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DJ·北이 주도한 내란" 인쇄물 돌린 인천시의회 의장
허식 "문재인 구속", "우리 교육은 공산주의 교육" 등 수차례 구설수
민주당 중앙당 "허식 제명하라"…광주시당 "진상조사하고 징계 해야"
인천시의회 의장이 5·18 민주화운동을 폄훼하고 역사를 왜곡하는 내용의 인쇄물을 동료 의원들에게 배포해 논란을 사고 있다.
5·18 북한개입설 등 40쪽 분량 인쇄물 시의원들에게 배포
4일 인천시의회에 따르면 허식 인천시의회 의장은 지난 2일 시의회 의원 40명의 의원실에 국내 한 인터넷신문이 발행한 인쇄물을 배포했다. 이 인쇄물은 해당 신문사 제호와 함께 '5·18 특별판'이라는 제목이 달렸다. 발행일과 발행인, 편집인이 적혀 있지 않은 일종의 '호외판'이다.
총 40면으로 제작된 신문 형태의 인쇄물에는 "5·18은 DJ세력·北이 주도한 내란"이라거나 '5·18 유공자 상당수가 5·18과 관련 없는 인물'이라는 등 5·18 민주화운동을 폄훼하는 주장이 담겼다.
해당 인쇄물의 내용은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등 혐의로 기소돼 지난해 1월 징역 2년을 확정받은 지만원(81)씨가 지속적으로 제기했던 5·18 북한개입설과 유사하다. 당시 지씨는 5·18 민주화운동에 참여한 시민들을 '광주 북한특수군'이라고 지칭하는 등 자신의 홈페이지와 저서를 통해 허위사실을 퍼트린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국민의힘 소속인 허 의장은 해당 인쇄물 배포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소속 시의원들이 항의하자 일부를 회수했다. 이와 관련해 허식 의장은 비서실 직원에게 해당 인쇄물을 제작한 신문사로 가 인쇄물 100부를 받아오라고 지시한 것으로 파악됐다. 인천시의회는 해당 인쇄물을 받아오면서 시의회 예산으로 비용을 지불하지 않았지만, 누가 얼마의 경비를 냈는지 밝히지 않았다.
허 의장은 "동료 의원에게 참고하라고 신문(인쇄물)을 보낸 것은 맞다"면서 "내용에 찬성하거나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홍보실을 통해 공식 해명했다.
허식 "문재인 구속", "우리 교육은 공산주의 교육" 등 수차례 구설수
허 의장 발언이 논란이 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허 의장은 2022년 8월 행정안전부의 '경찰국 신설'에 반대하는 일선 경찰을 '나부랭이들'이라고 비하하고 문재인 전 대통령을 구속하라는 내용의 글을 공유해 물의를 빚었다.
그는 당시 "당장 문재인부터 검찰 소환해라. 지금 당장 문재인부터 잡아넣어라. 가능한 모든 수단 동원해 구속하라. 경찰 나부랭이들 그때도 까불면 전부 형사처벌해라. 이건 내전 상황이다"라는 내용의 글을 공유했다.
또 지난해 10월31일 인천교육청이 연 '제2회 세계를 품은 인천교육 한마당 개막식'에서 축사를 하는 도중에는 "인천을 포함한 한국 교육 전반이 공산주의를 교묘하게 교육시키고 있다"고 말해 인천교육청과 시민사회의 반발을 샀다.
그는 지난달 19일 중구 상상플랫폼에서 열린 '제물포르네상스 대시민보고회'에서는 "지난주에 기자를 한 분 만났다. 자기는 청라 살다가 미추홀구로 이사 왔는데 두 가지 면에서 다시 청라나 송도로 가야겠다고 했다"며 "첫째는 애들이 초등학생인데 욕을 입에 달고 다닌다. 청라에선 그런 걸 못 봤다고 한다"라고 말해 미추홀구 폄하 논란이 일었다.
민주당 중앙당 "허식 제명하라"…광주시당 "진상조사하고 징계 해야"
논란이 일자 정치권에서도 비난이 이어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허 의장의 제명을 요구하고 나섰다. 민주당 선다윗 상근부대변인은 이날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에서 "국민의힘은 허식 인천시의회 의장을 즉각 제명하고, 허식 의장은 자신의 망언과 추태에 대해 책임지고 의원직을 사퇴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이어 선 부대변인은 "허 의장은 의원들이 반발하자 '동료 의원들이 달라고 해서 참고삼아 배포한 것'이라며 뻔뻔한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한다"며 "그런데도 아무런 징계조차 하지 않는 국민의힘은 허 의장의 막말과 폭언에 동조하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민주당 광주시당은 허 의장에 대한 징계를 요구했다. 광주시당은 "국민의힘과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에게 촉구한다"며 "5·18 민주화운동을 왜곡·폄훼하는 극우신문을 300만 인천시민을 대표하는 시의원들에게 배포한 허식 의장에 대해 당차원의 진상조사와 징계에 착수하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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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주영민 기자 ymchu@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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