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얼굴을 공개하겠다”… 사법불신이 낳은 무차별 신상폭로
불법 소지 있지만 네티즌들 두둔
개인 원한 탓 신상털기도 잇따라
무고한 사람도 ‘마녀’로 낙인 피해
전문가 “잘못된 정보 유통 가능성 ↑
민관, 장기적 관점서 기준 마련을”
카라큘라 구독자 및 시청자는 A씨 처벌에 목소리를 높이거나 ‘신상 공개 논란에 신경 쓰지 말라’며 최근 불거진 ‘사적제재’ 논란에 비판적인 반응을 보였다. 사적제재는 헌법과 형사법상 절차가 아닌 개인이나 집단에 의한 사회적 형벌을 가하는 일을 말한다. 카라큘라는 앞서 지난해에도 부산 돌려차기 사건, 강남 롤스로이스 사건 등의 피의자 신상을 공개하며 대중의 관심을 받은 바 있다.
‘잘못한 사람 공개하는 게 어떻냐’ 내지는 ‘사법부 처벌이 약하지 않았으면 이런 일도 없었다’는 주장도 있다. 서혜진 변호사(법무법인 더라이트하우스)는 “사적제재는 법치주의에 엄청난 도전”이라며 “어떤 이유로도 잘한다고 환영할 일이 절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다만 사적제재를 지지하는 사회적 분노의 배경은 고민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서 변호사는 “사법부가 황당하게 약한 판결을 내거나 납득하기 어려운 과정을 보여준 판결이 많다”며 “사법부는 피해자의 상황과 피해 정도를 더 고민해 판결문에 담아야 하며 대중이 무엇이 미흡하다고 느껴서 (사적제재에) 열광하는지 돌아봐야 한다”고 말했다.
양홍석 변호사(법무법인 이공)는 “인터넷상 정보 유통이 손쉬워져 잘못된 정보가 유통될 가능성도 커졌는데 우리 사회가 이에 어떻게 책임을 물을지, ‘공익적 정보’의 기준은 어떻게 규정할지 아무 논의가 없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양 변호사는 “현재 카라큘라 같은 유튜버에게 판단을 맡긴 위험한 상태”라며 “수익성을 추구하는 구글 같은 민간기업 결정이 아닌, 플랫폼 사업자와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등 민관이 함께 장기적인 관점에서 논의한 사회적 기준에 따른 용인 범위가 마련돼야 한다”고 밝혔다.
박유빈 기자 yb@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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