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준열 "뉴진스보다 박진영!"…'외계+인' 잡는 재치 [인터뷰]
아이즈 ize 김나라 기자
배우 류준열(37)이 재치 만점 입담으로 신작 '외계+인' 2부에 대한 관심을 높였다.
류준열은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소격동 한 카페에서 아이즈(IZE)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오는 10일 극장가에 마침내 '외계+인'(감독/각본 최동훈) 2부를 선보이는 그는 영화와 관련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지난 2022년 여름 1부 개봉 이후 약 1년 반 만에 무륵 캐릭터로 다시 돌아온 류준열. 후속작인 '외계+인' 2부는 치열한 신검 쟁탈전 속 숨겨진 비밀이 밝혀지는 가운데 미래로 돌아가 모두를 구하려는 인간과 도사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2부에서 류준열은 특유의 개성 넘치는 연기력으로 업그레이드된 볼거리를 한층 살린다. 진중함과 유머러스함을 절묘하게 오가며 매력적인 도사 캐릭터를 만들어냈을 뿐만 아니라 이안(김태리)과 깊어진 케미를 형성, 든든하게 극을 이끈다. 더불어 화려한 액션 열연까지 눈부신 존재감을 뽐낸 류준열이다.
먼저 류준열은 '외계+인' 2부 개봉을 앞둔 남다른 소감을 밝혔다. '쌍천만 감독' 최동훈을 필두로 류준열, 김태리, 김우빈, 이하늬, 염정아, 조우진, 김의성, 진선규, 소지섭 등 충무로 대표 배우들이 의기투합한 '외계+인' 프로젝트. 총 제작비 약 700억 원 투입에, 387일이라는 한국 영화 역사상 최장 프로덕션 기간을 거친 끝에 완성됐다.
뜻깊은 여정을 끝마친 만큼 류준열은 "마음 같아선 1, 2부를 한 번에 개봉해서 보고 싶을 정도로 이 영화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다. 387일 동안의 대장정이 드디어 끝난다고 하니까, 감회가 새롭다. 드디어 내가 낳은 아이를 보내주는 듯한 느낌이 들 정도다"라고 감상에 젖었다.
안타깝게도 1부는 누적 관객 수 153만 명을 겨우 넘기며 씁쓸한 성적표를 받아들인 바. 그럼에도 류준열은 겸허한 자세로 2부 개봉을 기다리며 열성적으로 홍보활동에 임하고 있다. 그는 "배우로서, 한 인간으로서 준비하고 작업한 것에 대한 결과가 매번 좋을 수는 없다. 항상 각오를 하고 있었기 때문에 '외계+인' 1부의 결과 역시 같은 마음이다. 관객분들의 아쉬운 반응은 알고 있으나 작품이 세상에 나왔을 때 배우든 제작진이든 컨트롤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기에 받아들이고 다음 걸 준비했다"라고 가히 믿고 보는 배우다운 품격을 드러냈다.
이내 류준열은 "후회 없이 작품에 임했다는 것만은 확실하게 말씀드릴 수 있다"라며 2부에 대한 자신감을 엿보게 했다. 그는 "'외계+인'이 두 편으로 나누어지긴 했으나 결국 하나의 이야기이기에 마지막 단추를 잠그는 것에 있어 빨리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이다. 2부에 우리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명확히 나오면서 사람과 사람의 인연, 운명 등 메시지가 잘 녹아들어 마음이 편하다. 2부를 보시면 '이 친구들이 이런 얘기를 하려고 1부에서 이렇게 영화를 끊었구나' 이해가 되실 거다"라며 영화를 향한 확신을 강조했다.
특히 류준열은 "'외계+인' 2부를 통해 기술적 발전을 몸소 확인하고 느꼈다. 애초부터 기술적인 부분에 의심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외계+인' 2부를 보며 '아 여기까지 왔구나' 하는 놀라움이 들며 행복했다"라고 자부심을 피력했다.
2018년 데뷔 초 영화 '리틀 포레스트'(감독 임순례)로 호흡을 맞췄던 김태리와 어엿한 베테랑 배우가 되어 재회한 소회는 어떨까. 작년 류준열은 영화 '올빼미'(감독 안태진)로 백상예술대상 최우수연기상을 수상하고, 김태리 또한 김은희 작가의 드라마 '악귀'로 SBS 연기대상의 대상 트로피를 차지하는 성장을 일군 바 있다.
