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인 이쯤 되면 '우승 요정', AG 금메달→PSG 슈퍼컵→韓축구 64년 숙원까지 풀러간다

이원희 기자 2024. 1. 4.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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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이원희 기자]
이강인. /사진=뉴시스 제공
골을 넣고 기뻐하는 이강인(왼쪽). /AFPBBNews=뉴스1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에 이어 이적 후 첫 우승트로피까지 들어올렸다. 이제는 한국축구의 64년 묵은 숙원을 풀러 갈 차례다. 주인공은 '황금재능' 이강인(23·파리 생제르맹)이다.

이강인의 소속팀 파리 생제르맹(PSG)은 4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의 파르크 데 프랭스에서 열린 2023 트로페 데 샹피온(프랑스 슈퍼컵) 툴루즈와 경기에서 2-0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PSG는 프랑스 슈퍼컵 우승을 차지했다. 프로페데 샹피온은 프랑스 리그1 우승팀과 쿠프 드 프랑스(프랑스컵) 우승팀이 단판 승부를 벌여 우승팀을 결정하는 대회다. 지난 시즌 PSG는 리그1, 툴루즈는 프랑스컵 정상에 올랐다. 두 팀의 맞대결에서는 PSG가 웃었다. PSG는 이 대회 역대 최다 12회 우승을 기록했다.

대한민국 미드필더 이강인은 결승골을 터뜨려 우승 주인공으로 올라섰다. 결승골은 전반 3분 만에 터졌다. PSG 공격수 우스망 뎀벨레가 페널티박스 오른쪽에서 컷백 패스를 내준 것을 이강인이 달려들어 왼발로 마무리 지었다. 상대 수비 2명, 골키퍼조차 꼼짝 없이 당할 수밖에 없는 번뜩이는 움직임이었다. 이강인의 결승골 덕분에 기분 좋게 경기를 시작한 PSG는 부담을 덜고 경기를 풀어나갔다. 팀 에이스 킬리안 음바페도 전반 45분 쐐기골을 뽑아냈다. 환상적인 돌파를 앞세워 상대 수비를 무력화시킨 뒤 정확한 슈팅을 날려 골망을 흔들었다.

프랑스 리그1 사무국은 '결승골 주인공' 이강인을 공식 '최우수선수(Man of the match)'로 선정했다. 승리 후 이강인은 매치볼에 자신의 사인을 남겼다. 또 우승 메달도 목에 걸었다. 이강인은 밝은 얼굴로 포즈를 취하는 등 우승 세리머니를 즐겼다.

유럽축구통계사이트 풋몹은 이강인에게 높은 평점 8.3을 매겼다. 팀에서 4번째로 높은 평점이었다. 평점 2위 음바페(평점 8.5), 3위 잔루이지 돈나룸마(평점 8.4)와 비교해도 큰 차이가 없었다. PSG 풀백 아치라프 하키미가 가장 높은 평점 8.7을 기록했다. 또 다른 통계매체 소파스코어에서는 이강인의 평점으로 8.0을 주었다. 팀 3위에 해당하는 높은 점수였다.

공식 MOM을 받은 이강인. /사진=PSG SNS
경기에 집중하는 이강인(가운데). /AFPBBNews=뉴스1
이강인의 결승골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PSG가 프랑스 절대 1강이긴 하지만, 툴루즈는 만만히 볼 상대가 아니었다. 툴루즈에는 유럽축구가 주목하는 특급 유망주들이 여럿 있다. 특히 네덜란드 공격수 티스 달링가는 올 시즌 팀에서 가장 많은 리그 5골을 터뜨렸다. 이날도 PSG는 전체슈팅에서 14대17로 밀렸다. 유효슈팅도 툴루즈가 6개로 더 많았다. PSG의 유효슈팅은 5개였다. 하지만 이강인이 이른 시간 득점을 올리면서 PSG도 승기를 잡았다.

PSG 소식을 주로 다루는 PSG 토크 역시 "PSG는 툴루즈를 누르고 루이스 엔리케 감독 체제에서 첫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또 첫 번째 트로피를 차지한 선수는 이강인이다. 한국 선수 이강인은 경기 시작 5분도 되지 않아 득점을 올려 승리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칭찬했다.

이 골로 이강인은 시즌 3호골을 작성했다. 정규리그에서 1골, 유럽챔피언스리그에서도 1골을 기록한 바 있다. 또 이강인은 PSG 이적 후 첫 우승을 경험했다. 스페인 마요르카에서 활약했던 이강인은 지난 해 여름이적시장을 통해 PSG 유니폼을 입었다. 이적 첫 시즌부터 쟁쟁한 월드클래스 선수들을 제치고 주전 멤버로 활약 중이다. 이날도 이강인은 팀 4-3-3 포메이션의 왼쪽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했다. 비티냐, 워렌 자이레 에메리와 미드필더로 나섰고, 스리톱 음바페, 브래들리 바르콜라, 우스망 뎀벨레를 지원했다. 이날에는 PSG의 우승까지 이끌었다.

