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간식’ 치킨 3만원 시대… 닭값은 진짜 올랐을까 [한양경제]
주원료 닭값, 올 들어 21% ‘하락’…가맹점 수익 감소는 맞아
이 기사는 종합경제매체 한양경제 기사입니다
국내 대표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인 bhc가 지난해 말 치킨 가격을 3천원 올리자 원가 산정 방식을 둘러싼 논란이 해를 넘겨서도 끊이질 않고 있습니다.
3대(bhc·교촌·제너시스BBQ) 치킨 프랜차이즈 기업이 2년 동안 연달아 가격을 올리면서 ‘치킨 3만원(배달비 포함) 시대’가 열렸다는 얘기가 들릴 정도입니다.
이제 치킨을 ‘국민 간식’이라고 부르기에는 너무 부담스러워졌다는 볼멘소리가 나옵니다. 그렇다면 치킨 한 마리에 들어가는 비용이 얼마가 되는지, 실제 원자재 가격 영향 탓인지, 가맹점 수익은 얼마나 줄었는지를 알아봤습니다.
업계에 따르면 치킨 값은 △생닭 구입 도계비용 △해체가공비 △운반비 △생산수율(로스율)에 따른 비용 등을 감안해 매입가를 책정하고 있습니다. 부자재의 경우 연중 시장 환경에 따라 고정가격으로 매입하는 것으로 알려집니다.
더불어 파우더, 기름, 무절임, 양념소스, 포장용기 등 주요 재료를 비롯해, 연구개발비·로열티를 비롯한 냉장보관이동에 따른 경유값, 인건비, 임대료, 배달비 등 다양한 요인들이 가격에 영향을 미칩니다.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들이 가격을 올릴 때마다 인건비, 수수료와 원부자재 가격상승 등의 이유로 가격을 올렸죠. 이에 업체들이 가격 인상 근거로 제시한 주원재료인 닭고기 가격을 살펴봤습니다.
치킨 프랜차이즈마다 다소 차이는 있으나 닭고기 9~10호를 주로 사용합니다. 한국육계협회의 닭고기 9~10호 시세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마리당 4천403원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2022년보다 7% 정도 오른 수준입니다.
닭고기의 연평균 시세는 2015년 3천297원에서 2020년 2천865원까지 하락 추세를 보이다가 2021년에는 3천343원으로 올랐습니다.
하지만 올 들어 9~10호 시세는 4일 기준 3천462원으로 지난해보다 오히려 21% 하락했습니다. 향후 닭고기 가격이 변동할 가능성은 있으나 주요 원재료 가격이 하락 추세에 있으니 닭고기 가격 상승으로 인한 치킨 값 인상이 필요하다는 다소 설득력이 떨어집니다.
또 이들이 해명하는 이유 중 하나인 ‘가맹점주들이 가격 인상을 요구했다’는 주장은 일정 정도 설득력은 있습니다.
bhc는 지난달 말 가격인상 요인을 들며 ‘인건비, 수수료와 원부자재 가격상승으로 가맹점주들의 수익 악화로 인한 결정’이라고 했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거래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bhc 가맹점 한 곳당 이익은 18%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해 bhc 가맹본부의 영업익은 1418억2603만9000원으로 전년(1537억9124만4000원)보다 줄었고, 가맹점수는 1770곳에서 1991곳으로 늘었습니다. 가맹점 한 곳당 이익은 2021년 8688만7000원에서 1565만4000원이 감소한 7123만3000원입니다.
가맹본부의 이익이 줄은 것은 맞으나 영업이익률이 27.9%에 달하는 bhc가 가맹점주의 요구를 핑계로 가격 인상에 나선 것에 대해 소비자들의 시선은 곱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bhc 본사의 영업이익률은 경쟁업체인 제너시스BBQ(15.3%)나 교촌(0.5%)에 견줘 현저히 높은 수준이기 때문입니다.
업체들이 대부분 프랜차이즈 가맹점의 수익 악화를 빌미로 가격을 올리고 있으나 판매비와 관리비, 인테리어비용 등을 가맹점에 분담을 요구하고 있는 게 정작 문제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진정 가맹점의 수익을 위한다면 프랜차이즈 가맹본부의 과도한 초기투자비용과 광고판촉비 등 영업 중 부담금을 낮춰 서로 상생하는 방안을 마련해야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입니다.
합리적인 치킨 값으로 국민 간식으로 다시 사랑받을 날을 기대해 봅니다.
종합경제매체 ‘한양경제’가 선보이는 ‘한양why’는 경제·사회·정치 각 분야에서 발생한 이슈나 사건, 동향 등의 ‘이유’를 집중적으로 살펴 독자들이 사건의 이면과 본질을 들여다보기 위한 인사이트를 키울 수 있도록 돕는 기획 코너입니다.
권태욱 기자 lucas45k@hanyang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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