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유업 60년 ‘오너 경영’ 마침표
경영권 분쟁 한앤코 승소 확정
“김앤장 쌍방대리 맞다” 판결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 일가가 국내 사모펀드 운용사 한앤컴퍼니(한앤코)에 남양유업 주식을 넘겨줘야 한다는 판결이 4일 확정됐다. 1964년 남양유업 창립 후 오너 경영 체제를 유지해온 홍 회장 일가는 60년 만에 경영권을 한앤코에 넘겨주게 됐다.
대법원 2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한앤코가 홍 회장 일가를 상대로 낸 주식 양도 청구소송 상고심에서 한앤코 승소인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남양유업은 코로나19가 확산하던 2021년 4월 발효유 제품 불가리스가 코로나19 억제 효과를 낸다고 발표해 논란을 빚었다. 그로 인한 파문이 커지자 같은 해 5월 홍 회장은 대국민 사과를 하며 회장직 사퇴를 발표했다. 이어 일가가 보유한 주식 전부를 한앤코에 양도하는 주식매매 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홍 회장은 한앤코에 계약 해지를 통보했고, 한앤코는 홍 회장을 상대로 주식을 내놓으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홍 회장은 한앤코 측이 ‘임원진에 준하는 예우를 제공하겠다’고 약속했으나 이행하지 않았고,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들이 계약 당시 자신과 한앤코를 쌍방대리해 계약 자체가 무효라고 주장했다.
1·2심은 모두 한앤코 손을 들어주었다. 대법원도 한앤코 승소라는 결론은 같았다. 그러나 1·2심과 달리 김앤장 변호사들이 쌍방대리를 한 것은 맞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법률사무소 소속 변호사들이 쌍방에서 각자 사건을 수임했더라도 쌍방대리에 해당하며, 이런 사건 수임은 원칙적으로 제한해야 한다고 밝혔다. 다만 홍 회장이 쌍방대리에 동의했다며 예외적으로 남양유업 계약 건은 유효하다고 결론내렸다.
이혜리 기자 lh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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