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브릿지> "나는 왜 꾸물거릴까?" 미루는 습관의 이유

문별님 작가 2024. 1. 4. 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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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뉴스]

서현아 앵커 

새해를 맞아 새로운 다짐과 목표를 세우는 분들 많으실 텐데요.


막상 실천에 옮기려고 하면 꾸물대고 미루게 되는 게 일상입니다.


우리는 왜 해야 할 일을 알면서도 주저하게 되는 걸까요? 


연세대 심리학과 이동귀 교수와 이야기 나눠봅니다.


교수님 어서 오세요.  


저도 좀 뜨끔하기는 한데 이 꾸물거리는 습관의 원인을 찾아보는 책을 내셨습니다.


어떤 내용이 담겼습니까?


이동귀 교수 / 연세대학교 심리학과  

제 관심사가 그겁니다. 


그러니까 나는 왜 꾸물거릴까? 


사람들이 가장 많이 질문하는 질문인데요.


생각보다 그걸 잘 모르시더라고요. 


그래서 꾸물거리는 극복하려는 책들은 많이 나왔는데 정말 내가 꾸물거리는 이유, 이게 뭔지를 생각해보는 거. 


또 하나는 꾸물거리는 사람들이 너무 게으르다고 스스로 생각을 많이 하잖아요.


그런데 너무 부정적인 얘기를 하다 보니까 더 일이 잘 안 풀리는 거예요.


조금은 그런 사람에게 위로가 되고 이런 걸 하면 좋겠다 싶어서 책을 냈습니다.


서현아 앵커 

그렇다면 이 꾸물거림이라는 게 어떤 걸 의미하는 겁니까?


이동귀 교수 / 연세대학교 심리학과  

실제로 꾸물거림이라고 하면 할 일이 있는데 안 하고 미루는, 미루는 행동을 말하는 거거든요.


그런데 사실은 행동 자체를 미루는 것뿐만 아니라 꾸물거릴 때 그 사람이 느끼는 여러 가지 부정적인 감정 같은 것들이 상당히 많이 붙어 있어요.


그래서 심리적인 어떤 그런 상태까지를 포함해서 할 일은 있는데 실제 일은 안 하고 있어서 스스로 불편한 그런 상태를 말하는 겁니다.


서현아 앵커 

새해가 되면 새로운 계획 세우는 분들이 많으실 텐데요.


하지만 이걸 점점 미루다가 결국은 다를 것 없는 일상으로 빠져들고는 합니다.


그렇다면 이 계획을 결국 실천해내고 마는 사람과 못하는 사람, 어떤 차이가 있습니까?


이동귀 교수 / 연세대학교 심리학과  

많은 분들은 두 부류의 사람의 차이를 의지나 열정의 차이로 생각을 해요.


저는 조금 다르게 생각합니다. 


의지나 열정의 차이라기보다는 꾸물거릴 때 자기 마음속에 생기는 부정적인 감정을 잘 조절하는 사람인가 아니면 그걸 잘 못하는 사람인가 감정 조절 능력의 차이라고 저는 생각을 하고요.


실제로 이게 사람들이 꾸물거리는 단계가 되게 여러 가지가 있거든요.


한번 생각해 보시죠. 


어떤 단계에서 꾸물거리는가를 이해하는 게 중요한데 어떤 사람은 계획 단계에서 일을 미루고요.


어떤 사람은 계획이 지나서 착수하는 단계에서 미루는 사람.


어떤 사람은 착수했지만 지속하는 데 힘들어하는 사람. 


또는 이 일을 지속하기는 했는데 마무리를 못하는 완수 지연도 있고요.


어떤 분들은 끝난 다음에 나는 또 망했어 이렇게 후회하는 그런 평가하는 사람들도 있거든요.


그러니까 어느 단계에서 꾸물거리는가 이게 중요한 부분입니다.


서현아 앵커 

그러니까 보통 이 미루는 건 게으르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교수님께서는 이유를 다른 데서 찾으신 거네요.


이동귀 교수 / 연세대학교 심리학과  

이게 게으르다고 자꾸 얘기를 하면 사람들이 되게 힘들어지잖아요.


그런데 그것보다는 자기가 꾸물거리게 만드는 성향들이 있다 그걸 이해하는 게 중요하다 이렇게 말씀드리고 싶네요.


서현아 앵커 

이 꾸물거리는 사람들의 또 다섯가지 유형들이 있다고요.


이동귀 교수 / 연세대학교 심리학과  

근데 이게 여러 가지 종합을 해보니까요. 


첫 번째는 비현실적인 낙관주의자가 있어요.


2시간 하면 되겠지 싶었는데 10시간 걸리는 사람들. 


또 어떤 사람들은 실제로 자기 비난을 자꾸 하는 거예요.


꾸물거리는 자기 자신을 보면서 나는 의지박약이야 비난을 많이 하니까 우울해지는 그런 유형도 있고요.


또 어떤 분들은 현실 자체를 이렇게 저항하는 스타일도 있어요.


일종의 반항하는 사람도 있는데요. 


