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 남양유업' 출발…5년만에 흑자전환 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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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유(乳)업계 강자인 남양유업이 60년 만에 오너 경영체제를 종료한다.
남양유업은 고(故) 홍두영 명예회장이 1964년 창업한 이래 절대강자로 군림했지만 결국 사모펀드 한앤컴퍼니(한앤코)로 경영권이 넘어가게 됐다.
한앤코는 남양유업이 영업망을 여전히 탄탄히 구축하고 있고 '메가히트' 상품이 건재한 만큼 브랜드 리뉴얼을 거치면 빠르게 정상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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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성 개선에 집중할 듯
브랜드 리뉴얼 작업도 추진
건기식 등 고령층 시장 집중
국내 유(乳)업계 강자인 남양유업이 60년 만에 오너 경영체제를 종료한다. 남양유업은 고(故) 홍두영 명예회장이 1964년 창업한 이래 절대강자로 군림했지만 결국 사모펀드 한앤컴퍼니(한앤코)로 경영권이 넘어가게 됐다. 창업주의 장남 홍원식 회장은 1990년 사장을 맡으면서 경영을 시작한 이래 남양유업을 매출 1조원 기업으로 키웠지만 잇달아 '오너 리스크'가 불거지면서 결국 불명예스럽게 물러났다. 대법원 2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4일 한앤코가 홍 회장과 가족을 상대로 제기한 주식 양도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린 원심을 확정했다.
한앤코는 강제적 행동에 나서기보다는 우선 홍 회장이 대법원의 판단대로 주식매매계약(SPA)을 이행할 것을 촉구하기로 했다. 이와는 별도로 남양유업 정상화 계획을 이미 수립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홍 회장은 2021년 5월 한앤코와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한 뒤 "뭐에 씌웠던 것 같다"고 토로한 것으로 전해졌다. 홍 회장과 가족은 남양유업 주식 37만8938주(지분 53.08%)를 3107억원에 매각하기로 했는데,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자산총계가 8327억원에 달하는 만큼 뒤늦게 '헐값 매각'이란 인식을 가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분쟁이 장기화하면서 남양유업 실적은 지속적으로 악화됐다. 연간 매출은 1조원을 상회하다 2020년부터 9000억원대로 주저앉았다. 그때부터 누적된 영업적자 또한 2700억여 원에 이르는 만큼 수익성 개선이 시급한 상태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남양유업은 부채비율이 20%에 미달할 정도로 '알짜 회사'인데 최근 남양유업 브랜드 가치가 훼손된 만큼 다양한 브랜드 리뉴얼 작업이 뒤따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남양유업은 2021년 불가리스가 코로나19 억제 효과가 있다고 과장 광고했다는 비판을 받을 당시부터 회사명 변경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한앤코는 남양유업이 영업망을 여전히 탄탄히 구축하고 있고 '메가히트' 상품이 건재한 만큼 브랜드 리뉴얼을 거치면 빠르게 정상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앤코는 남양유업이 8000억원이 넘는 자산을 보유했지만 비효율이 누적됐다고 보고 이른 시일 안에 자산 효율화 과정을 거쳐 수익성 개선에 집중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유업계 전체가 침체 일로에 빠진 것은 한앤코가 풀어야 할 숙제다. 저출산 여파로 올해 들어 초등학교 신입생 수가 30만명 아래로 떨어질 만큼 유업계 전체적으로 '파이'가 빠르게 작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식품업계는 그동안 남양유업이 추진하던 신사업을 한앤코도 지속 추진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식품업계 전반적으로 건강기능식품 등 고령층 친화적인 시장에 앞다퉈 진출하고 있는데, 남양유업 기업가치를 올리려면 이는 피할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한앤코와 홍 회장 및 가족이 벌이는 소송에 대한 여진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한앤코는 지난해 11월 홍 회장을 상대로 500억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또 행동주의 펀드 차파트너스자산운용의 주주제안으로 선임된 남양유업 감사가 회사를 대표해 홍 회장을 상대로 한 50억원대 손해배상 청구 소송도 있다. 두 건 모두 오는 3월 14일 첫 재판이 열린다.
[김규식 기자 / 전형민 기자 / 강영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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