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통 일주일 만에 30여중 추돌사고 난 금빛노을교… 열선·염수분사장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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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량도로에 살얼음(블랙아이스)이 끼면서 40여대의 차량이 잇따라 연쇄추돌한 가운데 교량 설계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29대의 차량이 미끄러지며 뒤엉킨 금빛노을교는 개통한 지 일주일 만에 대형사고가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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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량도로에 살얼음(블랙아이스)이 끼면서 40여대의 차량이 잇따라 연쇄추돌한 가운데 교량 설계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29대의 차량이 미끄러지며 뒤엉킨 금빛노을교는 개통한 지 일주일 만에 대형사고가 발생했다.
4일 세종시와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5시24분쯤 세종시 세종동 금빛노을교에서 차량 29대가 잇따라 부딪혔다. 1시간 뒤 인근 아람찬교에선 차량 8대 추돌사고가 일었다. 사고로 운전자 14명이 부상을 당해 지역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다.
그러나 열선이나 염수분사장치 등 안전 대응 설계는 전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금빛노을교는 가장 최근에 지어졌지만 도로 상판의 결빙을 예방하는 장치인 열선 시공은 안돼있다. 유지·보수관리 비용 부담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세종시도로관리사업소 관계자는 세계일보와의 통화에서 “교량에 열선을 깔게 되면 심도(묻는 깊이) 때문에 재포장하는 경우가 발생하는데 열선을 제거한 후 다시 까는 등 유지관리를 해줘야한다”며 “비용 부담이 커 금빛노을교에는 열선 설계를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안개등은 있지만 안개가 짙어 깜빡거리는 게 잘 보이지 않았을 수 있다”고 말했다.
2015년 12월에 준공된 아람찬교 역시 열선이 없었다.
인근 주민들은 이곳이 잦은 안개가 발생하는 지역인데도 이를 고려한 설계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세종시는 금강이 관통하는 분지 지형으로 안개가 잦은 곳이다. 금빛노을교는 금강과 미호천 합류지점에 있어 안개 발생 빈도가 높다.
주민 김모(60)씨는 “다리는 블랙아이스로 인한 위험성이 더 높은 데도 비용을 이유로 열선 시공을 안했다는 게 이해가 안간다”며 “안개도 잦은데 열선도 없다는 건 사실상 인재라고 볼 수 있다”고 짚었다.
두 다리에는 염수분사장치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세종시 신도시(행정중심복합도시) 내 10개 교량 중 차량 소통이 많은 한두리대교와 보름대교 2곳에만 염수분사장치가 설치돼 있다. 자칫 대형참사로 이어질 뻔한 만큼 세종시의 안일한 행정에 대한 비판이 나온다.
세종시는 이날 금빛노을교와 아람찬교에서 발생한 다중 추돌사고와 관련 시설 보강과 제설·제빙 작업을 추진키로 했다.
조수창 세종시 시민안전실장은 “이번 사고는 짙은 안개와 도로 결빙 등에서 비롯된 것으로 추정된다”며 “앞으로 해당 교량에도 염수분사장치와 차선 식별을 위한 안개등 설치를 적극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행복청 관계자는 “이미 완공된 다리여서 열선을 깔려면 시공된 아스콘을 다시 뜯어내야 한다. (열선시공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말했다.
세종=강은선 기자 groov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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