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 못 갚는 기업들' 시중은행, 부실대출 쌓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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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을 감당하지 못하는 기업이 늘면서 주요 은행의 기업 부실대출이 늘었다.
기업대출의 부실증가는 기업금융이 핵심인 중소기업은행의 건전성에도 악영향을 주고 있다.
이와 함께 지난해 시장금리 상승으로 회사채 시장이 얼어붙자 기업들이 은행으로 발길을 돌리면서 대출이 늘어난 것도 부실채권 증가에 영향을 줬다.
은행권에서도 금융당국의 압박으로 가계대출 영업이 여의찮아 보이자 기업금융 영업에 힘을 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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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을 감당하지 못하는 기업이 늘면서 주요 은행의 기업 부실대출이 늘었다. 경기침체와 함께 높은 이자가 기업들을 압박하고 있다. 특히 대출을 크게 늘린 대기업 부문에서 부실대출 증가가 눈에 띈다.
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말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기업대출 중 고정이하여신은 2조2470억원으로 전년 말과 비교해 20.7% 증가했다. 총 기업여신 중 고정이하여신 비율은 0.30%로 전년말 대비 0.04%포인트(p) 상승했다.
은행은 대출채권을 △정상 △요주의 △고정 △회수의문 △추정손실 등 5개로 나눠 관리한다. 3개월 이상 연체된 고정여신부터 부실채권으로 분류한다. 기업대출의 고정이하여신 증가는 그만큼 빚을 감당하기 어려운 기업이 늘었다는 의미다.
대기업 대출에서 부실채권 증가가 눈에 띈다. 지난해 3분기말 대기업 고정이하여신은 3924억원으로 전년 말과 비교해 65.6% 늘었다. 대기업 대출의 지난해 10월 연체율(0.19%)은 전년 동기보다 0.12%p 상승했다.
중소기업 중 개인사업자 대출 부실도 크게 증가했다. 지난해 3분기 개인사업자 고정이하여신은 5869억원으로 전년보다 41% 증가했다. 자영업자 취약차주 중심으로 연체가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자영업자 연체차주들이 보유한 대출 비중은 지난 3분기말 2.47%로 전년말 대비 1.13%p 상승했다.
기업대출의 부실증가는 기업금융이 핵심인 중소기업은행의 건전성에도 악영향을 주고 있다. 지난해 3분기말 기준 기업은행의 고정이하여신은 2조8481억원으로 전년 대비 22.6% 증가했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은 1.11%로 4대 은행보다 3배 이상 높다.
기업 대출의 부실은 대출 금리가 오르고, 경기가 침체되면서 금융비용이 크게 늘어난 것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신규 대출뿐만 아니라 기존에 받은 대출금리도 금리 조정 등을 거치면서 크게 상승했다. 지난해 11월 잔액기준 기업대출 금리는 5.31%로 1년 사이 0.44%p 상승했다. 신규 대출금리를 잔액 대출금리가 역전했다.
이런 상황에서 기업의 자금 사정은 더 악화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2022년 이자보상비율이 100% 미만인 한계기업의 비중은 42.3%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기업 10곳 중 4곳이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감당하기 힘든 상황이다.
이와 함께 지난해 시장금리 상승으로 회사채 시장이 얼어붙자 기업들이 은행으로 발길을 돌리면서 대출이 늘어난 것도 부실채권 증가에 영향을 줬다. 은행권에서도 금융당국의 압박으로 가계대출 영업이 여의찮아 보이자 기업금융 영업에 힘을 쏟았다. 4대 은행에서만 지난해 3분기까지 대기업 대출이 전년말보다 13.1%(약 29조원) 증가했다. 같은기간 전체 기업여신은 6.2% 늘었다.
은행권 관계자는 "지난해 기업대출이 증가하면서 고정이하여신도 함께 증가했지만 코로나19 확산 이전과 비교하면 크게 높은 수준은 아니다"며 "충당금을 쌓으며 건전성 악화에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남이 기자 kimnami@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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