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료 무료·리워드로 반짝 1위 오른 빗썸, 마냥 웃을 수 없는 이유는?
리워드 이벤트하자 테더 하루 거래대금 1조8000억원
(서울=뉴스1) 김지현 기자 = 빗썸이 최근 국내 가상자산(암호화폐) 거래소 점유율에서 4년여 만에 업비트를 제치고 '반짝 1위'에 오르는데 성공하면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최초로 거래 지원 중인 가상자산에 대한 수수료 무료화를 선언한 데 이어 최근 지정가(메이커) 수수료 리워드 이벤트 등 공격적인 운영 전략을 펼친 것이 효과를 본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이 과정에서 자전거래 의혹 등이 발생하면서 기업공개(IPO)를 준비하는 기업 입장에선 이미지에 타격을 가져올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4일 국내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코인마켓캡 거래량 기준 빗썸의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점유율은 51%에 달했다. 47%를 기록한 업비트를 누르고 점유율 선두를 차지한 것인데 이는 지난 2019년 이후 4년 만이다.
◇ '한 자릿수대 점유율' 빗썸, 3달 만에 어떻게 과반 넘겼나
빗썸은 불과 3개월 만에 국내 거래소 점유율을 과반 수준까지 끌어올렸다.
지난 9월까지만 해도 10% 아래의 한 자릿수대 점유율을 기록했지만, 10월부터 거래소 내 취급하는 모든 가상자산에 대한 거래 수수료 무료화를 선언하며 점유율을 다시 10%대까지 끌어올렸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10월 중 20%에 가까운 점유율을 기록한 적도 있으나, 이내 다시 10% 초반대를 유지했던 빗썸의 점유율이 크게 반등하기 시작한 건 12월에 들어서면서다.
4년간 점유율 선두를 차지했던 업비트가 빗썸 등 타 거래소 대비 상장수를 적게 가져가며 다소 보수적인 거래소 전략을 펼치는 동안 빗썸은 위믹스(WEMIX)나 테더(USDT) 등 시장 내 주목을 받고 있는 가상자산을 공격적으로 상장했다.
위믹스와 테더의 상장이 다시 빗썸으로 투자자들의 눈길을 돌리는 데 성공하면서 지난해 타 거래소 대비 공격적인 상장을 진행하며 거래소의 가상자산 풀(POOL)을 늘린 것도 점유율 반등에 기여했다.
원화마켓 기준 지난해 빗썸은 88개의 가상자산을 상장한 것에 비해 업비트는 12개의 코인만을 원화마켓에 상장했다. 빗썸의 원화마켓 가상자산 상장수는 업비트 대비 7배가 넘는다.
◇ 4년 만에 업비트 넘어서게 만든 메이커 리워드…"명과 암 존재"
이같이 거래 수수료 전면 무료화와 공격적인 상장 전략으로 인해 빗썸의 거래 점유율은 지난달 중순에 들어 20%대에서 40%까지 올랐다.
이후 지난달 말 거래소 점유율면에서 정점을 찍게 만든 배경에는 빗썸이 22일 오픈한 메이커 리워드가 있다.
빗썸은 이날 이용자들이 거래소 내 머물면서 가상자산 거래 외에도 빗썸 플러스 등 다양한 거래소 서비스를 경험할 수 있는 것에 영향을 끼치는 '거래소 체류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멤버십 프로그램을 발표했다.
이 중 메이커 리워드가 투자자들 사이에서 크게 주목받았는데, 메이커인 지정가로 거래할 시 0.01%의 수수료를 오히려 고객에게 돌려준다는 이벤트였다.
투자자들이 가상자산 투자에 대한 차익에서 0.01%를 더 얹어서 수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주목을 받았고, 이는 빗썸의 거래소 점유율을 50%에 가까운 수준까지 끌어올리는 데 크게 기여했다.
그러나 이 같은 메이커 리워드 이벤트는 빗썸의 거래소 점유율을 끌어올리는 데 큰 공헌을 했지만, '자전거래 의혹' 등으로 인해 거래소 이미지에는 좋지 않은 영향을 끼쳤다.
