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우석, 적절한 자리 고민하겠다" SD 감독, 3년간 최대 940만달러 번다...오승환과 '닮은 꼴'

노재형 2024. 1. 4.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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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 실트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신임 감독이 지난해 11월 22일 펫코파크에서 열린 취임 기자회견에서 소감을 밝히고 있다. AP연합뉴스
고우석은 샌디에이고에서 셋업맨으로 새 시즌을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샌디에이고 구단 SNS 캡처
고우석은 최고 98마일, 평균 95.1마일의 강속구를 자랑한다. 스포츠조선 DB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메이저리그에서 클로저로 성공한 한국인 투수는 김병현과 오승환, 둘 뿐이다.

김병현은 성균관대 2학년이던 1999년 2월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에 입단해 2007년까지 9년 동안 통산 86세이브를 올리며 이 부문 한국인 1위에 올라 있다. 그는 2002년 36세이브, 평균자책점 2.04로 메이저리그 최정상급 클로저로 자리매김하며 전성기를 누렸는데, 그 시절 한때 650만달러가 넘는 연봉을 받기도 했다.

오승환은 2016년 세인트루이크 카디널스에서 메이저리그 생활을 시작해 2019년까지 토론토 블루제이스, 콜로라도 로키스 등에서 4년을 던졌다. 통산 232경기에서 16승13패, 42세이브, 평균자책점 3.31을 마크했다. 아무래도 세인트루이스 시절, 특히 입단 첫 해인 2016년이 빅리그 커리어 하이라고 볼 수 있다. 그해 76경기에 등판해 19세이브, 14홀드, 평균자책점 1.92를 기록했다.

4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 공식 입단한 고우석은 김병현보다는 오승환에 가까운 케이스다. 오승환은 NPB 한신 타이거스에서 2년간 80세이브를 올린 뒤 미국으로 건너갔다는 점에서는 차이가 있다. 그러나 90마일대 중반의 빠른 공을 지닌 오른손 정통파 마무리이고, KBO에서 최정상의 자리를 찍고 떠났기 때문에 고우석의 비교 대상은 오승환이라고 봐야 한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시절의 오승환. AP연합뉴스
고우석은 메이저리그에 데뷔하는 올시즌을 셋업맨으로 시작할 공산이 크다. 스포츠조선 DB

오승환은 세인트루이스와 1+1년 계약을 했다. 첫 해 250만달러의 연봉을 받았고, 세인트루이스는 2017년 275만달러의 구단 옵션을 실행했다.

오승환은 입단하자마자 마무리를 맡은 건 아니었다. 당시 세인트루이스에는 트레버 로젠탈이라는 걸출한 클로저가 버티고 있었다. 로젠탈은 2014년 45세이브, 2015년 48세이브를 올린 슈퍼스타로 오승환은 애초 셋업맨, 나아가 보험용 마무리감으로 여겨졌다.

그런데 로텐잘이 그해 6월 이후 연신 난조를 보인데다 부상까지 당하자 오승환이 7월 초부터 전격 마무리 보직을 맡게 된다. 오승환은 시즌 막판까지 뒷문을 훌륭하게 지키며 2017년 구단 옵션을 받아냈고, 이듬해에도 시즌 중반까지 마무리로 던지며 존재감을 발휘했다.

당시 오승환은 메이저리그에서도 알아주는 구위였다. 2016년 직구 구속은 평균 93.5마일, 최고 97.5마일까지 나왔고, 변화구 주무기인 슬라이더도 평균 86.4마일, 최고 91.2마일로 고속을 자랑했다. 직구 61.1%, 슬라이더 31%, 커브 7%의 비중을 나타냈다.

출처=MLB.com 캡처

고우석의 구위와 레퍼토리는 오승환과 닮았다. 2020년까지 직구-슬라이더 투피치로 던졌던 고우석은 2021년부터 커브를 섞었으며, 지난해 직구 57.1%, 슬라이더 26.2%, 커브 16.4%의 비중을 나타냈다. 고우석의 직구 평균 스피드는 최근 3년간 95.1마일이었다.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은 고우석의 최고 구속을 98마일 정도로 보고 있다.

고우석의 보직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셋업맨으로 올시즌을 시작할 공산이 커 보인다. 기존 마무리 조시 헤이더가 FA가 돼 마무리 자리가 빈 샌디에이고는 지난해 말 일본인 투수 마쓰이 유키를 5년 2800만달러에 데려왔다. NPB 성적이나 계약 규모를 보면 마쓰이가 샌디에이고의 클로저 1순위 후보라고 보는 게 합리적이다. NPB 마무리 출신으로 100마일 강속구를 자랑하는 로버트 수아레즈는 지난해 부상에서 돌아온 뒤 제구와 경기 안정감 측면에서는 신뢰을 얻지 못했다.

결국 고우석도 오승환처럼 언제든 마무리를 맡을 수 있다는 얘기가 된다. 샌디에이고는 고우석이 건강하게 뒷문을 책임질 경우 인센티브도 따로 마련했다.

2024년 175만달러, 2025년 225만달러의 연봉을 받기로 한 고우석은 2026년 300만달러의 구단 옵션이 50만달러의 바이아웃에 설정됐다. 샌디에이고가 3년째 옵션을 포기할 경우 50만달러의 바이아웃을 받게 되므로 2년 보장액은 450만달러가 되는 것이다.

여기에 3년 동안 인센티브로 총 240만달러를 추가적으로 받을 수 있다. 올해 70경기를 소화하면 10만달러, 2025년과 2026년에는 각각 40경기 이상 출전할 경우 최대 40만달러까지 받는다. 또한 올해와 내년 마무리한 경기 수에 따라 해마다 최대 50만달러를 추가할 수 있다. 그러니까 3년 동안 모든 조건을 충족할 경우 940만달러를 받게 되는 셈이다.

마이크 실트 샌디에이고 감독은 고우석과의 계약이 공식화되기 직전 디 애슬레틱 인터뷰에서 "가능한 한 많은 양질의 투수가 있으면 좋다. 그들을 적절한 자리에서 어떻게 쓸 것이냐를 고민해야 한다. 완벽한, 도장을 찍은, 일종의 클로저 계약으로 데려온 투수들인지는 아직 모른다"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번 고우석의 샌디에이고 입단에는 여러 한국 출신 스타들이 도움을 준 것으로 보인다. 디 애슬레틱은 '샌디에이고는 한국에 풀타임 스카우트가 상주해 왔고, 박찬호가 여전히 구단 자문으로 있다. 여기에 내야수 김하성이 한국 최초의 골드글러브를 수상했으며, 고우석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최근 계약한 이정후와 처남-매부 사이'라고 소개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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