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 텃밭서 '진심' 강조한 한동훈 "5·18, 헌법 정신과 일치"(종합)

경계영 2024. 1. 4.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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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서 5·18 민주묘지 참배 이어 신년인사회
"광주·호남 당선, 이 나라 정치서 대단한 승리"
5·18 정신 헌법 수록에 찬성…원포인트 개헌엔 '글쎄'

[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새해를 맞아 각 지역을 순회하고 있는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4일 보수정당의 불모지로 꼽히는 광주를 찾아 “5월의 광주 정신은 대한민국의 지금 헌법 정신과 정확히 일치한다”며 5·18 정신의 헌법 수록 카드를 꺼냈다. 한 위원장은 “하기 싫은 숙제하는 마음으로 여기 온 게 전혀 아니라 호남에 대한 마음은 진심”이라며 “더 잘 살게 해드리겠다”고도 약속했다.

“5·18 정신 들어가면 헌법 더 자랑스러워질 것”

한동훈 위원장은 이날 광주학생독립운동기념탑과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차례로 참배한 데 이어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국민의힘 광주시당 신년인사회에 참석하며 호남 민심 공략에 나섰다. 한 위원장은 신년인사회에서 “저나 저 이후 세대는 광주에 대해 부채의식이나 죄책감 대신 내 나라의 민주주의를 어려움에서 지켜주고 물려줬다는 깊은 고마움과 존경심을 갖고 있다”며 “국민의힘을 이끌면서 그 고마움과 존경의 마음을 정책·예산·행정으로써 표현하고 실천할 것”이라고 호소했다.

그는 “우리 당은 광주에서, 호남에서 정말 당선되고 싶다. 그렇게만 된다면 우리 당의 승리이기에 앞서 이 나라 정치에 값을 매길 수 없을 정도의 대단한 승리가 될 것이기 때문”이라며 “무엇을 기대하지 말고 우리가 권력을 잡고 있는 동안 권력을 어떻게 써야 우리 시민과 이 나라의 삶이 더 나아지는지를 보여주자”고 말했다. 호남에 진심임을 강조한 그는 6일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 탄생 100주년 기념행사에도 참석하겠다고도 했다.

특히 한 위원장은 5·18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그는 민주묘지 참배 직후 “5월의 광주 정신은 어려운 상황에서 민주주의를 지키는 정신”이라며 “(헌법 수록에) 그냥 찬성한다기보다 헌법 전문에 5·18 정신이 들어가면 헌법이 훨씬 더 풍성해지고 선명해지고 더 자랑스러워질 것 같다”고 피력했다.

5·18 정신의 헌법 수록은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후보 시절 공약이었다. 현재 헌법 전문에는 3·1운동과 4·19혁명을 기리는 내용이 담겨 있다. 다만 이를 위해 개헌이 필요하다. 앞서 지난 2018년 문재인 정부 당시 5·18 운동과 부마 항쟁, 6월 항쟁을 헌법 전문에 포함하는 개헌안이 국회 제출됐지만 표결 절차를 밟진 못하고 폐기됐다.

개헌 절차를 두고 한 위원장은 “어떤 식으로든 헌법 개정 절차가 이뤄진다면, 지금 상황에서 5·18 정신을 헌법 전문에 수록하는 것을 반대하는 세력은 아무도 없을 것”이라면서도 “국민 투표도 해야 해 ‘원포인트’ 개헌도 그렇게 쉬운 것이 아니다. 지금 (개헌에 대해) 여러 가지 논의가 있는 상황”이라고 판단했다.

이와 관련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5·18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 자체엔 찬성했지만 “원포인트 개헌하는 문제는 고민이 필요한 부분으로 헌법과 관련해 여러 시급한 내용을 포함시키거나 수정해야 할 부분이 있어 이를 같이 고민해야 하지 않을까”라고 봤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4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를 찾아 오월 영령에 참배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현역 물갈이’ 부인…“국민께 잘 봉사할 분 공천”

총선이 100일도 채 남지 않은 시점인 만큼 공천 방식을 두고 관심이 커지는 것과 관련해 한동훈 위원장은 “이기는 공천” 원칙을 재차 내세웠다. 인재영입위원장도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과 함께 맡겠다고 밝히며 인재 영입까지도 직접 챙기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한 위원장은 인재영입위원장을 맡은 것이 영남권 현역 의원을 물갈이하겠다는 신호탄 아니냐는 일각의 관측에 대해 “처음 들어보는 해석”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공천과 인재는 우리가 승리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조건으로 공천 과정이 공정하고 국민이 보기에도 멋있어 보이는 공천을 할 것”이라며 “국민께 잘 봉사할 수 있는, 국민 보기에도, 통과할 분을 (공천) 하겠다”고 했다.

이어 그는 “이기는 공천과 공정한 공천 절차는 현실에서 충돌할 수 있는데 사심 없이 국민과 우리 당이 승리하는 방향을 정확히 균형 잡는 역할을 마다 않겠다”고 덧붙였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4일 오전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국민의힘 광주시당 신년인사회 참석 직후 지지자들과 기념 촬영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경계영 (kyung@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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