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열사 판 돈, 태영건설 전액지원했다"는 대주주…채권단 "황당"
태영건설의 주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이 태영그룹에 "태영인더스트리 매각자금 1549억원 전액을 태영건설 지원에 쓰라"고 압박한 가운데 태영 측이 "이미 전액 지원했다"고 주장해 양측의 입장이 첨예하게 갈렸다. 매각대금으로 TY홀딩스가 갚은 연대보증 채무를 누구의 채무로 볼 것이냐를 두고 양측의 시각이 갈려서다.
태영 측은 태영건설에 청구된 빚을 TY홀딩스가 대신 갚아준 만큼 이를 태영건설 지원금으로 봐야 한다고 해석한다. 반면 산은은 TY홀딩스 앞으로 청구된 연대보증의 상환인 만큼 대주주 자체의 빚을 갚은 것일 뿐이라고 본다. 채권단 측은 태영그룹의 주장에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태영 측의 생각은 달랐다. TY홀딩스가 갚은 890억원의 연대보증 채무는 '태영건설의 빚'인 만큼 태영건설 지원금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태영 측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1549억원 중 400억원은 워크아웃 신청 직후 태영건설 협력사 공사대금 지급에 지원됐고, 태영건설 워크아웃 신청에 따라 TY홀딩스에 청구된 연대채무 중 리테일 채권의 상환에 890억원이 투입된데 이어 나머지 259억원이 어제(3일) 태영건설 공사현장 운영자금 등에 마저 지원됐다"고 설명했다.
논란이 된 TY홀딩스 연대보증 리테일 채권 상환 관련해 "워크아웃 신청으로 즉시 채무를 상환해야 하는 태영건설을 대신해 TY홀딩스가 개인투자자 보호 차원에서 직접 상환한 것"이라며 "자구계획 내용대로 매각대금 전액이 태영건설을 위해 사용이 완료됐다"고 주장했다. 여기에는 윤석민 태영그룹 회장의 주식양도소득세 공제 후 금액인 416억원도 포함된다고 덧붙였다.
이에 채권단 관계자는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TY홀딩스 앞으로 청구된 890억원의 연대보증 채무가 태영건설 지원금이라는 주장은 사실을 호도하는 것이라는 지적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TY홀딩스와 태영건설의 인적분할 당시 연대보증 책임이 생긴 것인데, 이와 동시에 TY홀딩스는 이익도 함께 공유했고 알려진 바로는 금액이 5000억원 수준에 달한다"며 "막대한 이익은 넘겨 받았으면서 보증채무는 태영건설 몫이라고 떠미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논리"라고 반박했다.
산은은 늦어도 내일까지는 태영인더스트리 매각자금 전액을 원상복귀시켜야 한다는 입장이다. 태영건설의 자구안 4가지 중 인터스트리 매각대금 지원이 첫번째 조건인 만큼 이를 충족시켜야 워크아웃 개시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TY홀딩스에 남은 연대보증 채무가 앞으로 2310억원이나 더 남은 만큼 이 문제를 워크아웃 전에 매듭짓지 않으면 향후에도 계열사 매각 대금을 TY홀딩스 연대보증 채무에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채권단도 배수의 진을 칠 수밖에 없는 형국이다.
권화순 기자 firesoon@mt.co.kr 이소은 기자 luckyss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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