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양도세 이은 '금투세 폐지' 추진… 개미 민심 잡을까?

서진욱 기자 2024. 1. 4.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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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내년부터 도입할 예정이었던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를 폐지하겠다고 나섰다.

공매도 전면 금지 및 제도 개선과 양도소득세 규제 완화에 이은 자본시장 활성화 정책 시리즈다.

금투세 폐지는 공매도 개선과 양도세 규제 완화와 마찬가지로 개인투자자 요구에 정부가 호응한다는 취지가 깔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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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내년부터 도입할 예정이었던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를 폐지하겠다고 나섰다. 공매도 전면 금지 및 제도 개선과 양도소득세 규제 완화에 이은 자본시장 활성화 정책 시리즈다. 금투세 폐지는 개인투자자들이 지속해서 요구해왔던 사안이라는 점에서 '개미 민심'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다만 현재 국회 구도상 당장 실현불가능한 정책을 총선용으로 밀어붙인다는 지적도 나온다.

증시 활성화 정책 3탄, '금투세 폐지'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2024 증권·파생상품시장 개장식에서 축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사진=대통령실 제공).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2일 증시 개장식에 참석해 금투세 폐지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11월 공매도 전면 금지 및 제도 개선 착수, 지난달 양도소득세 대주주 기준 50억원 상향에 이은 3번째 증시 활성화 행보다. 기재부는 올해 7월 발표 세법 개정안에서 증권거래세율 운용 방안을 포함한 금투세 폐지 방안을 구체화할 예정이다.

문재인 정권이 도입한 금투세는 주식·채권·펀드·파생상품 등 금융투자로 얻은 수익에 매기는 세금이다. 수익이 5000만원을 넘으면 소득세 20%, 3억원 이상이면 25%를 물린다. 여야정은 윤석열 정권 첫해인 2022년 말 금투세 과세를 시작하는 시점을 2023년에서 2025년으로 2년 미뤘다.

기획재정부가 2022년 말 추산한 금투세 과세 대상은 약 15만명이다. 당시 대주주 양도세 과세 대상(1만5000명)의 10배에 달한다. 1424만명에 달하는 개인투자자 중 1%에 불과한 규모이지만, 이들이 국내 증시에서 빠져나갈 경우 하락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란 우려가 나왔다. 이런 주장에 근거해 개인투자자단체를 중심으로 금투세 폐지 요구가 이어졌다.

금투세 폐지는 공매도 개선과 양도세 규제 완화와 마찬가지로 개인투자자 요구에 정부가 호응한다는 취지가 깔렸다. 금투세 도입에 따른 실제 증시 영향에 대한 전문가 의견은 분분하나, 금투세 폐지가 증시에 부정적인 변수를 줄인다는 측면에선 논쟁의 여지가 적다.

'총선용' 지적도… 총선 결과에 좌우될 금투세 폐지
2022년 12월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소득세법 일부개정법률안에 대한 수정안이 재석 271인, 찬성 238인, 반대 10인, 기권 23인으로 가결되고 있다. /사진=뉴스1.

정부의 적극적인 증시 활성화 행보를 두고 총선용 정책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기존 정책방향과 배치될 뿐 아니라 정책 발표가 갑작스럽게 이뤄진 측면이 있어서다.

금투세 폐지의 경우 현재 국회 구도에서는 소득세법 개정이 불가능해 실현되기 어렵다. 금투세 도입을 주장하는 민주당이 과반 의석(167석)을 차지하고 있어서다. 민주당은 금투세 폐지에 대해 "국회와 협의도 없이 여야정 합의를 깬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총선에서 여당이 과반 의석을 확보해야 금투세 징수 전 폐지가 가능하다. 공매도 전면 금지 기간을 내년 6월까지로 정한 것 역시 4월10일 치러지는 총선 일정을 고려한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윤 대통령은 이날 민생토론회 모두발언에서 공매도 개선책 없이 전면 금지 조치를 해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공매도 제도 개선 등 최근 발표한 자본시장 정책이 총선용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윤 대통령은 "부작용을 완벽하게 해소할 수 있는 전자 시스템이 확실하게 구축이 될 때 이걸 푸는 것이지 그게 안 되면 계속 금지를 할 것"이라고 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금투세를 도입하면서 증권거래세를 완전히 폐지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중과제 문제가 존재한다"며 "금투세가 도입되면 증시 자금 이탈, 지출 감소 등 악영향이 불가피하다. 금투세 폐지는 증시에 미칠 악영향을 없애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말했다.

서진욱 기자 sjw@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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