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력있고 정교하게" 한동훈, 총선 '승부수'는 정쟁 아닌 정책

민동훈 기자 2024. 1. 4.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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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정교하고 박력있는 정책 실행'을 강조하고 나섰다.

정부와 보조를 맞춰 국정을 이끌어나가는 집권여당인 만큼 실행이 담보되는 정책을 전면에 내세워 '구호'에 그칠 수밖에 없는 야당과 차별화를 꾀하겠다는 구상이다.

이에 더해 '정책이 담보되는 여당'을 강조함으로써 첨예한 입법 갈등 상황에서 매번 의석수에서 밀리는 소수여당의 패배 의식을 다잡겠다는 의도도 엿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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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광주=뉴스1) 이수민 기자 =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4일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4 국민의힘 광주 신년인사회에 참석해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2024.1.4/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정교하고 박력있는 정책 실행'을 강조하고 나섰다. 정부와 보조를 맞춰 국정을 이끌어나가는 집권여당인 만큼 실행이 담보되는 정책을 전면에 내세워 '구호'에 그칠 수밖에 없는 야당과 차별화를 꾀하겠다는 구상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피습 사태가 벌어진 상황인 만큼 정쟁을 유발하는 대야 강경 투쟁보다 중도층 공략과 정책역량을 과시할 수 있는 '정책선거'로 이번 총선을 치르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취임 후 전국 시도당 순회에 나선 한 위원장은 4일 충북 청주시 청주장애인스포츠센터에서 열린 충북도당 신년인사회에서 "박력 있고 정교한 정책을 만들고 실천해 충북 동료시민들에게 정말 사랑받아보자"며 "우리의 정책은 현금"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가끔 잊어버리고 있는 게 있다. 우리가 지난 대선에서 기적적으로 승리해서 대통령을 보유한 당이라는 점"이라며 "우리가 충북만이 원하는 정책을 만들면 그게 실천으로 이어진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광주시당 신년 인사회에서도 한 위원장은 "국민의힘을 이끌면서 고마움과 존경의 마음을 정책으로써, 예산으로써, 행정으로써, 표현하고 실천할 것이라고 약속드린다"고 했다. 한 위원장의 '박력 있는 정책 실행' 약속은 이달 2일 대전과 대구시당 신년 인사회에서도 반복됐다.

한 위원장은 비대위를 구성하면서도 정책역량을 보강할 수 있는 전문가를 두루 인선했다. 보육·교육 플랫폼 '자란다' 대표인 장서정 위원을 비롯해 노인 의료 전문가인 한지아 위원, 자립청년을 대표할 수 있는 윤도현 위원, 장애인 정책을 담당할 수 있는 시각장애 피아니스트 출신 현역의원 김예지 위원 등이 포진한 것이 대표적이다.

실제로 이달 3일 열린 비대위 회의에선 비대위원들이 한 위원장이 이번 총선 키워드로 꼽은 '격차 해소'와 관련한 정책 제언을 앞다퉈 쏟아내기도 했다. 장서정 위원은 아이와 부모의 생애주기에 맞춘 보육 정책을 제안했고, 김예지 위원은 시각·청각·발달 장애인, 노년층의 선거 정보 접근권 보장 방안이 필요하다고 역설한 것이 대표적이다. 한 위원장도 위원들의 발언을 경청하며 "우리가 정부이고 여당"이라며 "책임 있는 정책을 여기서 만들어서 실천해보자"고 말했다.

정책이 강조되면서 자연스럽게 야당에 대한 공격은 자취를 감췄다. 한 위원장은 취임 이튿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민주당은) 검사를 그렇게 싫어하면서 왜 검사도 아니고 검사를 사칭한 분을 절대 존엄으로 모시는 건지 묻고 싶다"며 이 대표를 겨냥한 가시가 돋친 발언을 쏟아낸 것과는 상반되는 모습이다.

이 대표가 불의의 피습으로 긴급수술을 받고 입원한 상황인 만큼 정쟁을 야기하는 상대 당에 대한 비판보다는 내부 혁신과 정책역량 강화에 집중하는 것이 중도 외연 확장과 지지층 결집에 보다 효과적일 것이라는 판단도 깔려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더해 '정책이 담보되는 여당'을 강조함으로써 첨예한 입법 갈등 상황에서 매번 의석수에서 밀리는 소수여당의 패배 의식을 다잡겠다는 의도도 엿보인다.

한 위원장은 "우리에게 중도 확장이 꼭 필요하다는 말을 하는데 중도라는 말은 아마 수많은 이슈들 중 평균적으로 중간 언저리 지점에 있는 생각을 가진 사람들(을 일컫는) 말"이라며 "저는 수많은 현실 세계 이슈 중 모두 중간지점의 생각을 가진 사람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우리를 선택해 달라고 설득하는 방법은 모든 이슈에서 각각 합리적 답을 내는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민동훈 기자 mdh5246@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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