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할아버지 ‘마음의 빚’ 갚겠다며…부산에 뜬 이 남자 [금배지 원정대]
부산 서·동구 출사표 김인규 전 대통령실 행정관
YS정신 살린 ‘통합과화합’ 포럼
부산에 대한 애착이 생긴 계기
“할아버지 7선 지낸 정치적 고향
수십년 낙후된 환경 개선에 주력”
◆ 제22대 국회의원선거 ◆
부산 서구는 김영삼(YS) 전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으로 불리는 곳이다. 김 전 대통령은 서구에 위치한 경남중·고등학교를 졸업했고, 제5~10대·13대 국회의원에 총 7번 이 곳에서 당선됐다. 9선 국회의원 이력 중 대부분을 부산 서구에서 보낸 것이다. 1953년 26살 나이에 당시 경남 거제군에 출마해 당선됐고, 마지막 국회의원인 14대 총선 때는 전국구 1번이었으니 처음과 끝을 빼면 부산이 대통령 김영삼을 만들어낸 셈이다.
그런 YS의 정치적 고향에서 YS의 손자가 대를 이어 출사표를 던졌다. 김 전 대통령의 손자이자 김현철 김영삼대통령기념재단 이사장의 아들인 김인규 전 대통령실 행정관이 그 주인공이다. 부친인 김현철 이사장은 2004년 제17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거제시에 무소속으로 출마했다가 후보를 사퇴했다. 정치적 재기를 수차례 시도했으나 금배지를 다는 데는 실패했다.
김 전 행정관은 “지난 대선 당시 부산에 가서 청년 조직을 만들어보라는 말씀에 할아버님의 유훈인 ‘통합과 화합’이란 이름으로 포럼을 만들었다”며 “포럼 활동과 행사를 하면서 자연스레 부산에 대한 관심과 애착이 생겼다”고 말했다.
부산에 진 ‘마음의 빚’도 김 전 행정관의 발길을 부산 서동으로 향하게 한 결정적인 계기다. 김 전 행정관은 “부산에 처음 왔을 때 지역에 계신 원로분들이 ‘YS가 대한민국의 대통령이었지 서구의 대통령은 아니지 않았나. 아직도 원도심은 많이 낙후돼있다’는 말씀을 주신 분들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래서 할아버님의 호인 ‘거산’과 같은 크고 높은 정치를 지향하되 서구와 동구의 발전을 위해 온 힘을 다해보자고 결심했다”고 강조했다.
이 지역구는 대표적인 원도심 지역으로 보수 정당 지지세가 큰 곳이다. 원도심인 만큼 청년층 인구 유출이 크고 노년층 인구 비율이 높다. 부산 서구는 1990년 3당 합당 이후 모두 보수정당 후보들이 당선됐다. 부산 동구 역시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당선된 13대 총선 이후부터는 민주당계 당선자를 한 명도 배출하지 못했다.
원도심을 발전시킬 방안도 김 전 행정관이 눈여겨보고 있는 과제다. 그는 “무엇보다 원도심의 열악한 주거환경을 개선하고 싶다”며 “산복도로 일대에 방치된 빈집에 대한 대책이 있어야 하고, 인근 주민들의 소규모 노후주택에 대해 정밀 안전진단을 실시하는 등 전폭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 전 행정관은 ‘789세대’(70·80·90년대생)로서의 정체성을 자신의 강점으로 내세웠다. 그는 “고령화 사회 해소, 인구 감소 대처, 글로벌 시대에 맞는 청년 인재 양성과 기용 등의 과제들은 시대정신을 관통하고 있는 789세대들이 가장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는 이슈들”이라고 말했다.
김 전 행정관이 오는 4월 총선을 앞두고 쟁쟁한 후보들을 제치고 부산 서구에서 ‘YS정신’을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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