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심 부족' 라두카누, 스비톨리나에 패하며 복귀 대회 2회전에서 종료 [ASB클래식]

엠마 라두카누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돌아온 신데렐라, 엠마 라두카누(영국, 301위)의 복귀 대회가 2회전 만에 막을 내렸다. 2023년 올해의 컴백 플레이어, 엘리나 스비톨리나(우크라이나, 25위)를 벼랑 끝까지 몰아 넣었으나 마지막 고비를 넘기지 못하며 역전패 당했다. 라두카누는 건강한 모습을 보인 것으로 이번 대회를 만족해야 했다.

라두카누는 4일, 뉴질랜드 오클랜드에서 열린 ASB클래식(WTA 250) 2회전에서 스비톨리나에게 7-6(5) 6-7(3) 1-6으로 역전패했다. 경기 감각은 여전히 뛰어났으나 후반으로 갈수록 코트 체력이 떨어지는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라두카누는 1세트 초반만 해도 스비톨리나를 몰아 부쳤다. 스트로크의 정확도가 예리했고 스비톨리나의 결정적인 범실까지 더해지며 5-1로 앞섰다. 무난히 세트를 가져올 것으로 보였지만 연달아 본인의 서브게임 2개를 연달아 내주며 타이브레이크까지 허용했다. 타이브레이크에서 스비톨리나를 잡아내긴 했지만, 결과론적으로 1세트를 조기에 마무리해 체력을 비축할 필요가 있었다.

팽팽했던 2세트도 타이브레이크로 이어졌다. 하지만 라두카누의 집중력이 타이브레이크 막판으로 갈수록 떨어졌다. 3-2로 앞서있던 라두카누이지만 본인의 서브권을 모두 놓쳤다. 힘이 빠진 듯 좀처럼 서브권의 우위를 살리지 못했다. 스비톨리나에게 연달아 5실점하며 2세트를 내주고 말았다. 마지막 포인트는 베이스라인 뒤로 한참 벗어나는 실수를 범하는 등 집중력이 눈에 띄게 떨어진 모습이었다.

3세트는 스비톨리나의 완벽한 페이스였다. 라두카누의 첫 서브 게임을 두 번의 듀스 끝에 브레이크에 성공한 스비톨리나는 4번째 게임에서도 브레이크하며 격차를 5-0까지 벌렸다. 라두카누가 막판 힘을 짜냈으나 이미 승부는 기울어진 후였다.

손목, 발목 수술 후 8개월 만에 이번 대회로 코트에 복귀한 라두카누는 공격 상황에서는 여전히 날카로운 모습을 보여줬다. 2세트 후반, 전위에서 스비톨리나의 패싱샷을 차단하는 발리는 라두카누의 번뜩이는 센스를 볼 수 있는 장면이었다. 하지만 1회전, 2회전 모두 세트올까지 이어지며 체력에서 아직 완벽히 회복하지 못한 모습을 보이고 말았다. 다가오는 호주오픈을 앞두고 코트 체력 강화라는 실전 과제가 생기고 말았다.

반면 1회전에서 캐롤라인 워즈니아키(덴마크, 256위)를 상대로도 듀스 게임에서 극강의 집중력을 선보였던 스비톨리나는 이번 경기에서도 후반으로 갈수록 경기를 지배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경기를 통틀어 52개의 위너(에이스 11개 포함)를 터뜨리는 공격력은 여전했다. 다만 경기 초반 흔들리는 모습을 계속해서 보이고 있는 부분은 우려할만 하다. 

스비톨리나는 대회 5번 시드인 마리 보즈코바(체코, 36위)와 8강에서 격돌한다. 반대편 대진표에서는 이번 대회 톱시드 코코 고프(미국, 3위)가 스트레이트 게임으로 8강까지 오른 상태다.

글= 박성진 기자(alfonso@mediawil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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