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습격범, 범행 전날 ‘문 전 대통령 마을’ 답사

작년 6월부터 6차례 이 대표 쫓아다녀…경찰, 공범 수사
취재진 질문에 “변명문 제출”…법원 “도주 우려” 구속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급습한 김모씨(67)가 범행 전날인 지난 1일 문재인 전 대통령의 자택이 있는 경남 양산의 평산마을을 답사한 정황이 드러났다. 경찰은 김씨를 상대로 평산마을 일대를 찾아간 이유와 구체적인 동선을 조사 중이다. 법원은 검찰이 살인미수 혐의로 청구한 김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하고 구속했다.

부산지법 성기준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4일 오후 2시 김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비공개로 진행했다. 이날 영장실질심사는 20분 만에 끝났다. 성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4시35분 “범행 내용, 범행의 위험성과 중대성 등 모든 사정을 고려하여 피의자는 도망할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법원의 구속영장 발부는 피의자심문이 끝난 지 2시간여 만에 신속하게 이뤄졌다.

구속 전 피의자심문에 앞서 부산지검으로 압송된 김씨는 “이 대표를 왜 공격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대해 “경찰에 8쪽짜리 ‘변명문’을 제출했다. 그걸 참고해주시면 된다”고 말했다.

경향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김씨는 범행 전날인 1일 부산에 도착한 뒤 이 대표의 방문 예정지인 경남 양산의 평산마을을 찾아갔다가 다시 부산으로 돌아왔다. 경찰은 김씨가 1일 KTX를 이용해 부산에서 울산을 다녀온 사실을 확인했으며, 정확한 동선을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지난 3일 김씨의 충남 아산 집과 사무실에서 컴퓨터 3대, 휴대전화 3대, 흉기, 업무용 공책, 현수막 등 모두 14점을 압수했다. 경찰은 공범의 유무, 범행계획 시점 등을 가리기 위해 휴대전화에 대한 포렌식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경찰은 “김씨가 단독범행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공범 여부는 계속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또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압수수색을 통해 김씨의 정당 가입 이력을 확인했다. 경찰은 수사를 마치는 9~10일쯤 범행 동기 등 수사 결과를 언론에 공개하기로 했다.

경찰은 프로파일러를 투입해 김씨가 범행 전 남긴 기록 등을 분석하고 이번 범행과의 연관성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김씨는 지난해 6월부터 모두 6차례가량 이 대표를 쫓아다닌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 부분에 대해서도 정확한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김씨의 수개월간 행적을 조사 중이다.

한편 이날 김씨는 유치장에서 “책을 읽고 싶다”고 했으며 <삼국지>를 읽은 것으로 알려졌다. 유치장에서 이상 행동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권기정 기자 kwon@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