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병상당무 의지'···野 "중요 결정은 당분간 보류"
의료진 "회복 중···합병증은 우려"
일반 당무만 최고위서 공동 처리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최근 흉기 습격을 받아 입원 중인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의 향후 총선 준비에 미칠 영향이 주목을 받고 있다. 병원 측은 ‘절대 안정’이 필요하다는 소견을 내놓았지만 이 대표는 강한 당무 복귀 의지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90여 일 앞으로 다가온 총선을 겨냥해 민심 현장을 누벼야 할 당 대표가 병석에서 당무를 볼 경우 민주당의 선거 준비에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목을 흉기로 찔린 이 대표의 혈관 재건 수술을 진행한 서울대병원은 4일 서울 종로구 본관 의학연구혁신센터에서 브리핑을 열고 수술 및 치료 경과에 대해 설명했다. 서울대병원은 당초 의료법 및 개인정보보호법 등의 이유로 언론에 대한 발표를 자제해왔다. 그러나 이 대표의 건강 상태와 병원 이송·치료 과정 등을 놓고 세간에서 온갖 추측이 난무하자 ‘가짜뉴스’ 확산을 방지하는 차원에서 환자의 동의를 얻어 이날 브리핑에 나섰다.
이 대표의 수술을 집도한 민승기 서울대병원 이식혈관외과 교수는 브리핑에서 이 대표가 좌측 목빗근(목을 돌리는 근육) 위로 1.4㎝의 ‘자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이 대표를 공격한 흉기가 목빗근을 뚫고 속목정맥 앞부분의 60%가량을 손상시켰으며 출혈로 인해 많은 양의 피떡이 고여 있는 상태였다. 이에 의료진은 사건 당일인 2일 2차 감염을 막기 위해 상처 부위를 세척한 뒤 속목정맥을 봉합하고 혈관을 재건하는 수술을 약 100분간 진행했다.
민 교수는 “(이 대표가) 순조롭게 회복 중이나 칼로 인한 외상 특성상 추가 손상과 감염, 그리고 혈관 합병증이 우려되기 때문에 경과를 지켜봐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목정맥이나 목동맥의 혈관 재건술은 난도가 높은 수술이라 성공을 장담하기 어렵다”며 “부산대병원의 전원 요청을 받아 상황을 점검하고 정해진 대로 수술을 진행했다”고 부연했다. 일부 유튜버들이 제기한 ‘서울대병원에 외상센터가 없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사실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이 대표가 회복기를 갖는 동안 일반적인 당무는 최고위원회 선에서 처리하기로 했다. 최고위도 당분간 홍익표 원내대표가 주재한다. 하지만 대표 직접 결재가 필요한 사안의 경우에는 이 대표에 대한 면회가 자유로워질 때 직접 의견을 듣고 결정하기로 했다.
홍 원내대표는 이날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지금 중요한 당무 같은 경우는 조금 보류하고 있고 일반적인 당무는 최고위원회에서 같이 처리하고 있다”면서 “(이 대표가) 빠른 시간 내에 당무 복귀 의지는 갖고 계신데 의료진의 판단이 따라야 하기 때문에 그런 것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무가 오랫동안 정지되거나 또 중요한 일을 저희가 처리 못 하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덧붙였다.
문제는 총선 준비다. 이 대표 본인이 위원장을 맡고 있는 인재 영입 작업의 경우 이 대표가 영입 인사 발표 및 환영식을 진행해야 하는 만큼 일정 조정이 불가피하다. 계파 안배가 필요한 공천관리위원 구성도 이 대표 본인의 직접적인 정무적 판단이 필요한 사안이다. 민주당은 2023년 12월 29일 임혁백 고려대 명예교수를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임명하면서 공관위원 인선은 순차적으로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홍 원내대표는 “(공관위 구성은) 기본적으로 어느 정도 논의가 돼 있다”면서도 “다만 최종적으로 대표 의견을 들어야 하는 문제가 있기 때문에 원내대표인 저나 사무총장이 최종적으로 대표의 의견을 확인하고 나면 최고위에서 의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이 대표의 피습에 ‘용납할 수 없는 폭력’이라고 우려를 표한 윤석열 대통령은 수석급 이상 참모진을 보내 위문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현재로서는 이 대표의 건강 회복이 우선인 만큼 충분히 시간을 가진 뒤 찾아갈 것으로 보인다.
한편 부산지방법원은 이날 이 대표 피습 사건의 피의자인 김 모(67) 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김 씨는 영장 심사에 앞서 범행 동기를 묻는 취재진들에게 “경찰에 8쪽짜리 변명문을 제출했다. 그것을 참고해주시면 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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