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구걸하듯 받아야 하나요?"‥성년 되도록 못 받은 양육비
[뉴스데스크]
◀ 앵커 ▶
사법 절차는 마무리가 됐지만, '배드파더스'는 우리 사회에 한가지 질문을 던졌습니다.
얼굴과 전화번호까지 공개해서 망신을 줘도 받을까 말까 할 정도로, 왜 이렇게 양육비를 받기가 어려운 걸까?
특히 양육비를 주지 않으면 유치장에 가둘 수 있도록 감치 제도까지 도입이 됐지만, 이조차도 큰 효과가 없다고 합니다.
한 어머니의 사연을, 김지인 기자가 들어봤습니다.
◀ 리포트 ▶
아들이 두 살이던 때, 어머니는 아이 아버지와 이혼했습니다.
아들은 2년 뒤 지적장애 2급 판정을 받았습니다.
매달 50만 원 양육비를 약속받았지만, 어떤 달엔 5만 원, 26만 원, 13만 원.
돈은 매번 모자랐습니다.
2014년 그마저 끊기면서 지금까지 총 6천5백만 원을 못 받았습니다.
간호조무사로 일하면서 치킨집에서 아르바이트까지 했습니다.
[김 모 씨/양육비 미지급 피해자] "집에 오면 거의 (새벽) 2시 정도 됐어요. (생일에) 나는 케이크 조그마한 걸 갖다 주고 애들하고 참… 얼마나 창피했겠어요."
2016년부터 소송에 나섰습니다.
법원은 다시 매달 50만 원씩 지급하라고 명령했지만, 친부는 이조차 또 무시했습니다.
세 번 이상 지급을 안 하면, 그제야 감치 신청을 할 수 있습니다.
양육비가 끊긴 지 7년만, 소송을 시작한 지 5년 만인 2021년, 친부를 열흘 감치하라는 결정이 나왔습니다.
그런데, 이미 친부를 찾을 수 없었습니다.
[김 모 씨/양육비 미지급 피해자] "남편 부모님 이름으로 주소를 해 놓고…서류가 가면 그쪽으로 가는데 당사자가 안 받으니까…"
당사자가 잠적하는 경우가 많아 감치 이행률은 10%에 불과합니다.
하지만, 현행법상 잠적한 양육자를 고소하려면, 감치 명령 뒤 1년이 지나야만 합니다.
[김 모 씨/양육비 미지급 피해자] "애는 배고파 울고 있는데 (감치 명령 뒤) 1년을 기다려서 형사고소 해라?"
양육비를 끊고 법원 명령도 무시한 채 숨었지만, 경찰조차 친부를 찾지 못해 수사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이혼 때 두살이던 아이는 성인이 됐습니다.
[김 모 씨/양육비 미지급 피해자] "아이 스무살이거든요. 40살 돼도 못 받아요. 왜 구걸하듯이 받아야 되는지 전혀 모르겠습니다."
2021년부터 감치 명령까지 받고도 잠적한 이들을 형사처벌할 수 있게 됐습니다.
검찰은 접수된 76건 중 17건만 정식기소했고, 11건은 벌금형 약식기소, 63%, 48건은 형사처벌이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MBC뉴스 김지인입니다.
영상취재 : 남현택 / 영상편집 : 권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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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인 기자(zin@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4/nwdesk/article/6559458_36515.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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