류준열은 "(김)태리랑은 '리틀 포레스트' 때와 대화의 내용이 달라졌다. 그때만 해도 서로 모르는 거 있으면 알려주고 그랬던 시기였다. 그게 아직도 재밌다. 당연한 걸 서로가 모를 때라서. '그걸 몰라?' 하며 알려주고, '이런 거구나 저런 거구나' 했던 시간이 있었는데 이제는 그런 게 없어졌다(웃음). 예전에 태리와 (진)기주의 촬영장에 놀러 갔다가 '다음 작품 뭐해?' 묻기에, '엄청난 거 준비하고 있다' 하며 허풍을 떨었던 적이 있다. 서로가 '외계+인'에 출연하는 걸 알면서도 모른 척 묻고 답하고, 장난을 친 거였다. 그런 순간들이 생각나면서 정말 재밌다"라고 병아리 시절을 추억했다.
이어 그는 "아주 신인이었을 때 한 작품을 함께했던 배우와 다시 만난 인연이라는 게, 시간이 지나는 순간들을 같이 겪는 게 무척 재밌다. 그래서 앞으로 다른 배우들과의 호흡도 기대가 된다"라고 덧붙였다.
김태리의 대상 수상엔 현실 절친의 반응을 보이며 폭소를 유발하기도. 류준열은 "제가 TV, 뉴스를 잘 안 봐서 사실 김태리의 대상 수상 소식을 몰랐다. '외계+인' 팀이 모인 자리에서 다들 축하해 주는 분위기가 됐기에 마치 알았던 것처럼 축하를 해줬다"라고 위트 있게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그러면서도 류준열은 "근데 (김태리의 대상이) 별로 놀랍지 않은 게 태리가 워낙 작업을 함에 있어서 많이 고민하고 진중한 배우다. 늘 준비된 배우란 걸 제가 이미 잘 알고 있어서 놀랍지 않았다"라고 칭찬을 잊지 않았다. 이에 김태리는 "별꼴이다"라고 화답한 바, 허물없는 우정을 확인케 했다.
또한 류준열은 "김태리, 김우빈, 염정아 누나 등 이 영화를 찍으면서 만났던 동료 배우들이 워낙 좋은 영화에 많이 나오는 배우들이지 않나. '이 멤버랑 같이 작업을 하다니, 이런 연이 이렇게도 모일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이게 바로 영화에 묻어나는구나' 느꼈다"라고 '외계+인'의 끈끈한 팀워크를 내세웠다.
최동훈 감독에겐 책임감을 배웠다며 깊은 존경심을 표했다. 류준열은 "감독님께서 '모든 게 내 탓'이라고 말씀하셨는데 '여러 명이 나눠 먹을 욕, 한 사람이 먹으면 되지' 하는 태도가 절대 아니다. 결국엔 모든 책임은 본인에게 있다는 게 영화가 잘 됐을 때, 못 됐을 때를 두고 하는 얘기가 아니라 작업 방식에 대한 책임감, 그런 태도가 내내 묻어 있어서 나온 말씀인 거다. 감독님의 그 마음이 어떤 마음인지 알기에, 그 지점에 있어서 가장 많이 배웠다. 덕분에 행복하고 즐거웠다"라고 박수를 보냈다.
더불어 류준열은 "다양한 액션을 경험했는데, 또 많이 배운 것 중 하나가 '리허설'인 거 같다. 이전엔 단순히 합을 맞추며 서로 다치지 말자는 약속, 예의 정도에 집중했다면 '외계+인'을 통해 상대 배우와 어떤 관계를 맺고 작업하는 과정을 거치는 게 액션은 물론, 연기에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많이 느꼈다. 내가 이 사람을 느끼고 아는 것, 이게 되었을 때 완성된다는 걸 느껴서 리허설이 다르게 다가오더라. 상대가 오늘 촬영에 있어서 어떤 마음일까, 다 알지는 못하더라도 히스토리를 좀 알고 가깝게 지내면 믿고 맡긴 채 연기할 수 있다는 걸 깨달았다. (김)우빈이와도 겹치는 촬영 분량이 많지 않았지만 서로 개인적인 대화를 많이 나누며 친해졌다. 그런 교감이 영화에 잘 담긴 것 같다"라고 전했다.
