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도의 “목 혈관재건술 난도 높아…부산대병원서 전원 요청”
서울대병원 이송에 부산의사회 “지역의료 무시” 반발
60대 남성에게 습격당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수술과 치료를 맡은 서울대병원이 4일 이 대표 치료 경과를 언론에 밝혔다. 이 대표 수술은 목 부위 자상 특성상 어려운 수술이었고, 이 대표는 현재 순조롭게 회복 중이라고 한다.
병원 측은 이 대표가 부산대병원에서 서울대병원으로 이송된 것에 대해 “부산대병원의 전원 요청을 받아들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 수술을 집도한 민승기 이식혈관외과 교수는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의생명연구원 의학연구혁신센터에서 브리핑을 열고 피습 당일 이 대표 상태를 설명했다. 민 교수는 “목빗근 위로 1.4㎝의 칼로 찔린 자상이 있었다”며 “근육을 뚫고 근육 내에 있는 동맥이 잘려 있었고 많은 양의 피떡이 고여 있었다”고 밝혔다. 민 교수는 상처의 크기보다는 얼마나 깊이, 또 어느 부위를 찔렸는지가 중요한 상황이었다고 했다.
민 교수는 이 대표를 부산대병원에서 서울대병원으로 옮긴 이유와 과정 등을 설명했다. 이 대표가 받은 목 부위 혈관재건술은 원래 어려운 수술이고, 부산대병원에서 이 대표 전원 요청이 왔다고 했다. 이 대표가 서울에서 수술받은 것에 대해 ‘지역 의료를 불신해서 그런 것 아니냐’는 논란이 커지자 진화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민 교수는 “속목정맥의 손상이 의심됐고, 기도나 속목동맥 손상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며 “목정맥이나 목동맥의 혈관재건술은 난도가 높은 수술”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경험 많은 혈관외과 의사의 수술이 꼭 필요한 상황이었다”며 “그래서 부산대병원의 전원 요청을 받아들였고, 중환자실과 수술실을 준비하고 정해진 대로 수술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서울대병원에 외상센터가 없다는 말은 사실이 아니다”라고도 했다.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던 이 대표는 전날 오후 5시쯤 일반병실로 옮겼다. 민 교수는 “중요 혈관 재건술을 한 뒤에는 중환자실에서 치료하는 게 원칙”이라고 말했다. 수술 부위에 출혈이 발생하거나 혈전이 생기고 여러 가지 합병증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물만 섭취하다 이날 점심 병원에서 제공하는 미음을 먹었다고 민주당이 전했다.
병원 측은 언론 브리핑이 피습 이틀 후인 이날 이뤄진 것에 대해 “법리 자문 결과 의료법과 개인정보보호법 때문에 환자 동의 없이 의료정보를 발표하면 안 된다고 확인했다”며 “이 대표가 많이 회복해서 언론 브리핑에 관해 상의를 드렸고 동의를 했다”고 밝혔다.
이날 병원 앞은 차분했다. 유튜버 등 10여명의 이 대표 지지자들이 병원 앞을 지켰다. 일부 유튜버들은 현장 상황을 중계하는 방송을 했다. 민주당이 전날 “당분간 면회할 상황이 안 돼서 면회는 안 받는다”고 밝힌 만큼 이날 병문안을 온 정치 인사는 보이지 않았다.
이 대표가 부산대병원에서 서울대병원으로 전원한 것을 두고 지역 의료계는 반발했다. 부산시의사회는 이날 성명을 내고 “지역의료계를 무시하고 의료전달체계를 짓밟아 버린 민주당을 규탄한다”고 밝혔다. 또 “정청래 최고위원은 ‘잘하는 병원에서 해야 할 것 같다’고 하며 의료기관을 서열화하고 지방과 수도권을 갈라치기 했다”며 “이러고도 민주당이 지방 의료 붕괴와 필수 의료 부족을 논할 자격이 있는가”라고 했다. 부산시의사회는 민주당이 지역 시민과 의료인들에게 즉각 사과할 것을 요구했다.
신주영 기자 j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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