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레바논, 폭탄 테러·폭격에 '신중 모드'... 중동은 '일촉즉발' 확전 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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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 전쟁이 가자지구를 넘어 중동 다른 지역으로까지 확대될 기로에 섰다.
2일(현지시간)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인근에서 하마스 3인자가 살해된 데 이어, 다음 날 이란에서 대규모 폭발 테러로 100명 가까운 희생자가 발생했는데 이스라엘이 사건 배후로 의심되고 있는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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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즈볼라도 모호한 경고만... 군사 조치 안 취해
돌발 변수 계속되면 확전... 개전 후 긴장 최고조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 전쟁이 가자지구를 넘어 중동 다른 지역으로까지 확대될 기로에 섰다. 2일(현지시간)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인근에서 하마스 3인자가 살해된 데 이어, 다음 날 이란에서 대규모 폭발 테러로 100명 가까운 희생자가 발생했는데 이스라엘이 사건 배후로 의심되고 있는 탓이다. 반(反)이스라엘 진영 맹주인 이란은 '강력한 보복'을 공언했다.
다만 이란과 레바논은 이스라엘을 겨냥해 쏟아내는 거친 발언과 달리, 이에 상응하는 군사적 조치를 취하진 않고 있다. 전쟁이 주변국으로 확산하면 현실화한 미군 개입에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스라엘의 군사 작전인 게 확실시되는 레바논 사건과 달리, 이란 폭발 테러 배후는 현재로선 불분명하다
그러나 작은 돌발 행동이나 오판이 언제든 사태를 악화시킬 수 있는 일촉즉발 상황이라 역내 긴장감은 계속 커지고 있다. 지난해 10월 7월 개전 이후 확전 위험성도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
이란 "시온주의 정권 대가 치를 것"... '대응 자제설'도
4일 미국 뉴욕타임스(NYT)와 이란 IRNA통신, 이스라엘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에 따르면, 전날 이란 수도 테헤란의 남동쪽 820㎞가량 위치에 있는 케르만의 '순교자 묘역'에서 발생한 폭탄 테러 사건에 이란은 격분했다. 300명 이상의 사상자(95명 사망, 211명 부상)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에브라힘 라이시 이주의 정권(이스라엘)은 자신의 죄에 몹시 후회하는 대가를 치를 것"이라며 보복을 예고했다. 모즈타바 졸누리 국회 부의장도 "시온주의 정권에 대한 공격 시간, 날짜, 장소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책임론'도 거론됐다.
하지만 전쟁에 휘말리지 않기 위해 '수위 조절'을 하는 모습도 감지됐다.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는 성명을 통해 "이런 재앙은 반드시 강경한 대응을 마주하게 될 것"이라며 분노를 표하면서도 이스라엘 등 특정 국가나 단체를 언급하진 않았다. 하메네이가 오히려 군대에 '전략적 인내'를 당부했다는 보도도 있다. NYT는 "이란과 미국의 직접적 군사 대결을 피하기 위해 하메네이가 '이스라엘에 대한 비밀 작전, 시리아·이라크 내 미군 기지에 대한 민병대의 대리 공격 등 보복을 자제하라'고 군에 명령했다"고 전했다.
레바논 정부도 이스라엘의 2일 폭격을 '주권 침해'라고 맹비난했으나, 후속 조치는 취하지 않고 있다. 친이란 무장단체 헤즈볼라의 지도자 하산 나스랄라의 3일 TV연설을 앞두고 '구체적 군사 조치를 언급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지만, 나스랄라는 "우리는 싸울 준비가 돼 있다"며 모호한 경고를 하는 데 그쳤다.
신중론 유지할지 불투명... 교전 불붙을 수도
물론 이란 등이 계속 신중론을 고수할지는 미지수다. 이스라엘이 확실한 배후로 밝혀지거나, 테러 같은 돌발 사건이 계속 발생하면 군사적 대응에 나서야 한다는 압박도 커질 수밖에 없다. 영국 가디언은 "이란 건국 후 최악의 테러 공격에 이란 정권이 어떤 방식으로든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짚었다.
역내 긴장 고조와 함께 이미 산발적으로 벌어지는 교전에 불이 붙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헤즈볼라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발발 후부터 줄곧 이스라엘 접경지에서 이스라엘군과 전투를 해 오고 있다. 친이란 성향인 예멘 후티 반군의 민간 선박 공격이 계속되는 홍해 역시 확전 불씨가 살아 있는 곳이다.
베를린= 신은별 특파원 ebsh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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