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서 테러’ 복원된 경복궁 담벼락 공개… 희미하게 남은 그날의 흔적

김지호 2024. 1. 4.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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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서를 지워주느라 고생하신 분들께 감사해요."

경복궁 담벼락이 '낙서 테러'를 당한 지 19일만에 80%쯤 복원된 모습으로 일반에 다시 공개됐다.

4일 경복궁 담벼락 앞에서 만난 시민 이모(26)씨는 낙서 복원작업에 참여한 이들에게 이같은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이어 이씨는 "경복궁 훼손 이후에도 낙서와 관련된 기사를 많이 봤다"며 "재발 방지에 힘써 앞으로는 유사한 일이 없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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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서를 지워주느라 고생하신 분들께 감사해요.”

경복궁 담벼락이 ‘낙서 테러’를 당한 지 19일만에 80%쯤 복원된 모습으로 일반에 다시 공개됐다. 4일 경복궁 담벼락 앞에서 만난 시민 이모(26)씨는 낙서 복원작업에 참여한 이들에게 이같은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이씨는 “경복궁이 훼손됐을 땐 정말 화가 많이 났다”며 “추운 날씨에 고생하며 하루라도 빨리 원래 모습을 되찾게 해준 전문가분들께 정말 감사하다”고 전했다. 이어 이씨는 “경복궁 훼손 이후에도 낙서와 관련된 기사를 많이 봤다”며 “재발 방지에 힘써 앞으로는 유사한 일이 없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4일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 방향 복구된 경복궁 서쪽 담벼락이 공개됐다. 김지호 기자
지난 2023년 12월 16일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 방향 경복궁 서쪽 담벼락에 붉은색과 푸른색 스프레이로 ‘영화 불법 공유 사이트’ 낙서가 적혀 있다. 연합뉴스
경복궁 담장 훼손된 부분은 아직 희미하게 붉은색 스프레이가 남아있다. 담장에 남아있는 희미한 스프레이가 마치 흉터처럼 남아 그날의 기억을 떠올리게 한다. 문화재청에 따르면 보존처리 공정은 80%정도 진행된 상태다. 문화재청 소속 보존처리 전문가들이 지난해 12월 총 8일간 복원을 진행했으며, 하루 평균 29.3명의 인원이 투입됐다. 향후 담장 표면 상태를 주기적으로 점검해 결과에 따라 석재 표면 변화상태와 색맞춤 변화 정도를 고려해 2단계 보존처리 작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태종 학예연구사는 “아직 측면 각도에서 보면 노출면에 남아있는 부분(색소)들이 있다”면서 “이 부분들을 완벽하게 제거할 예정이고 (원래 담장과 복원된 부분이) 조화되게끔 해주는 작업이 앞으로 풀어야 할 숙제 중 하나다”고 전했다.

복원에 투입된 레이저 세척기, 스팀 세척기, 블라스팅 장비 등은 총 5일간 투입됐으며 장비 임차료는 총 946만원이다. 이 외에도 방한장갑과 정화통, 방진복 등의 소모품 비용으로 1207만원이 들었다. 현재까지 장비임차와 소모품으로 발생한 총 비용만 2153만원이다. 해당 금액과 전문가 인건비를 포함한 전체 복구비용을 감정평가 전문기관에 의뢰해 손해배상을 청구할 예정이다.
4일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 방향 경복궁 서쪽 담벼락이 복구됐다. 김지호 기자
지난 2023년 12월 16일 서울 경복궁 국립고궁박물관 방향 담장에 스프레이로 불법 영상 공유 사이트를 표시한 낙서테러가 발생했다. 연합뉴스
고정주 경복궁관리소장은 “보존 처리를 담당한 전문 인력과 가림막 설치를 담당한 직영보수단의 인건비와 재료비 등을 고려해 (전체 비용은) 1억여원으로 추산된다”고 말했다. 이어 고 소장은 “수사 상황 등을 지켜보며 (경찰에 붙잡힌) 10대 미성년자, 추가 범행을 저지른 사람, 아직 검거되지 않은 공범 등에 손해배상을 청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문화재청은 훼손됐던 향후 국가유산에 대한 훼손재발 방지 종합대책도 발표했다. 문화재청은 4대 궁궐과 종묘, 조선왕릉 내부에 있는 낙서 현황도 파악했다. 그 결과 건물 기둥과 벽체에 연필, 유성펜, 수정액 등으로 낙서됐거나 뾰족한 도구로 훼손된 곳이 다수 확인됐다. 훼손유형과 정도에 따라 경미한 경우 상시 관리하거나 전문가 검토를 거쳐 보존처리를 추진할 예정이다.

현재 궁궐 외관 순찰 강화를 위해 순찰지역을 확대했으며, 야간 시간에는 2~4회 자체 순찰을 하고 진행 중이다. 특히 경복궁은 연내로 야간순찰을 8회로 늘릴 계획이다. 관할경찰서와 협조체계를 구축해 외곽경계부에서는 경찰도 순찰을 지속하고 있다. 경복궁 폐쇄회로 텔레비전(CCTV) 설치와 관련해서는 기존 14대에서 20대를 추가해 4대 궁과 종묘, 사직단 외곽 담장에 총 110대가 추가로 설치된다.
4일 서울 종로구 경복궁 영추문에서 이태종 국립문화재연구원 학예연구사가 레이저 장비를 활용해 낙서 제거 작업을 시연하고 있다. 이날 문화재청은 낙서 제거 작업을 마친 경복궁 담장을 공개했다. 연합뉴스
4일 서울 종로구 경복궁 영추문 앞에 '훼손 금지' 안내판이 있다. 김지호 기자
추가로 4대 궁궐과 종묘, 조선왕릉에는 출입구와 주요 관람영역에 낙서금지 등에 대한 안내판 42개가 설치됐다. 이날 영추문을 시작으로 경복궁으로 통하는 입구 곳곳에서 안내판을 확인할 수 있었다. 추후 4개 국어(한국어, 영어, 일본어, 중국어)로 작성한 안내판도 32개소에 설치될 예정이다. 또 관람해설과 궁궐 안내방송으로 낙서행위 금지를 안내하고 있으며, 입장권과 안내책자에도 4개 국어로 작성한 낙서·훼손 금지 문구를 삽입해 홍보 예정이다.

김지호 기자 kimjaw@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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