까지 국내 미세 먼지 농도가 예년보다 짙을 것으로 전망된다. 코로나 이후 중국이 굴뚝 공장 가동률을 높이고 겨울철 석탄 난방을 하면서 중국발 미세 먼지는 더 독해졌다. 기후 변화 등으로 국내 미세 먼지를 씻겨줄 강한 바람도 잘 불지 않으면서 고농도 미세 먼지가 한반도에 쌓일 가능성이 더 커졌다는 분석이다.

4일 환경부와 기상청 등에 따르면, 중국발 미세 먼지가 서풍을 타고 한반도로 들어오고 있다. 5일 초미세 먼지(PM2.5) 농도는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나쁨’으로 예상됐다. 미세 먼지 농도가 짙어진 것은 강한 바람이 불지 않아 국내 잔류 미세 먼지가 계속 쌓이는 데다, 중국발 미세 먼지가 계속 유입되기 때문이다. 먼지 위에 먼지가 또 쌓이는 셈이다.

문제는 이런 패턴이 올봄까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이다. 겨울엔 찬 대륙고기압에서 강한 북풍(北風)이 우리나라로 불어오며 미세 먼지를 한반도 바깥으로 밀어낸다. 날은 춥지만 공기는 깨끗해지는 것이다. 그런데 올겨울은 대체로 포근하다. 지난달 초엔 영상 20도까지 기온이 치솟으며 꽃이 필 정도로 따뜻했다. 북극 한파를 겪기는 했지만, 이후엔 포근한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겨울이 따뜻하다는 것은 우리나라가 고기압 영향권에 드는 날이 많고, 북풍이 아니라 서풍이 분다는 뜻이다. 서풍은 중국 미세 먼지를 동반한다. 서풍은 잔잔해서 한반도에 쌓이는 미세 먼지를 밖으로 불어낼 힘이 약하다.

올겨울 중국발 미세 먼지는 더 독할 것으로 보인다. 작년 중국 대기오염도는 ‘대기오염과 전쟁’을 선언한 2013년 이후 10년 만에 다시 악화했다. 핀란드 에너지·청정대기 연구센터(CREA)에 따르면, 중국 전역의 작년 1~11월 초미세 먼지 평균 농도는 재작년 같은 기간보다 3.6% 상승했다. 석탄 발전이 늘어난 영향으로 분석된다. 우리나라로 넘어오는 미세 먼지도 더 탁할 것이란 의미다. 봄이 되면 고비사막과 내몽골 고원에서 발원한 대규모 황사가 우리나라로 밀려온다. 5월까지 우리나라는 중국발 먼지 바람을 계속 맞을 수 있다.

환경부는 중국 측과 소통 채널을 만들어 고농도 미세 먼지 상황 공유하기로 했다. 또 국내 미세 먼지 발생원으로 꼽히는 시멘트 공장에 대해 소성로(燒成爐·일종의 가마)뿐 아니라 예열기까지 폐기물 처리시설로 정해 관리하겠다고 했다. 한화진 환경부 장관은 “미세 먼지 발생에 대해선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총력 대응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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