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뼈 깎는 자구안" 금감원장 태영 직격

채종원 기자(jjong0922@mk.co.kr) 2024. 1. 4.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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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복현 금융감독원장(사진)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로 기업구조 개선작업(워크아웃)을 신청한 태영건설 '자구계획'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태영건설이 아닌 오너 일가(를 위한)의 자구 계획"이라며 "자기 뼈가 아닌 남의 뼈를 깎았다"는 표현까지 썼다.

그는 향후 채권단을 설득해볼 만한 새로운 자구안을 태영이 이번주 말까지 마련하지 못하면 워크아웃이 무산될 수 있다는 의향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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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너家 1원도 안내놓으려 해"
워크아웃 무산까지 암시하며
주말까지 대안 마련 최후통첩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사진)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로 기업구조 개선작업(워크아웃)을 신청한 태영건설 '자구계획'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태영건설이 아닌 오너 일가(를 위한)의 자구 계획"이라며 "자기 뼈가 아닌 남의 뼈를 깎았다"는 표현까지 썼다.

이번주 말까지 제대로 된 자구안을 내놓지 않으면 워크아웃이 무산될 수도 있다는 뜻을 비치며 사실상 최후통첩을 날렸다. 지난 3일 태영그룹이 발표한 자구계획에 사재 출연을 포함하지 않는 등 희생 의지는 보이지 않고 대주주 손실만 줄이려는 행태라고 판단한 것이다. 이 원장의 작심 발언은 관련 업계에서 '태영을 결국 살려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추측이 나오는 데 대한 경고 성격도 담겼다는 평가다.

4일 이 원장은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태영건설은 워크아웃 신청 시 약속한 최소한의 자구책마저도 시작 직후부터 지키지 않아 당국은 우려와 경각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원장은 3일 공개된 자구계획에 대해 "오너 일가는 자회사 매각 등으로 현금 유동자산이 수천억 원이나 있음에도 워크아웃 계획에는 단돈 1원도 포함하지 않았고 바인딩 있는(구속력 있는) 형태로 공헌할 계획도 넣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부동산 호황기에 태영건설은 시공·시행을 한꺼번에 맡으며 1조원이 넘게 벌었고 그 상당 부분이 오너 일가 재산 증식에 쓰였다"면서 "반면 부동산 침체기에 들어가자 손실을 대주주가 아닌 협력업체·수분양자·채권자가 떠안았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태영건설 오너가 행태를 이 원장은 '견리망의(見利忘義·이익을 보면 의리를 잊는다)'로 표현했다. 그는 향후 채권단을 설득해볼 만한 새로운 자구안을 태영이 이번주 말까지 마련하지 못하면 워크아웃이 무산될 수 있다는 의향도 내비쳤다. 이 원장은 "오는 11일 제1차 채권단협의회 당일에 방안을 내놓고 (채권단에) 동의하라고 할 수 없다"며 "주말을 넘기면 설득할 시간이 많이 남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11일이 지나도 이 이슈가 계속될 것이라고 기대한다면 그건 아닐 것"이라면서 "모든 경우의 수를 준비 중"이라고 강조했다.

[채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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