PSG 선수단 우승 세리머니. /사진=PSG SNS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따낸 이강인.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벌써부터 우승 커리어가 쌓이기 시작했다. 지난 해 9월부터 10월까지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에도 참가해 한국 대표팀의 금메달에 일조했다. 매 경기 화려한 개인기와 자로 잰 듯한 패스 실력을 과시했다. 덕분에 황선홍 감독이 이끈 아시안게임 축구대표팀은 대회 결승에서 숙적 일본을 누르고 우승을 차지했다. 이강인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강인은 스페인 발렌시아에서 뛰던 2018~2019시즌 팀이 코파 델 레이 우승을 이뤄냈으나, 당시 이강인은 2019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에 참가하느라 우승 현장에 함께하지 못했다. 이강인은 U-20 월드컵 준우승을 이끌었지만, 소속팀 우승과 관련해선 아쉬움이 있었다. 하지만 이번 PSG 우승을 통해 한을 풀어냈다. 이쯤 되면 '우승 요정'이라고 불러도 될 정도다.

이제 이강인의 시선은 2023 카타르 아시안컵으로 향한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의 부름을 받은 이강인은 이제 한국 축구대표팀에 합류한다. 이달 12일부터 열리는 카타르 아시안컵에 참가할 예정이다. 한국은 아시아에서 손꼽히는 강호이지만, 유독 아시안컵 우승과는 인연이 없었다. 1956년과 1960년 대회에서 정상에 오른 것이 마지막 우승이었다. 이번 대회를 통해 64년 만의 우승에 도전한다.

이강인. /사진=뉴시스 제공
이강인(왼쪽)과 손흥민. /사진=뉴시스 제공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3위의 한국은 조별리그 E조에 속해 바레인(86위), 요르단(87위), 말레이시아(130위)와 경쟁한다. 오는 15일 바레인과 조별리그 1차전을 치르고 20일 요르단, 25일 말레이시아를 차례로 상대한다. 이번 대회는 24개국이 출전해 6개 조로 나뉘어 조별리그를 치른다. 이후 각 조 1, 2위 12개 팀이 16강에 진출한다. 남은 4자리는 각 조 3위 중에 성적이 좋은 상위 4개 팀이 16강에 합류한다. 이강인이 아시안컵 우승까지 이끈다면 엄청난 우승 커리어를 완성할 수 있다.

물론 PSG에는 안 좋은 소식이다. 약 한 달 정도 아시안컵 일정을 소화하는 이강인의 공백을 메워야 한다. 이강인뿐 아니라 오른쪽 풀백 하키미도 아프리카 네이션스컵에 참가하기 때문에 더욱 아쉬운 상황이다. 하키미는 모로코 대표팀에서 활약하고 있다. 프랑스 풋 메르카토는 "PSG는 이강인과 하키미가 몹시 그리워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강인. /사진=PSG SNS
아치라프 하키미. /사진=PSG SNS
한편 클린스만호는 현재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전지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아시안컵을 위한 마지막 담금질이다. 오는 6일에는 현지에서 이라크와 평가전을 통해 최종 모의고사를 치른다. 10일에는 '결전지' 카타르에 입성한다.

클린스만 감독은 아부다비로 떠나기 전에 열린 출정식에서 "넘치는 에너지와 충분한 믿음을 가지고 카타르로 향한다. 국민 여러분들과 이 자리에 함께한 여러분들을 위해 64년 만의 우승컵을 들어올릴 수 있도록 하겠다. 6주 뒤에 좋은 모습, 좋은 성적으로 뵙겠다"고 힘찬 각오를 전했다.

▶ 2023 카타르 아시안컵 최종명단 (26명)
GK: 김승규(알샤밥), 조현우(울산HD), 송범근(쇼난벨마레)
DF: 김영권, 정승현, 김태환, 설영우(이상 울산HD), 김진수(전북현대), 이기제(수원삼성), 김주성(FC서울), 김지수(브렌트포드),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MF: 이재성(마인츠), 황인범(츠르베나 즈베즈다), 정우영(VfB 슈투트가르트), 이순민(광주FC), 문선민, 박진섭(이상 전북현대), 박용우(알아인), 홍현석(KAA헨트),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황희찬(울버햄튼), 손흥민(토트넘), 양현준(셀틱)
FW: 조규성(미트윌란), 오현규(셀틱)

이강인.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지난 달 28일 2023 카타르 아시안컵 최종명단 발표회에서 인터뷰에 임하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이원희 기자 mellorbiscan@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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