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대병원 "수술 가능했다"…서울대병원 `이재명 이송 요청` 발표 반박

박양수 2024. 1. 4.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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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방문 일정 중 흉기에 피습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으로 이송되고 있다. [연합뉴스]

흉기 습격을 당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헬기를 타고 부산대병원에서 서울대병원으로 이송된 것과 관련해 뒷말이 무성하다. 더욱이 '헬기 이송' 과정에 대한 서울대 병원과 부산대병원 권역외상센터 간의 설명이 달라 진실 공방으로까지 번지는 양상이다.

이 대표 수술을 집도한 서울대병원 측은 4일 공식 브리핑에서 부산대병원 측의 요청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부산대병원 측은 "헬기를 타고 다른 병원으로 이송된 것은 이재명 대표가 처음"이라며 "환자가 다른 병원에서 수술 받기 위해 전원을 요청한 건 매우 특이한 사례"라고 밝혔다.

4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 의학연구혁신센터에서 민승기 서울대병원 이식혈관외과 교수가 공식 브리핑을 통해 이 대표가 헬기로 이송된 과정을 설명했다.

민 교수는 먼저 "사실과 다른 이야기들이 있어 설명해 드린다"고 전제, "서울대병원에 외상센터가 없다는 말은 사실이 아니며 2021년부터 난도 높은 중증외상환자를 치료하는 중증외상 최종 치료센터를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사건 당시 부산대병원 권역외상센터장과 서울대병원 당직 교수가 연락돼 이송을 결정했으며, 목 부위에 칼로 인한 자상으로 내경정맥 손상이 의심됐고 기도 손상 등을 배제할 수 없어 이송을 결정했다"고 했다.

민 교수는 "목 정맥이나 동맥혈관 재건술은 난도 높아서 수술 성공을 장담하기 어려워 부산대 요청을 받아들여 수술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핵심은 이 대표의 목 부위 수술의 난도가 높아 경험 많은 혈관 외과 의사가 필요해 서울대병원으로 전원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부산대병원 측의 설명을 달랐다. 전원을 먼저 요청한 적이 없고, 이송 역시 반대했다는 것이다. 부산대병원 관계자는 "부산대병원에선 적절한 조치가 안 되고, 수술 성공을 장담하지 못해 이 대표를 옮긴 것처럼 보이게 됐다"면서 "이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부산대병원 권역외상센터는 최종의료기관"이라며 "이곳에서 헬기를 타고 다른 병원으로 이동한 건 이 대표가 처음"이라고 했다.

부산대병원 권역외상센터는 보건복지부의 '권역외상센터 평가' 발표에서 4년 연속 최고 등급인 A등급을 받은 바 있다.

김영대 부산대병원 권역외상센터장도 "우리가 먼저 전원 요청을 한 것도, 권유한 것도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 대표를 직접 응급조치한 김재훈 부산대병원 외상외과 교수는 "갑자기 혈전이 떨어져 나가 대량 출혈이 일어나면 상황이 안 좋아질 수 있다는 점을 (이 대표 측에) 말씀 드렸다"면서 "그래서 이송을 반대했다"고 했다.

부산대병원 관계자들은 '지역의료를 살리겠다'던 이 대표가 부산대병원을 떠나 서울대병원을 찾아간 것에 대한 서운함을 감추지 못했다.

지역 의료계도 이 대표가 흉기 습격을 받은 뒤 부산대병원에서 서울대병원으로 전원한 것을 두고 반발하고 있다.

부산시의사회는 4일 낸 성명에서 "지역의료계를 무시하고 의료전달체계를 짓밟아 버린 더불어민주당을 규탄한다"고 밝혔다.

의사회는 "환자의 상태가 아주 위중했다면 당연히 지역 상급종합병원인 부산대병원에서 수술받아야 했고, 그렇지 않았다면 헬기가 아닌 일반 운송편으로 연고지 종합병원으로 전원해야 했다"면서 "이것이 국가 외상 응급의료 체계이며, 전 국민이 준수해야 할 의료전달체계"라고 말했다.

이어 "정청래 최고위원은 '잘하는 병원에서 해야 할 것 같다'고 하며 의료기관을 서열화하고 지방과 수도권을 갈라치기 했다"면서 "이러고도 민주당이 지방 의료 붕괴와 필수 의료 부족을 논할 자격이 있는가"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이 지역 시민과 의료인들에게 즉각 사과할 것을 요구했다.

국민의힘 부산시당도 이날 성명을 통해 "부산대병원은 국내 최고 수준의 한국형 외상센터"라면서 "이러한 의료기관을 뒤로한 채 굳이 구급 헬기를 통해 서울대병원으로 재이송한 것은 지역 의료 위기가 거론되는 상황에서 이를 심화시키지는 않을까 우려가 된다"는 의견을 밝혔다. 박양수기자 yspar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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