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부인 특검법에 거부권, 권력 사유화 비판 키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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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가 4일 '김건희 특검법'을 정부에 이송했다.
지난달 28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지 1주일 만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2일에도 김건희 특검법 정부 이송 가능성에 대비해 새해 첫 국무회의를 오전에서 오후로 미뤄가면서 즉각적인 거부권 행사를 준비한 바 있다.
모든 국정 현안에 우선해 배우자 방탄용 거부권 행사를 밀어붙이는 윤 대통령의 모습은 나라를 이끄는 대통령이기보다는 아내를 지키기 위해 온 힘을 쏟는 한 가정의 남편으로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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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가 4일 ‘김건희 특검법’을 정부에 이송했다. 지난달 28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지 1주일 만이다. 대통령실은 5일 곧바로 임시 국무회의를 소집해 대통령 거부권 행사 수순을 밟는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2일에도 김건희 특검법 정부 이송 가능성에 대비해 새해 첫 국무회의를 오전에서 오후로 미뤄가면서 즉각적인 거부권 행사를 준비한 바 있다. 새해 국정 방향을 논의해야 할 첫 국무회의를 ‘김건희 방탄용’으로 꾸리려 했다니, 기가 차다. 그리고 이번에도 매주 화요일 열리는 정례 국무회의를 당겨야 할 만큼 이 일이 그렇게 화급을 요하는 국정 사안인가. 마치 ‘김건희 여사 심기’를 불편하게 만드는 시간을 최대한 단축하려는 것처럼 비칠 뿐이다. 또 김 여사 수사를 막기 위해 국정에 매진해야 할 국무위원들을 한낱 거수기로 쓰겠다는 것 아닌가. 그러나 이처럼 필사적으로 부인 방탄에 매달릴수록, 이토록 무리수를 쓸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는 국민적 의혹만 더 커질 뿐이다.
모든 국정 현안에 우선해 배우자 방탄용 거부권 행사를 밀어붙이는 윤 대통령의 모습은 나라를 이끄는 대통령이기보다는 아내를 지키기 위해 온 힘을 쏟는 한 가정의 남편으로만 보인다. 이는 국민이 위임한 대통령의 권한을 사적으로 남용하는 반헌법적 행태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양곡관리법 등 윤 대통령이 그동안 행사한 거부권이 정책적 법안에 한정됐던 것과 달리, 이번엔 가족의 범죄 혐의를 수사하게 될 특검법안이 대상이다. 이처럼 극명한 이해충돌 사안에 대해선 권한 사용을 회피·자제하는 게 온당하다. 하지만 지금 윤 대통령은 공적 사안에 예외적으로 행사해야 할 대통령의 권한을 오직 배우자의 안위를 위해 사사로이 쓰려 하고 있다. 윤 정권 출범 이후 이미 껍데기만 남은 ‘상식과 공정’을 완전히 무너뜨리는 것이다.
또 특검을 바라는 대다수 민심과도 배치된다. 특검법 통과 뒤 실시된 새해 각종 여론조사에서 특검 찬성 및 거부권 반대 응답은 예외없이 65% 안팎에 이르렀다. 검찰이 2020년 4월 첫 고발 이래 4년 가까이 손을 놓은 김 여사 의혹에 대해 이제 특검을 통해 결론을 내려야 한다는 게 압도적 민심임을 말해준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국민이 늘 옳다”고 했다. 지금 와선 민심을 외면하고 배우자 보호에 혈안이 된 모습이다. 이 나라의 주권자인 국민들이 언제까지 이를 용납할 것으로 보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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