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복궁 담장 복구비용 1억원 넘어…“손해배상 청구할 것”

‘낙서 테러’ 19일 만에 가림막 치우고 공개
복구 비용만 1억원 추산
문화재청, 재발 방지 대책도 발표

낙서 제거가 완료된 경복궁 영추문의 모습. 연합뉴스

지난해 12월 스프레이 낙서로 훼손됐던 경복궁 담장이 응급복구를 마치고 공개됐다. 복구에 쓰인 비용이 1억원 이상으로 파악되면서, 정부는 이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하고 복구 비용을 모두 청구하는 등 강력히 대응하기로 했다.

4일 문화재청은 스프레이 낙서로 훼손됐던 경복궁 담장이 복원된 모습을 공개했다. 지난해 12월16일 담장 주변에 가림막을 설치한 이후 19일 만이다.

두차례 발생한 ‘낙서 테러’로 훼손된 담장 구간은 영추문 좌·우측 12.1ｍ, 국립고궁박물관 주변 쪽문 일대 24.1ｍ 등 총 36.2ｍ다.

이번 복구작업에는 국립문화재연구원과 국립고궁박물관 소속 보존 처리 전문가가 투입됐다. 이들은 스팀 세척, 레이저 클리닝 등 화학적 방법과 물리적 방법을 모두 사용해 낙서를 지워냈다. 추후 담장 표면 상태를 점검한 뒤 보존처리까지 끝내야 공정이 완료된다.

총 8일간 진행된 낙서 제거 작업의 전체 비용은 1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됐다. 실제 복구 물품비로만 약 2200만원이 든 것으로 알려졌다.

고정주 경복궁관리소장은 “보존 처리를 담당한 전문인력과 가림막 설치를 담당한 직영보수단의 인건비와 재료비 등까지 고려하면 (전체 비용은) 1억여원으로 추산된다”며 “수사 상황 등을 지켜보며 손해배상을 청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사건들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가 이뤄지면 2020년 문화재보호법 개정 이후 첫 적용사례가 된다.

한편 이날 문화재청은 비슷한 일이 더는 없도록 재발방지 대책도 발표했다. 경복궁을 비롯한 4대궁궐·종묘·조선왕릉 등 주요 문화유산의 안전 관리를 강화하는 내용이 주요 골자다.

우선 4대 궁궐과 종묘 등 주요 문화재의 외곽 담장 순찰을 강화하기로 했다. 또 CCTV 110대를 추가 설치하고 이를 감시 감독할 관리 인력과 관련 예산도 늘릴 계획이다.

문화유산 훼손을 막기 위해 ‘문화재 훼손 신고’ 제도를 널리 알리고 신고자에 포상금을 지급하는 방안도 검토할 예정이다.

최응천 문화재청장은 “작은 낙서도 문화유산에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인식 개선을 위한 활동을 함께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