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억 쓴 올림픽 첫 메타버스 ‘버츄얼 강원’ 직접 해보니

최현서 2024. 1. 4. 16:41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검색·접속 곳곳에 난관…폐막후 활용방안 안갯속
실패한 '세계잼버리 메타버스' 재연될까 우려도
PC 버전 버츄얼 강원을 접속하면 평창과 강릉 지역을 골라 경기장을 둘러보고 미니게임을 이용할 수 있었다./사진=버츄얼 강원 캡처

오는 19일부터 2주간 강원도에서 일대에서 열리는 '2024 강원동계청소년올림픽'을 가상 세계로 접할 수 있는 메타버스 '버츄얼 강원'이 공개됐다. 버츄얼 강원은 올림픽 최초의 메타버스 플랫폼이다.

지난해 8월 전북 부안군 새만금에서 열린 세계적인 축제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의 메타버스 '세계잼버리 메타버스'에 이은 또다른 메타버스 플랫폼이 만들어진 것이다. 세계잼버리 메타버스는 저조한 이용률 등으로 비판받기도 했다. 버츄얼 강원은 앞선 메타버스의 실책을 벗어날 수 있을지 알아보기 위해 직접 체험해 봤다.

버츄얼 강원 직접 해보니…찾기부터 쉽지 않네

지난 2일 첫 공개된 버츄얼 강원은 강원특별자치도가 개발하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제올림픽위원회(IOC), 2024 강원 동계청소년올림픽 조직위 등이 지원해서 만든 메타버스 플랫폼이다.

조직위는 PC와 스마트폰(애플, 안드로이드)을 통해 버츄얼 강원에 접속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어, 영어 등 6개 국어를 지원하는 버츄얼 강원을 통해 올림픽 생중계를 시청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스키점프, 봅슬레이, 컬링과 같은 미니게임도 이용할 수 있다.

4일 오전 아이폰 앱스토어를 통해 버츄얼 강원을 설치하려고 했지만, 이 플랫폼을 찾을 수 없었다. 공식 발표됐음에도 아직 앱스토어에 버츄얼 강원이 등록되지 않아서다.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는 버츄얼 강원을 검색해 이용할 수 있었다.

강원도청 관계자는 "오는 5일부터 버츄얼 강원을 앱스토어에 등록할 수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IOC 측의 올림픽 경기장 IP(지식재산권) 이용 허가를 받아야 했는데, 애플을 거쳐야 하는 승인 절차 문제가 있어 늦어졌다"고 설명했다.

PC 버전 버츄얼 강원을 설치하기 위해 네이버와 다음과 같은 국내 포털사이트에 검색했지만, 이를 설치할 수 있는 홈페이지는 나오지 않았다. 구글에 버츄얼 강원을 검색했더니 바로가기 웹사이트가 나와 설치할 수 있었다.

버츄얼 강원을 설치하는 산을 넘었지만 '접속'이라는 또 다른 산이 있었다. 회사 등 공용 네트워크를 통한 버츄얼 강원 접속이 이뤄지지 않아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윈도 기본값으로 설정된 네트워크 방화벽을 꺼야 했다.

강원도청 관계자는 "버츄얼 강원이 새로 만들어진 사이트라 이용자나 네트워크 운영자가 직접 접속 허용을 해줘야 한다"며 "일반 가정과 같은 개인 네트워크를 통한 접속은 문제없다"고 말했다.

PC 버전 버츄얼 강원에서 스키점프 미니게임을 이용하는 모습./사진=버츄얼 강원 캡처

총 사업비 65억원이 들어간 버츄얼 강원

버츄얼 강원은 2022년부터 제작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버츄얼 강원의 제작에 참여한 곳은 인성정보, 틸론 등 6개 회사로 구성된 컨소시엄이다.

제작비는 총 65억원 정도가 들었다. 강원도청은 올림픽 IP 활용, 중계권 등 부가적인 비용을 모두 합한 비용이라고 설명했다.

이중 메타버스 개발에 쓰인 금액은 절반을 차지했다. 강원도청 관계자는 "올림픽 중계권료만 8억원이 들었다"며 "올림픽 경기 중계, 버츄얼 강원 두 부분으로 나눠 버츄얼 강원 개발을 진행했는데, 개발에는 30억~32억원 정도 들었다"고 말했다.

올림픽 폐막 이후의 구체적인 활용 방안에 대해서는 정해지지 않았다. 강원도청 관계자는 "버츄얼 강원을 오픈한 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시스템 안정화에 주력하고 있다"며 "올림픽이 종료된 이후의 활용 방안은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4일 오전 세계잼버리 메타버스에 한시간 가량 접속했으나 다른 이용자를 만날 수 없었다./사진=세계잼버리 메타버스 캡처

앞서 세계잼버리 메타버스는 올림픽과 같은 세계적인 위상을 가진 잼버리 스카우트 대회에 맞춰 공개됐지만, 낮은 이용률로 인해 사실상 실패한 앱(애플리케이션)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지난해 9월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 당시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은 세계잼버리 메타버스에 연 9억원을 투입했지만 가입률은 2%대, 누적 이용 시간은 7분에 불과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4일 오전 잼버리 메타버스를 1시간 가량 이용해봤지만 다른 접속자를 만날 수 없었다.

IT업계 관계자는 "그래픽, 온라인상에서의 커뮤니케이션 이해 등이 필요한데 그런 플랫폼 제작의 경험이 많지 않아 정부 주도의 메타버스에서 실책이 나오고 있다"며 "일회성 국제 축제가 끝나면 해당 축제에 대한 관심은 빠르게 식기 때문에 대회와 함께 만들어진 메타버스를 활용할 방안도 갖춰놓고 제작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최현서 (stringstand@bizwatch.co.kr)

ⓒ비즈니스워치의 소중한 저작물입니다. 무단전재와 재배포를 금합니다.

Copyright © 비즈워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