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중국 탈출한 뭉칫돈 다 ‘이 나라’로…한국서도 직접투자 곧 된다는데

김태성 기자(kts@mk.co.kr) 2024. 1. 4.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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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자산운용 인도법인
현지 ETF 순자산 1조 돌파
인도, 中 대체 투자처 급부상
시총 5245조원…홍콩 제쳐
인도 국제금융도시 가동땐
국내서도 직접투자 가능할듯
[사진 출처=연합뉴스]
‘넥스트 차이나’로 글로벌 대기업과 투자자들이 주목하는 인도에서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상장지수펀드(ETF) 순자산총액(AUM) 1조원을 돌파하며 현지 시장에서 영향력을 넓히고 있다. 향후 인도법인이 입성한 인도 경제특구가 가동되면 국내 투자자들도 인도 현지 기업에 투자하는 다양한 테마형 펀드에 투자할 수 있는 길이 열릴 전망이다.

4일 블룸버그와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이날 기준 미래에셋자산운용 인도법인이 현지에서 운용 중인 ETF는 18개, 총 AUM은 643억루피(약 1조107억원)를 기록했다.

지난 2006년 뭄바이에 법인을 설립하고 2018년 현지에 첫 ETF를 선보인지 6년만에 이룬 성과다. AUM 규모로는 연기금 등 인도 정부 자금을 제외할 경우 현지 운용사 중 8번째로 많다.

지난 2018년 출시한 1호 ETF ‘니프티(NIFTY) 50’은 약 3137억원의 순자산을 기록, 인도법인 대표 ETF로 자리매김했다. 인도 증시에 상장된 종목 중 시가총액 기준 상위 50위에 해당하는 대형주에 투자하는 것이 특징이다.

시장 확대를 위해 개인과 기관들이 좋아할 만한 테마형 ETF 개발에도 공을 들였다.

‘NYSE FANG+ ETF’와 ‘항셍기술(Hang Seng Tech) ETF’가 대표적이다. 2020년 당시 혁신 테마형 상품으로 시장의 주목을 받으며 화려하게 증시에 데뷔한 두 종목은 인도 ETF 사상 최대 규모의 초기 자금을 유치하며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했다. 지난해 4월에는 인도 국공채에 투자하는 채권형 ETF도 선보이며 상품 라인업을 다각화했다.

미래에셋을 포함해 최근 글로벌 주요 기업들이 인도 시장에 주목하고 현지 진출에 힘을 쏟고 있는 것은 인도경제의 뛰어난 성장성 때문이다.

13억명에 달하는 소비시장을 기반 삼아 구매력있는 중산층 육성에 나서는 한편,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미중 패권 전쟁에 맞춰 ‘탈(脫) 중국’에 나선 주요 기업들을 상대로 보조금과 세제혜택 등의 당근을 제공해 빠르게 끌어들이는 중이다. 코트라에 따르면 2022년부터 글로벌 기업 63% 이상이 중국 내 생산 기지를 인도와 베트남으로 옮기고 있다.

그 결과 지난해 9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예측한 올해 인도 경제성장률은 6.0%로 세계 경제 성장률(2.7%)은 물론 중국 성장률(4.6%) 전망치보다도 높다. 인도 주식시장 시가총액은 최근 1년 사이에 3조 달러(3934조원)에서 약 4조 달러(5245조원)로 늘어 홍콩 증시마저 제쳤다.

인도 증시 시가총액 상위 50개 기업의 연평균 예상 기업이익 성장률은 오는 2025년까지 20%에 달한다.

펀드 시장의 빠른 확대도 주목된다. 지난 2020년 491조원 규모던 인도 뮤츄얼펀드 수탁고는 지난해 말 750조원 규모로 연평균 성장률이 25%에 달한다.

미래에셋그룹은 지난 18년간 인도공략에 힘써왔다. 지난 2006년 설립한 미래에셋자산운용 인도법인은 유일한 독립 외국자본 운용사로 현재 ETF를 포함해 총 56개의 펀드, 24조5000억원의 운용고를 보유한 인도 내 9위 운용사로 성장했다. 지난달엔 약 4700억원을 들여 인도 현지 10위 규모의 증권사 쉐어칸을 인수했다.

인도법인은 현재 인도 정부가 약 3800억원을 들여 조성 중인 구자라트주 국제금융기술도시(GIFT CITY, Gujarat International Finance Tec-City) 경제특구에 입성해 글로벌 시장 공략에도 나설 예정이다. 인도의 첫 국제 금융 및 IT 서비스 허브가 될 이 곳에는 구글 글로벌 핀테크 운용센터 등 주요 IT 및 금융사들이 진출을 확정했다. 현재 국내 투자자들의 인도 증시 투자는 막혀있지만, 향후 경제특구가 가동되면 한국을 비롯한 글로벌 투자자들도 인도법인이 운용 중인 펀드에 투자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미래에셋은 국내 증시를 통해 인도 시장에 투자할 수 있는 상품도 선보이고 있다.

국내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코스피에 상장한 ‘TIGER 인도니프티50’이 대표적이다. 인도 대표지수인 니프티50을 추종하며 인도 증시 시가총액 기준 상위 50위 우량 기업에 투자하는 이 ETF는 최근 1년새 1297억원에 달하는 순자금을 모으며 국내 대표 인도시장 투자 상품으로 자리잡았다. 함께 운용 중인 ‘TIGER 니프티50레버리지(합성)’도 인도 시장에 대한 국내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는데 맞춰 순항 중이다.

공모펀드로는 인도증권거래소에 상장된 기업 중 시가총액 상위 100개 기업을 뺀 유망 중소형 종목에 투자하는 ‘미래에셋 인도중소형포커스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중소형 종목은 산업재와 소비재 등 인프라스트럭처 투자와 연관된 것들이 많아 향후 인도 내수 성장의 수혜를 누릴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인도를 포함해 현재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전 세계 14개 지역에서 운용중인 ETF는 총 575개, 총 순자산은 143조원에 달한다. 미국 ETF 운용 자회사 Global X(글로벌엑스)가 약 53조원, 캐나다 Horizons ETF(호라이즌스)가 약 45조원을 운용 중이며 지난해 12월에는 Global X EU(글로벌엑스 유럽)이 AUM 1조원을 돌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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