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 줄 테니 소비재 다오”…돈독한 중-러, 교역 300조원 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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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국제사회에서 고립된 러시아와 미·중 갈등을 겪고 있는 중국의 관계가 돈독해지고 있다.
서방과 교류가 끊긴 러시아에는 중국산 제품이 지배하고 있고 중국 또한 대미 수출 둔화를 러시아 수출 증가로 메우고 있는 형국이다.
국제사회에서 고립된 러시아와 달리 중국은 미국과 관계 개선 등 서방의 디커플링(탈동조화)을 벗어나야 하는 등 개방 요구가 높은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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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에 공급하던 자원 중국으로 돌아가…가스 공급량 신기록
경제 회복 위해 개방 필요한 중국, 러시아 추가 제재는 리스크
[베이징=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국제사회에서 고립된 러시아와 미·중 갈등을 겪고 있는 중국의 관계가 돈독해지고 있다. 서방과 교류가 끊긴 러시아에는 중국산 제품이 지배하고 있고 중국 또한 대미 수출 둔화를 러시아 수출 증가로 메우고 있는 형국이다. 다만 이처럼 밀접한 관계가 언제까지 지속될지는 확언할 수 없다는 시각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지난해 1~11월 중·러 교역 규모는 2182억달러(약 285조5000억원)로 전년동기대비 26.7% 증가했다. 이는 연간 목표(2000억달러)를 돌파한 수준으로최대 2400억달러(약 314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러시아는 2022년 우크라이나 공격을 감행했을 당시 국제사회 제재로 심각한 경제난을 겪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하지만 러시아 경제성장률은 2022년 마이너스(-) 2.1%로 두자릿수 하락을 피했으며 올해는 3.5% 성장이 예상되고 있다.
전쟁 이후 러시아가 살아남을 수 있던 이유는 중국의 영향이 컸다. 중국으로부터 다양한
SCMP는 “현재 러시아에는 기계, 자동차, 의료기기, 가전제품까지 중국 제품이 넘쳐나면서 러시아에서 철수한 서방 기업들의 공백을 메웠다”며 “러시아는 자국 경제를 질식시킬 수 있었던 서방의 제재를 넘어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중국 또한 미국과 유럽의 성장세 둔화와 서방과의 갈등 등의 여파로 지난해 11월까지 미국과 유럽연합(EU) 수출이 전년동기대비 각각 13.8%, 11.0% 감소했다. 하지만 러시아 수출이 51% 증가하면서 이를 상쇄하는 모습이다.
공지옹 베이징 대외경제대 교수는 SCMP에 “러시아는 중국과 무역액 규모가 한국과 일본을 빠르게 따라잡을 것이며 1~2년 내 이들을 능가할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제조업 강국인 중국과 석유·천연가스 등 자원이 풍부한 러시아가 서로 수요가 맞아떨어져 양국간 교역 관계가 두터워지고 있는 모습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새해 축전을 통해 동반자 관계를 강화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하기도 했다.
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에너지 대기업인 가즈프롬은 전날 시베리아 전략 파이프라인을 통한 중국 가스 공급이 일일 신기록을 세웠다고 밝혔다. 2023년 파이프라인을 통한 중국으로의 총 가스 수출량은 227억입방미터(BCM)로 전년 154억BCM을 1.5배 웃돌았다.
로이터는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된 후 유럽에서 가스 판매의 대부분을 잃은 것을 보상하기 위해 중국에 대한 공급을 늘리고 있다”며 “서방 국가들은 러시아 제재를 가하면서 에너지 의존도를 줄였다”고 전했다.
중국과 러시아의 밀월 관계가 언제까지 강화할지는 알 수 없다. 엘비라 나이불리나 러시아 중앙은행 총재는 최근 한 인터뷰에서 러시아 경제를 겨냥한 추가 제재에 대비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경제 역성장은 벗어났지만 자본 유출과 높은 인플레이션(지속적인 물가 상승), 노동력 감소 문제도 겪고 있다.
국제사회에서 고립된 러시아와 달리 중국은 미국과 관계 개선 등 서방의 디커플링(탈동조화)을 벗어나야 하는 등 개방 요구가 높은 편이다.
공 교수는 “중국 경제는 세계 경제 시스템에 더 잘 통합됐으며 중국은 주요 무역 파트너와 관계도 적절히 관리해야 한다”면서 “러시아가 장기적으로 경제 성장을 유지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명철 (twomc@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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