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출판 현실서 책의 앞날 보여준 책들"[한국출판문화상 시상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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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사가 주최하는 제64회 한국출판문화상 시상식이 4일 서울 중구 연세재단 세브란스빌딩 지하 1층 대회의실에서 열렸다.
1960년 제정된 한국출판문화상은 2023년 출판된 책 중 저술(학술), 저술(교양), 번역, 편집, 어린이·청소년 등 5개 부문 우수 도서에 시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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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문화정책 분야의 혼란과 경제위기가 겹쳐 한국의 출판계는 총체적 위기를 맞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출판계는 반세기 동안에 착실히 연마된 저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수상자들이 우리 사회가 직면한 혼란과 갈등을 이겨낼 수 있는 지혜와 꿈을 키워주시길 부탁드린다." (백승종 한국출판문화상 심사위원장)
한국일보사가 주최하는 제64회 한국출판문화상 시상식이 4일 서울 중구 연세재단 세브란스빌딩 지하 1층 대회의실에서 열렸다. 1960년 제정된 한국출판문화상은 2023년 출판된 책 중 저술(학술), 저술(교양), 번역, 편집, 어린이·청소년 등 5개 부문 우수 도서에 시상한다. 이번에는 어린이·청소년 부문에서 공동 수상작이 나와 모두 6종 책의 저자, 역자, 출판사 등이 상금과 상패를 받았다.
저술 학술 부문 수상자인 '빈곤과정'(글항아리 발행)을 쓴 조문영 연세대 문화인류학과 교수는 "빈곤 문제는 '약자 복지'로 고립시켜선 안 될 공중의 의제"라며 "이 책이 우리 모두 연루된 사회적 고통의 주름을 살피고, 나아가 우리가 어떤 세계에 살고 싶은가를 새롭게 질문하도록 돕는 안내서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저술 교양 부문에서 상을 받은 '동물권력'(북트리거) 저자 남종영 전 한겨레 기자는 "취재를 하고 서사를 만들고 책을 쓰는 것은 바느질과 비슷하다"며 "자기주장에 맞는 몇 가지 사실로 듬성듬성 '시침질'을 하지 않고, 서로 모순되는 팩트와 1차 자료를 거쳐 '박음질'을 하듯 서사를 만드는 논픽션을 써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번역 부문에선 '20세기, 그 너머의 과학사'(뿌리와이파리)를 옮긴 김동광·김명진 번역가가 수상했다. 김명진 번역가는 "책은 냉전 시기 과학사에 대한 개인적 관심이 낳은 산물이었고, 앞으로도 이 주제에 관심을 두고 번역과 저술활동을 이어가려고 한다"며 "이번 수상으로 과학사 분야의 중요성을 인정받아서 기쁘다"고 말했다. 김동광 번역가는 "흔치 않은 과학사 분야 번역서에 영예로운 상이 주어져 의미가 더욱 크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어린이·청소년 부문 공동수상자인 '잘 헤어졌어'(문학과지성사)의 김양미 작가는 "작품을 쓰는 동안 많은 만남과 헤어짐을 겪으며 단단해지기도, 유연해지기도 했다"며 "상 덕분에 이 책과도 더 '잘' 헤어지고, 다음 책을 '잘' 만나게 될 것 같다"라고 말했다. 공동수상자인 '받침구조대'(만만한책방)의 곽미영 작가는 "계속 글을 써도 될까 하는 막막함이 앞을 막았던 시기에 상을 받아서 용기를 얻었다"며 "자신을 갖고 받침구조대의 뒤를 잇는 이야기를 열심히 쓰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지은 그림작가도 "캐릭터들이 많은 사랑을 받아 기쁘다"며 "앞으로도 작고 사랑스러운 친구들의 이야기를 만들고 싶다"고 했다.
편집 부문 수상작 '오뇌의 무도, 주해'는 소명출판사가 펴낸 책이다. 박성모 소명출판사 대표는 "학술서이기 때문에 더 정확하고 미학적으로 공들여야 한다는 신념으로 20년간 책을 만들어왔다"며 "많은 사람이 상업성만 좇는 시대이지만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앞으로도 우리의 소명이 무엇인지 '책'으로 보여드리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시상식에는 김수영 한양여대 문예창작과 교수 등 심사위원과 이성철 한국일보 사장 이외에 수상자 가족·친지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손효숙 기자 sh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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