◇ 빗썸서 테더 거래량 하루 1조8000억원, 비트코인 넘어서 1위…"자전거래 의심"
해당 이벤트로 0.01%의 차익을 낼 수 있다는 점과 빗썸이 최근 상장한 테더의 가격 움직임이 크지 않다는 점을 이용한 일부의 투자자가 테더를 대상으로 자전거래나 봇 거래 등을 실행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테더는 스테이블코인으로 미 달러와 1대1 연동을 목적으로 하는 가상자산이기 때문에 가격 움직임이 크지 않다.
한 업계 관계자는 "테더 코인의 경우, 가격 변동이 크지 않아 달러를 투자하는 개념이 아니라면 차익을 목적으로 투자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며 "보통 해외 거래소로 싼값에 가상자산을 이동하는 데 빗썸에서는 비이상적으로 거래량이 많이 터졌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달 27일 빗썸이 업비트의 거래소 점유율을 뛰어넘었을 당시 빗썸 내 테더 거래대금은 24시간 기준, 약 1조7800억원으로 약 1조5900억원을 기록한 비트코인을 뛰어넘었다.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테더 거래량이 지정가로 거래했을 때 0.01%의 거래 수수료를 돌려준다는 이벤트를 하고 나서 급증한 것과 빗썸에서 테더를 거래한 투자자 중 상위 10명이 거래소 내 물량의 절반가량을 들고 있다는 점이 자전거래나 봇 거래를 의심하게 만드는 점"이라고 덧붙였다.
빗썸은 논란의 대상이 된 메이커 이벤트와 관련해서는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다만 빗썸 측은 "자전거래 등 이상거래에 대해서는 거래소에서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중"이라고 말했다.
다만 빗썸은 해당 이벤트에 대한 자전거래 의혹이 불거지자 지난 27일 오후 3시45분 긴급 공지를 통해 해당 이벤트로부터 받는 리워드를 하루 최대 10만원으로 변경하겠다고 발표했다.
해당 공지 이후 실제 빗썸의 거래소 점유율은 50%대를 반납했고, 하락세로 돌아서면서 메이커 이벤트가 빗썸의 점유율에 크게 기여한 사실이 간접적으로 증명됐다.
이후 업비트가 다시 50% 후반대 점유율, 빗썸이 40%대의 점유율을 유지 중이다.
◇ 4년 만에 1위 탈환한 빗썸에 업계 반응 나뉘어…'투자자 이목 잡기 성공'vs'기업 이미지 악영향'
빗썸이 메이커 리워드와 같은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까지 펼치는 것과 관련해 업계에서는 반응이 나뉜다.
국내에서 블록체인 프로젝트를 운영하는 한 팀장은 빗썸의 전략과 관련해 "거래소의 생존을 위한 방법을 나름대로 찾아가는 것"이라며 "투자자들의 이목을 사로잡기 위한 여러 전략을 사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위법이 아니라면 비난을 가하기엔 어렵다"고 말했다.
다만 "다소 무리하게 보이는 전략도 있는 게 사실"이라며 "이러한 경우 피드백을 빠르게 받아들여 수정을 하거나 그에 맞는 보상을 하는 것이 적절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 코인마켓 거래소 팀장도 "4년 만에 거래소 1위와 2위의 점유율이 뒤집한 것은 업계한테는 긍정적인 효과를 불러올 수 있을 것"이라며 "한 거래소가 독식하는 구조가 아닌 여러 마케팅 전략을 통해 거래소 점유율이 크게 변화할 수 있다는 것을 이번에 빗썸이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업계 관계자는 "내년에 시행되는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법에서 이러한 자전거래봇을 이용한 마켓메이킹은 금지된다"며 "기업공개(IPO)를 추진하는 빗썸인데, 이러한 이슈를 만드는 게 기업 이미지에는 좋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일시적으로 업계에서 주목을 받을 수는 있지만, 이러한 마케팅 전략으로는 그리 오래 효과를 누리기 어려울 것"이라며 "최근 부쩍 기업 이미지를 신경 쓰는 빗썸 입장에서는 (메이커 리워드 이벤트가) 마이너스적 요소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mine12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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