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뉴스·음모론… 이재명 피습, 지역정가 갈등 비화 후폭풍

정민지 기자 2024. 1. 4. 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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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피습 사건 후폭풍이 거세다.

피의자 과거 당적 등을 둘러싼 음모론이 연쇄적으로 퍼지면서 양극단 혐오 정치는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이 대표 피습 사건이 일어난 뒤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 등을 중심으로 각종 음모론이 무분별하게 확대 재생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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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을 흉기로 습격한 김모(67) 씨.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피습 사건 후폭풍이 거세다. 피의자 과거 당적 등을 둘러싼 음모론이 연쇄적으로 퍼지면서 양극단 혐오 정치는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이 대표 피습 사건이 일어난 뒤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 등을 중심으로 각종 음모론이 무분별하게 확대 재생산됐다. 일부 극성 지지자와 극보수 성향 유튜브 등이 '나무젓가락 흉기설' '자작극' 등을 주장한 것이다.

피의자 과거 당적도 음모론을 더했다. 이 대표 피습 피의자인 김모(67) 씨가 2015년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당원 가입 후 2020년 탈당, 지난해 4월 민주당에 입당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를 두고 특정세력 배후설 등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에 국민의힘은 강력 대응을 예고한 한편, 민주당은 당 차원의 대응 대책기구를 구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장동혁 국민의힘 사무총장도 당적을 둘러싼 음모론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기도 했다.

장 사무총장은 "21대 총선 끝나고 국민의힘을 탈당했다가, 작년 4월 민주당에 입당한 것으로, 그땐 이 대표가 대선 후보도 아니었기 때문에 그걸 겨냥해 탈당했다고 하기 어렵다"며 "이 대표를 폄훼하거나 음모론을 제기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당 차원에서도 언행에 신중을 기해 달라고 당부를 전했다"고 했다.

황운하 민주당 대전시당위원장 또한 "현재 범행 동기가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는 전부 상상과 소설에 불과하기 때문에, 피의자 과거 당적을 논하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다"며 "팩트에 기반한 것이 아닌, 극단적 진영 논리에 입각해 구상하니 음모론이 돼버리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처럼 양당 모두 역풍을 우려해 조심스러운 입장을 취하고 있지만, 대전 정가의 공방은 이견으로 이어지고 있다.

전날 민주당 대전시당 측은 일부 국민의힘 지지자가 여당 대전시당 행사에서 이 대표 피습 사건을 두고 "쇼"라고 외친 데 대해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에게 사과를 촉구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장 사무총장은 "사건 이후 비대위는 일부 행사를 취소했고, 안타까운 마음을 충분히 전했다고 생각하는데 어떤 점을 사과하라고 하는지 잘 모르겠다"며 "결국 분열과 대립, 혐오 정치에서 비롯된 안타까운 사건이다. 여야는 앞으로 대립의 정치를 끊어내고 상생의 정치로 나아갈지에 대해 머리를 맞대는 게 중요하다"고 비판했다.

지역 야권에서는 현장 수습의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황 위원장은 "한 위원장이 경륜 있는 정치인이었다면, 상대 정치인 테러를 환호하는 지지자들을 봤을 때 '진영 논리에서 바라볼 게 아니다.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것으로, 자중해야 한다'고 수습했어야 했다"며 "의견을 자유롭게 얘기하고 싸워야 하는 게 정치인의 도리다. 그런 점이 아쉽다는 것"이라고 했다.

양극단 혐오 정치가 정치인을 향한 폭력적인 테러로 이어진 만큼, 정치가 원 기능을 회복해야 한다는 제언도 나온다.

곽현근 대전대 행정학과 교수는 "정치는 사회의 중요한 가치를 배분하는 중립적 의미를 지니지만, 소위 우리나라 정치인들은 선거를 전쟁처럼 치르는 데 익숙해져 있다. 이는 증오 정치로 이어져 국민도 양분화했다"며 "선거제 변화 등 정당 개혁을 통해 혐오 정치를 벗어나야 하지만, 이해관계에 엮여 쉽게 혁신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결국 누가 먼저 정치 회복을 시작하느냐의 문제에 서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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