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앤드루 왕자·클린턴·트럼프...성착취범 엡스타인 친구들 실명 공개
“이름 언급됐다는 게 범죄 직접 연루됐다는 뜻 아냐”
SNS 흥분했지만 대부분 이미 공개된 적 있는 문건
재판 과정에서 익명으로 처리됐던 인사들의 실명이 공개된 이 문건에는 미 정치권과 금융계 주요 인사들이 엡스타인이 고용한 여성들과 부적절한 성관계를 했다는 증언이 포함돼 있다.
AP 통신에 따르면 이날 뉴욕 맨해튼 연방법원은 지금까지 공개하지 않았던 40건의 엡스타인 재판 관련 문건을 공개했다. 공개된 문건이 각종 이메일과 녹취록, 소송자료 등이다.
이날 공개된 문건은 1000장 가까운 분량으로 법원이 공개하기로 결정한 2024쪽에 달하는 재판 문건 중 일부다. 법원은 며칠 안에 더 많은 문건을 공개할 예정이다.
다만 문건에 실명이 거론됐다는 사실 자체가 엡스타인의 성범죄에 연루됐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해석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문건에는 직접 성범죄와 연루된 인물들 외에도 재판 과정에서 단순히 엡스타인과 업무적이나 개인적으로 교류가 있다는 이유로 거론된 인물들까지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최근 소셜 미디어의 기대와 달리 공개된 문건은 대부분 이미 20년 가까이 신문과 TV 뉴스, 다큐멘터리, 인터뷰, 책 등을 통해 드러난 내용들로 새로운 부유층 ‘고객’이나 ‘공모자’ 목록은 공개되지 않았다고 AP통신은 덧붙였다.
1000장 가까운 분량의 이 문건은 피해자 중 한 명인 버지니아 주프레가 엡스타인의 미성년자 성 착취 행각을 도운 여자친구 길레인 맥스웰을 상대로 2015년 제기한 소송과 관련된 것이다.
문건 중 일부는 앞서 몇 차례 공개된 바 있지만, 당시에는 엡스타인이 저지른 범죄와 직접 연루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익명 처리됐다.
하지만 지난달 뉴욕 연방법원의 로레타 프레스카 판사가 익명 처리한 인사들의 실명을 공개하라고 판결함에 따라 문건 공개가 이뤄지게 됐다.
일부 인사들은 범죄에 연루되지 않았는데도 실명 공개라는 불이익을 받는 것은 부당하다고 법원에 항의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당초 익명으로 처리된 인물은 170명 가량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실제 공개된 인물은 200여명으로 더 많았다.
문건에는 작고한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막내아들인 앤드루 왕자가 2001년 엡스타인의 맨해튼 저택에서 자기 가슴을 만졌다는 증언이 담긴 문건도 실명이 적시된 상태로 공개됐다.
앤드루 왕자는 자신을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한 주프레에게 거액의 합의금을 지급한 바 있다. 그는 왕실 직함 대부분을 박탈당한 채 왕실 공식 행사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피해자 중 한 명인 요안나 쇼베리는 재판에서 엡스타인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불러내 카지노에 갈 것이라고 했던 얘기는 들었지만 트럼프에게 마사지를 해달라는 요청을 받은 적은 없다고 답했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에 대해 엡스타인이 “클린턴은 여자들이 젊은 것을 좋아한다”라고 한 말은 들었지만 클린턴 전 대통령을 직접 만난 적은 없다고 증언했다.
고인이 된 마이클 잭슨을 엡스타인의 플로리다주 팜비치 자택에서 만난 적은 별다른 일은 없었다고 진술했다.
다만 마술사 데이비드 코퍼필드는 엡스타인의 성범죄와 관련된 얘기를 했다고 증언했다. 코퍼필드는 마술을 보여준 뒤 “여자아이들이 다른 여자아이들을 찾는 데 돈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느냐”고 물었다. 엡스타인은 성 착취 피해자들을 모집책 역할로 고용해 새로운 피해자를 물색했다는 혐의를 받았다.
함께 공개된 별개의 녹취록에서 주프레는 정치권과 금융계 주요 인사 다수와 성관계를 맺었다고 증언했다고 로이터 통신은 보도했다.
주프레는 미국 억만장자 사업가 톰 프리츠커와 성관계를 가졌다고 증언했는데, 이 같은 증언은 앞서 공개된 적이 없는 내용이라고 로이터 통신은 설명했다.
주프레는 헤지펀드 거물인 글렌 더빈, 조지 미첼 전 상원의원, 빌 리처드슨 전 뉴멕시코 주지사 등과도 성관계를 맺었다고 진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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