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개월 전부터 李 주변 맴돌았다...습격범, 8쪽 변명문도 미리 작성

구속 직전 유치장서 태연히 삼국지 읽어

2024년 1월 4일 오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흉기로 습격한 피의자 김모씨가 부산 연제구 연제경찰서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기 위해 부산지방법원으로 이송되고 있다./김동환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피습사건 피의자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됐다.

4일 오후 부산지방법원 성기준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피의자 김모(67)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법원은 이날 오후 2시쯤부터 20분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했다. 법원은 “범행 내용, 범행의 위험성과 중대성 등 모든 사정을 고려하여 피의자는 도망할 염려가 있다”고 밝혔다.

김씨는 지난 2일 오전 10시29분쯤 가덕도 신공항 부지 인근의 부산 강서구 대항 전망대를 방문한 이 대표를 흉기로 찌른 혐의를 받는다. 현행범으로 체포된 김씨에게 경찰은 지난 3일 구속영장을 신청했고, 검찰은 같은 날 도주 및 증거 인멸 우려 등을 이유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앞서 김씨는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위해 법원에 출석하면서 “이 대표를 왜 공격했냐”는 취재진 질문에 “경찰에 8쪽짜리 ‘변명문’을 제출했다”고 했다. 취재진 앞에 통상 고개를 숙이는 피의자의 모습과도 달랐다. 김씨가 말한 해당 변명문은 범행 전에 미리 써둔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경찰 수사와 영장실질심사 등에서 별다른 동요를 보이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유치장에서는 “책을 읽고 싶다”며 경찰에 요구해 ‘삼국지’를 읽는 태연한 모습을 보였다고 한다.

경찰은 프로파일러를 투입해 김씨의 심리와 범행 동기 파악에 집중할 계획이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김씨는 지난해 6월부터 6차례 정도 이재명 대표 일정을 따라 행사 현장을 찾아갔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김씨의 진술이 맞는지 여부를 확인 중이다.

경찰은 지난 3일 충남 아산 김씨 자택과 사무실 등에서 압수한 컴퓨터 3대, 휴대폰 3대, 과도와 칼갈이 각 1개, 업무용 노트, 플래카드 등을 집중적으로 분석하고 있다.

경찰은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에서 김씨의 현재, 과거 당적 이력을 확인했지만, 정당법상 공개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 공개가 어렵다는 입장이다. 김씨가 밝힌 ‘8쪽짜리 변명문’에 대해서도 압수한 수사자료라 공개가 불가능하다는 것이 경찰 설명이다.

경찰은 김씨 휴대전화 포렌식 조사 등을 통해 내주 김씨의 범행 동기를 포함한 최종 수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