다른 사람이 시키는 일은 안 할 테야 이렇게 말하는 사람이 있고요.


한국의 많은 또 다른 부류는 완벽주의적인 사람들이 있습니다.


일을 너무 잘하려고 하다 보니까 평가받는 게 불안해지고 꾸물거리게 되고요.


마지막은 자극 추구 성향이 있어요. 


뭔가 새로운 거 너무 하고 싶어 하는데 2,3일 하면 지루해 이런 사람이 있죠.


다양한 성격이 있습니다.


서현아 앵커 

아 그렇군요. 


이 다섯 가지 감정적인 성향 중에 저는 완벽주의가 특히 눈에 띄는데요.


사실 우리나라는 아주 어렸을 때부터 뭐든지 잘 해내기를 기대하는 어떤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이게 꾸물거림에도 영향을 미치게 되는 걸까요?


이동귀 교수 / 연세대학교 심리학과  

그렇죠. 완벽주의자 모두가 꾸물거리는 건 아닙니다.


원래 완벽주의자들이 기준을 높게 세워놓고 열심히 달성하려고 하니까요.


그런데 완벽주의자 중에 흥미로운 한 부류가 꾸물거리는 거거든요.


그 부류를 조금 어렵지만 사회부과 완벽주의자라고 합니다.


그러니까 사회가 그들로 하여금 완벽주의자로 자라나게 만든 건데요.


부모님의 기대를 충족하기 위해서 잘 해야 한다는 생각이 많으니까 자꾸 일을 미루게 되고 평가를 두려워하는 그런 사람들이 있는 거죠.


저희가 조사를 해보니까요. 


한국 사람들의 53.62%가 완벽주의 성향이 있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2명 중에 1명은 완벽주의 성향이 있다 이렇게 이해하시면 되겠습니다.


서현아 앵커 

아 그렇군요. 


그러니까 완벽을 강조하는 사회 분위기가 오히려 꾸물거림의 원인이 될 때도 있다.


미루는 동안 이 불편한 마음을 느끼고 이게 결국은 낮은 자존감으로 이어지기도 한다는 말씀을 해 주셨는데요.


그렇다면 이 미루는 습관은 어떻게 하면 고칠 수 있을까요.


이동귀 교수 / 연세대학교 심리학과  

첫 번째는 게으르다는 말 자체를 멈춰야 합니다. 


게으르다고 상당히 자기 부정적인 말을 자꾸 할수록 더 가라앉잖아요.


그러니까 말 자체를 좀 다르게 하고 또 하나는 내 성향이 어떤지를 좀 알아야 되는 거예요.


완벽주의자는 기준을 낮추는 게 중요하지만 비현실적인 낙관주의자는 기준을 오히려 올리는 게 중요하잖아요.


그러니까 성향에 따라서 자기에게 맞는 것을 택해야 되고 맞는 속도를 찾아가는 게 되게 중요하고요.


가장 중요한 건 결국은 한 번에 한 가지밖에 일을 못 해요.


그러니까 지금 시작하는 것이 되게 중요합니다.


서현아 앵커 

새해를 맞아서 정말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다양한 계획을 세우고 계시는 분들 많을 텐데요.


지킬 수 있다 실천을 위해서 조언을 해 주신다면 어떨까요?


이동귀 교수 / 연세대학교 심리학과  

많은 분들이 생각했는데 일단 일을 지키고 싶으면 뭔가 계획을 세우잖아요.


그러면 주변에 널리 알리세요. 


일종의 공개적으로 선언을 하는 겁니다.


예를 들어서 3개월에 5kg을 빼겠다 이렇게 주변 사람들이 얘기를 해놔요.


그러면 실제로 이거를 지키기 위해서 책임감을 느끼게 되는 거잖아요.


실제로 공개선언 효과가 있답니다. 


심리학자 스티븐 헤이스 같은 사람들이 해보니까요.


실제로 다른 사람한테 이렇게 얘기를 미리 해놓으면 그게 실천될 확률이 훨씬 높다는 것이 밝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건 지금 시작해야 되는 거예요.


언제든 가장 좋은 타임은 바로 지금이다. 


이걸 잊지 않으시면 좋겠습니다.


서현아 앵커 

특히 아까 말씀 주셨던 완벽주의적인 성향을 가진 분들이 많을 것 같은데 이분들을 위한 조언도 부탁드릴 수 있을까요?


이동귀 교수 / 연세대학교 심리학과  

저는 100%는 가능하지 않아요. 


어떤 분들은 게다가 120%를 하려고 하잖아요.


저는 70%가 좋다고 생각합니다. 


한 30% 정도는 공간을 비워두셔야지만 우리가 실제로 움직일 수 있잖아요.


70%를 하고 여유가 있으면 조금 더 더 한다. 


이런 여유 있는 유연한 마음을 가지는 게 도움이 될 겁니다.


서현아 앵커 

처음부터 잘하려는 욕심은 버리고 작은 변화라도 바로 지금 꾸준히 실천에 옮기자.


다시 한 번 기억하겠습니다. 


교수님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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