류준열은 '외계+인' 시리즈로 필모그래피에 또 하나의 굵직한 작품을 새기며 크게 도약한 모습이다. 그는 "너무 힘들게 쏟아부으니까, '여러 명이서 굳이 이 작은 걸 갖고 이렇게 지지고 볶고 해야 해?' 싶은 순간들도 있다. 그렇지만 의심하지 않고 좋은 작품이 나올 거라는 게 점점 느껴지기도 한다. 그런 점에서 '외계+인' 시리즈는 정점에 닿은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얼마나 잘 먹고 잘 살려고 이 고생을 하나'라는 농담 같은 얘기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이 작품으로 맺은 인연을 통해서 내일 살아감에 있어서 힘이 되고 보탬이 되는 순간들이 쌓여 강해졌다. 단순히 387일 동안 찍어서 그런 건 아닌 거 같다. '외계+인' 작업으로 '이제 내가 이런 지점까지 고려하고 있구나' 깨달은 부분이 많아서 스스로 뿌듯하다"라고 의미를 짚었다.
뿐만 아니라 류준열은 인터뷰 말미 가수 박진영을 언급하며 해명(?) 시간을 갖기도 했다. 그는 지난해 연말 제44회 청룡영화상에서 박진영의 파격적인 축하무대에 인상 깊은 리액션을 남겨 뜨거운 화제를 모았다. '움짤'(움직이는 이미지)이 생성되어 확산, 네티즌들을 한바탕 웃음 짓게 했다.
이에 류준열은 "분명 오해가 있었다. 시상식 객석에 앉아 있으면 여러 가지 생각이 든다. 특히나 후보에 오르면 스태프분들이 혹여나 하는 마음에 너무 좋아하니까 더 그렇다. 너무나 바쁘고 정신이 없는 날이라 배우가 상을 받으면 행복해하는 거다. 근데 그날 아쉽게도 저는 상을 못 타지 않았나. 고생을 엄청 한 스태프분들에게 끝나고 나가서 어떤 위로의 말을 드려야 할까 그런 고민에 빠져 있었다"라고 진지하게 답변해 더욱 웃음을 자아냈다.
또 그는 "그리고 또 그때 어떤 상황이었는지 얘기하자면 뉴진스 축하무대부터 말해야 한다. 옆자리에 앉은 (안)은진이가 뉴진스가 나와서 정말 신난 거다. '그거 알아? 저 멤버는 팬데믹 때 초등학생이었대' 이런 얘기를 해줘서 '진짜' 하며 열심히 듣고 있었다. 박진영 선배님 무대 때는 '우리나라에 저렇게 할 수 있는 사람이 누가 있을까. 그래도 나이가 꽤 있으실 텐데' 하기에, 저도 '대단하다' 감탄하고 있던 거였다. '나라면 과연 저렇게 할 수 있을까', 의미를 알고 다시 보시면 진짜 정확히 맞아떨어진다. 자막 넣기 나름인 거 같다"라고 귀엽게 해명을 늘어놨다.
이내 류준열은 '만능 짤' 탄생을 자축, 유쾌하게 마무리를 지었다. 그는 "이튿날 '큰일 났어, 너! 지금 난리 났어!'라는 연락을 엄청 많이 받았다. '내가 무슨 엉뚱한 짓을 했구나' 싶었다. 정말 생일 때보다도 더 연락을 많이 받았고 몇 날 며칠 동안 그 '짤'이 쉬지 않고 왔다. 지금은 좋은 필모그래피가 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감사드린다. 크리스마스, 신년 인사 등 진짜 '만능 짤'이다. 아주 행복하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끝으로 류준열은 "뉴진스 대 박진영"이라는 짓궂은 질문에 "박진영 선배님!"이라고 외치며 "선배님의 무대에서 그의 30년, 지치지 않는 열정과 에너지, 걸어가야 할 길이 보였다. 정말 선배님을 리스펙트(respect) 한다. 부디 선배님이 오해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고 오늘 이 대화를 통해 제 마음이 잘 전달되었으면 좋겠다"라고 애정 가득한 메시지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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