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치료 교수 "이송 도중 응급 상황 발생 가능...그래서 반대"

황예린 기자 2024. 1. 4. 2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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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훈 부산대병원 외상외과 교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직접 응급 처치했던 부산대병원 김재훈 외상외과 교수는 4일 JTBC 취재진과 통화에서 "이송 도중 응급 상황이 발생해 위험할 수 있기에 병원을 옮기는 걸 반대했다"고 밝혔습니다. CT 검사상 내경정맥 안에 혈전이(핏덩이) 가득 차 있어 대량 출혈을 막고 있었지만, 갑자기 혈전이 떨어지며 돌발 상황이 생길 수 있었기 때문이란 겁니다.

응급 처치했던 상황은 어땠는지, 이송이 왜 위험하다고 판단했는지, 반대한 이유는 무엇인지에 대해 김 교수에게 자세히 묻고 들었습니다.

-이재명 대표가 부산대병원 권역외상센터에 도착했을 당시 어떤 상태였나요.

=기본적으로 활력 징후와 상처 부위를 확인했고요, 당시에는 이런 것들이 안정적이고 출혈 자체가 심하지 않았기 때문에 일단은 CT 검사를 했습니다. CT상으로 봤을 때 왼쪽 목을 지탱하는 근육이 관통돼 내경정맥 안에 손상됐다는 소견을 내놨습니다.
내경정맥 안에 혈전이 꽉 차 있었습니다. 이런 환자들을 본 경험이 많기 때문에 '아, 이게 내경정맥에 손상이 있겠구나'라고 거의 생각을 했었고요. 그래서 그걸 보고 난 다음에 바로 수술 준비를 했죠.

-당시 바로 수술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나요?

=다행히 CT상 내경정맥이 혈전으로(핏덩이) 막혀 있긴 했지만, 언제든 혈전이 떨어져 나가서 다시 재출혈할 수 있을 수도 있거든요. 그런데 혈관이 손상을 받았을 때 혈전으로 막힌 상태가 얼마 동안 유지가 될지 저희들이 예측을 못 하거든요. 그러니까 갑자기 혈전이 떨어져 나가서 갑작스럽게 대량 출혈이 일어날 수도 있고, 그래서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저희들이 수술을 바로 준비했죠.
저는 수술을 준비하고 있어서, 사실 이송 등이 진행되는지 잘 몰랐고요. 마취과에 연락해서 수술에 들어가야 하니까 준비를 해달라고 이야기를 하고 있었고요. 그다음에 이제 갑자기 이송이 결정됐다고 해서, 제가 설명을 드렸죠. '가다가 갑자기 응급 상황이 벌어지면 위험할 수도 있다. 그걸 우리가 예측을 못 한다. 지금 현재는 혈전이 막혀서 괜찮지만, 이송하는 거는 좀 위험할 수 있다' 이렇게 이야기 드렸죠.

-환자 측이 이송을 원했을 때 왜 적극적으로 반대하지 않았나요?

=환자분이 초응급 상황, 그러니까 의식이 없고 활동성 출혈이 있고 의사소통이 안 되면, 보호자 동의도 필요 없이 저희들이 수술 들어갑니다. 그런데 환자분이 의식이 명료하고 그다음에 보호자도 이미 옆에 있고, 또 연락도 가능한 경우는 환자와 보호자 동의를 얻어서 수술 들어가야 됩니다. 저희들이 아무리 수술이 필요하다 해도 강제로 못하거든요.
그래서 저희들이 수술이 필요하다고 하고, 보호자 분의 동의를 얻어야 되니까 연락을 좀 해달라고 이야기를 했었죠. 그런데 돌아오는 답변은 그때 이송을 하겠다고, 그렇게 결정이 된 거죠.
어떻게 의논해서 그 결정을 했는지는 잘 모르겠고요. 사실은 이송을 요청했기 때문에 저희들이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없거든요. 한 번 더 '여기서 수술하는 게 좋겠다' 설득 정도는 할 수 있겠지만, 그게 아니고 '못 가', '수술 여기서 받아야 돼' 이렇게 할 수는 없지 않습니까.

-그런데도 환자 측의 이송 결정을 듣고 위험성을 알리며 말렸던 이유는 무엇인가요?

=단순하게 혈관 수술만 하면 되는 상황이라면, 사실은 어디서 수술해도 다 상관이 없습니다. 혈관외과 하시는 의료진분들 누가 수술하셔도 상관이 없어요. 그런데 만약에 이송 도중에 응급 상황이 벌어졌다면. 갑자기 대량 출혈이 일어나면.
응급 상황 대처는 개개인의 실력이 중요한 게 아니고 실제 대처 시스템들과 경험들이 중요합니다. 이동 도중 갑작스럽게 대량 출혈이 나서 심정지가 일어나기 직전인 상황이 생겼을 때, 어느 정도 응급 처치에 대한 시스템이 갖춰지고 그런 시스템들이 잘 돌아가는 데서 치료를 해야지만 살릴 수 있거든요.
서울대 교수님들이 수술을 잘하는 건 알고 있습니다. 또 수술이 잘 돼서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반대했던 이유는 돌발 상황이 안 벌어진다고 이야기를 못 하기 때문이거든요. (이 대표가) 출혈이 멈춘 상태로 서울대병원으로 가서 수술하는 것이었으면 사실은 상관이 없었습니다.

김 교수는 2011년 부산대병원에 외상외과가 설립된 뒤, 중증 외상 환자를 담당해왔습니다. 부산대병원은 보건복지부가 발표하는 권역외상센터 평가에서 5년 연속 최고 등급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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