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7일 근무, 月202만원’ 염전 공고, 올라온 시점엔 적법했다고?

“지난해 11월 공고, 기간 만료된 것”
고용부 해명에도 ‘열악한 조건’ 논란
시민들 “채용 조건 자세히 적어야”

노동 강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진 ‘염전’에서 최저임금에도 못 미치는 월급으로 근로자를 구한다는 공고가 올라와 논란이 됐다.

구인·구직 사이트를 운영하는 고용노동부가 ‘기간이 만료된 공고를 삭제하지 않아 불거진 문제’라고 해명했지만, 여전히 ‘채용조건’에 대한 설명이 부족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4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노동당국 등에 따르면 고용노동부‧한국고용정보원이 운영하는 ‘워크넷’에는 전남의 한 염전에서 ‘주 7일 근무, 월급 202만원 이상’ 조건으로 근로자 채용공고가 게재됐다.

올해 최저시급 9860원을 기준으로 환산한 월급은 206만740원이다. 이 염전에서 주는 월급이 최저임금보다 4만원가량 적다.

여기에 휴일이 없는 주 7일 근무도 문제가 됐다. 또 ‘근무시간은 기상여건에 따라 변동될 수 있다’는 모호한 안내가 적혀 있다.

월급 외에도 기숙사와 하루세끼 식사를 제공한다고 업체 측은 제시했지만, 공고를 본 사람들은 “열악하다”고 입을 모았다.

엑스(X, 옛 트위터) 이용자 A씨는 “정부가 운영하는 채용공고 사이트에 이런 공고가 버젓이 올라온다는 게 충격이다. 주7일 근무라면 쉬는 날은 없다는 얘긴가”라고 반문했다.

논란이 일자 고용노동부는 해당 공고를 삭제했다.

사실 구인공고가 올라온 지난해 11월 당시 최저임금은 201만원 이상으로, 법에 위반되지 않았다. 공고 만료시점이 지난해 12월31일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공고가 올해까지 홈페이지에서 삭제되지 않으면서 문제가 됐다.

하지만 단순히 임금을 넘어 근로조건을 더 상세하게 제시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염전업무 특성상 근무시간이 기상상황에 따라 달라진다 하더라도 최소한의 휴일은 보장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직장인 김모씨(35)는 “주말근무를 하게 된다면 일당을 더 줘야 하는 것 아니냐”며 “‘월급 혹은 시급 얼마 이상’이라는 애매한 정보가 아니라, 초과근무를 할 때는 얼마의 수당을 더 주고, 불규칙하더라도 한달에 최소 몇일의 휴일을 보장하는지 구체적으로 설명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4일 현재 워크넷에 올라온 또다른 염전 채용공고에도 자세한 정보가 적혀 있지 않다. 충남의 한 염전에서는 최저시급 9860원 이상의 임금과 주7일 근무를 조건으로 근로자를 구한다고 올렸다.

특히 이 업체가 제시한 상세 근무시간은 오전 6시~오후 5시로, 11시간에 달한다. 근무와 휴게시간은 기상여건에 따라 변경될 수 있다고 안내하고 있지만, 최소 보장하는 휴게시간에 대한 정보가 담겨있지 않다.

이와 관련 고용부 관계자는 “그동안 염전에 종사하는 근로자의 노동권익과 근로조건 보호를 위해 지속적으로 근로감독을 해왔다”며 “앞으로 최저임금 준수 여부 등 모니터링을 더욱 강화해 구직자들에게 보다 신뢰성 높은 구인정보를 제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