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남의 뼈 깎는 태영 자구안…홀딩스 내놔라” 최후통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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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과 채권단이 태영그룹 총수 일가를 향해 최후통첩을 날렸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4일 연 기자간담회에서 "티와이홀딩스(태영건설 모회사이자 태영그룹 지주사)는 상장법인인데다 상당 지분을 오너(총수 일가)가 갖고 있다"며 "그 지분을 활용한 현실적인 유동성 제공이라든가 또는 티와이홀딩스 자체의 채무 부담이라든가 이런 것들이 채권단이 요구하고 있는 지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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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과 채권단이 태영그룹 총수 일가를 향해 최후통첩을 날렸다. 앞서 태영그룹이 내놓은 자구안은 “남(채권단)의 뼈를 깎는 노력”(이복현 금융감독원장)에 불과하다며 대신 티와이홀딩스 지분을 내놓으라고 요구했다. 이대로는 워크아웃을 성사시키기 어렵다고 보고 고강도 압박에 나선 것이다. 다만 이는 총수 일가의 그룹 지배력을 담보로 내놓으라는 요구여서 받아들여질지 미지수라는 평가가 나온다.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이 무산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4일 연 기자간담회에서 “티와이홀딩스(태영건설 모회사이자 태영그룹 지주사)는 상장법인인데다 상당 지분을 오너(총수 일가)가 갖고 있다”며 “그 지분을 활용한 현실적인 유동성 제공이라든가 또는 티와이홀딩스 자체의 채무 부담이라든가 이런 것들이 채권단이 요구하고 있는 지점”이라고 말했다. 윤세영 태영그룹 창업회장 일가의 티와이홀딩스 지분(27.26%)을 담보로 잡아 태영건설이 돈을 빌리는 등의 방식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풀이된다.
사재 출연 압박을 총수 일가 전반으로 넓히고도 있다. 채권단은 태영인더스트리 매각대금 중에서 윤재연 블루원 대표이사 몫인 513억원(세후)을 태영건설에 투입하라고 요구했다. 윤 대표이사는 윤세영 태영그룹 창업회장의 막내딸이다. 이제까지는 윤석민 태영그룹 회장과 티와이홀딩스 몫의 매각대금인 1549억원만 거론됐으나, 태영그룹이 약속을 어기고 이 중 890억원을 태영건설이 아닌 티와이홀딩스에 투입하자 추가 압박에 나선 것이다. 이 원장도 이날 “(매각대금 중에서) 대주주 일가가 갖고 있는 개인 명의의 자금은 따로 파킹이 돼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의심을 채권단에서 갖고 있다”고 했다.
이런 요구는 채권단의 최후통첩에 가깝다는 해석이 나온다. 태영그룹이 기존에 내놓은 자구안은 채권단 기대에 크게 못 미친다는 평가를 받았다. 태영인더스트리 매각대금을 제공하겠다는 약속을 이미 어긴데다, 가장 환금성이 좋은 계열사로 꼽히는 블루원 매각대금도 티와이홀딩스 연대채무를 갚는 데 우선 쓰겠다고 밝힌 탓이다. 자구안의 총규모는 태영건설이 밝힌 우발채무 2조5천억원에 비추면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태영그룹은 에스비에스(SBS)를 매각하라는 채권단 요구에도 “방송법상의 제약이 많다”고 하며 선을 그어왔다. 총수 일가가 에스비에스 대신 지주회사 지분을 제공하라는 요구가 제기된 배경이다.
태영그룹은 아직까지 굽히지 않는 분위기다. 티와이홀딩스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사재 출연 계획을 발표했다. 기존에 약속된 윤석민 회장의 태영인더스트리 매각대금 416억원 외에 68억원이 추가되는 데 그쳤다. 각종 계열사 매각대금에 대해서도 “(티와이홀딩스 연대채무를) 상환하는 데 일부 사용될 가능성은 있다”고 재차 밝혔다. 티와이홀딩스 지분 제공 등은 아예 언급하지 않았다. 한 금융당국 관계자는 “총수 입장에서는 그룹 경영권을 담보로 내놓으라는 것이어서 쉽게 굽히고 들어오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워크아웃 성사를 가르는 분수령은 이번 주말이 될 전망이다. 이 원장은 “이번 주말을 전후한 시점을 크게 넘게 되면 (태영건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 입장에서는 채권단을 설득할 시간이 많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를 갖고 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워크아웃이 무산돼 회생절차를 밟게 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이날 태영건설 주가는 전날보다 5.39% 떨어진 3070원에 장을 마쳤다.
이재연 기자 ja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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